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2일 남았다.
우리집 막내인 쌍둥이들의 수능일.
시간으로 따진다면 16,608시간!
재혼을 하면서 새로이 생긴 막내 녀석들이 쌍둥이들이다.
내 쪽의 아들 하나 딸 하나인 혁이와 인이는 연년생으로
이제 대3,대1.......
딸 인이의 재수로 학년 차이가 나게 되었고, 나는 고3 엄마를
3년을 한 셈이다.
그리고 지금 다시 쌍둥이들이 수능을 향해 달리고 있다.
그렇게도 분잡스럽고 호기심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았던 쌍둥이들이
이제 책상 앞에 앉아서 조용히 독서와 논술공부와 수능공부에 집중
하는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올 여름부터 초겨울까지의 2차에 걸친 로드캠프 덕분에,
(말이 로드캠프지 집을 나가서 생고생 개(?)고생을 했다고 하는 쌍둥이
자식들 본인들의 경험으로 처절하고 험난한 세상살이를 해 본 이후엔
부모의 위대함을 알았다고 한다.
역시 산 경험은 이렇게 인간을 사람답게 만드는 마술을 가진 것이겠지!
누구나 어떤 길을 가보지 않고는 함부로 그 길을 입에 올리지 못하는 것
같이 삶이란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게 되었다.
백번 말해 무엇하리! 한번 경험을 하는 것이 인생을 바꾸기엔 더 없이
좋은 것이지...
간접경험은 그럴 것이다 라는 추상적이고 관념적일 수 밖에 없으니.....
게임중독도 집중력없이 흐지부지하던 생활 모습도 모두 변하여 그야말로
새사람이 되어 버렸다.
매일 도서관을 다니면서 읽은 책을 음미하고 기록하며, 수학 과학을
다시금 공부하는 모습이 믿음이 간다.
고3 엄마를 한번 할때마다 팍~팍 늙는다고들 하지만, 나는 자식들과
같이 호흡하면서 공부하는 모습과 오르는 성적을 보노라면 같이 밤샘도
하면서 같이 희노애락을 느끼던 그 때가 제일 행복했던 것 같다.
진심을 가지고 무언가에 열중하여 최선을 다할때 사람은 아름다워
보인다.
며칠 전 막내 윤이가 말한다.
"엄마 혁이형이 쓰던 자료나 오답노트 같은 거 참고할 만한 거 있으면
좀 주세요!"
찾아보니 고등학교때 뺏지며 임명장들 그리고 까까머리로 찍은 증명사진
을 첨부한 대입응시원서들이 보였다. 그 가방 속에서 오답노트를 하나
찾아 주었더니 기뻐한다.
"사자는 쥐 한마리를 잡을 때에도 최선을 다한다!" 라는 글귀가 혁이형
오답노트에 씌여져 있었다며 크게 프린트 하여 책상 앞에 붙히는 모습을 보았다.
몇년 전, 수시원서를 넣고서 몇몇 대학을 아들 혁이를 데리고 수시논술 응시 하러
다니던 때가 생각난다. 세월은 돌고 돌까? 상황이 돌고 돌까?
그 해도 올해처럼 무척이나 추운 겨울이었는데......
돌이켜 보면 자식을 공부시키고 같이 느끼고 움직이던 그때가 제일 행복했던 것 같다.
이제는 쌍둥이들 차례다.
앞으로 692일을 같이 한번 달려보자꾸나!
성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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