훌쩍 키가 웃자라서 나보다 6~7cm가 큰 쌍둥이자식들.
지독히 더운 여름날 중국에서 귀국한 후 좌충우돌 난리벚꽃장을
치루면서 우리 가족의 여름나기는 끝이 났다.
두차례의 철들기 캠프를 다녀온 후 완전히 새사람이 되었고,
자신이 자신을 만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고백했다.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니고 누가 권하지도 않았는데 둘이 의논하여
스스로 결정하고 떠났던 로드캠프.
실컷 고생고생 하면서 의식주를 해결하고 더운 여름 소금꽃이 피는
날씨와 함께 자아를 바라보았다는 녀석들.
집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부모님이 얼마나 자식을 사랑하시
는지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얼마나 나에게 많은 힘이 되었는지를
철저히 깨닫고 뼛속에 새길만큼 느꼈다고 한다.
한번도 공부를 하라고, 1등을 왜 못하냐고 나무란 적이 없는데
이제는 공부에 목숨을 걸겠다니 듣던 중 반갑기도 하고......
이제는 하고픈 게임의 끝인 게임본좌에 올라 게임에 대한 열망도
사라지고 예전에 뭣하러 그렇게 목숨걸고 부모 속이면서 게임방을
골방 쥐드나들듯이 들락거리며 시간을 허비하였는지 후회가 절절히
된다는 고백이 진심으로 느껴진다.
끝을 봐야 하는 성격인만큼 뭘 하든지 옳은 일, 가치있는 일에 목숨을
걸만한 열정이 있다면 부모는 그것만으로 자식의 등 뒤에서 갈채를
보낼만한 일이 아닐까!
매순간 매일매일,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안절부절 현관문을
지나 게임방으로 가려했던 쌍둥이자식들.
그 분산스러움도 봄날 눈 녹듯이 사라지고 이제는 매일 아침이면 도서관
으로 가방을 메고 집을 나가는 자식들을 보면서, 이 시간이 언제 지나갈꼬~
하던 긴 한숨의 지난 세월을 뒤돌아 보니 아주아주 멀리 아득히 지나온 과거
라는 길이다.
마음의 평화란 이런 것이리라!
자식으로 인한 가슴앓이는 세상에서 제일 큰 무거움이 아니었나 싶다.
이 세상 부모들에게 하늘이 선물로 주셨다는 자식이라는 나를 닮은 존재.
지금 바깥에는 비가 내린다.
며칠 전 주남저수지에다 죽은 자신의 아이를 가방에 넣어 버렸다는
그 엄마가 생각난다. 가슴이 아프다. 쉬이 글로 표현하기엔 얼마나
많은 생각이 필요한 일일까 싶다.... 먼저간 어린 영혼에 대한 미안함이
생긴다. 지금쯤 그 엄마는 얼마나 많은 후회를 하고 있을까 싶다.
성현정
'김승훈의 자식 이야기 > 아내가쓴 자식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자식이 상팔자?? (0) | 2013.07.02 |
---|---|
김승훈의 아내가 쓴 다섯자식이야기 ---돌고 돈다. 이제 D-692!!! (2) | 2012.12.18 |
김승훈의 아내가 쓴 다섯자식 이야기 --- "여기 있어요. 만오천원!" (20121117) (0) | 2012.11.21 |
김승훈의 아내가 쓴 다섯자식이야기(2012119) ---- 수능 D- 1460일 (0) | 2012.11.09 |
도시의 가을풍경 (20121104) (0) | 2012.1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