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가족들을 데리고 근처 목욕탕을 갔다.
탕안에서 눈을 감고 긴장을 풀고 생각에 잠겨있는데 초등학교 2학년 정도
되어보이는 사내 애가 탕안에서 장난치고 놀다가 내 다리를 밟고 넘어져 물을
몇모금 먹은 모양이다. 애는 곧장 일어나 아빠에게 갔는데, 나는 다리가 아프다고
말을 했는데도 애 아빠는 자식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 사과를 시킬 생각은 않고
자기 자식이 물을 한두모금 마신 것에만 호들갑을 떨며 자기 자식만 챙기며
자식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그냥 어물쩍 넘어가
버린다.

나는 평소 자식들이 잘못을 하여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면 꼭 가서 사과를
하도록 시키는데 오늘 애 아빠의 태도는 너무 실망스러웠다. 자신의 잘못에
대해 사과하는 행위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다시는 그런 잘못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자신으로 인해 물적 또는 심적 피해나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에게는 사과를 함으로써 서로가 화해하는 하는 참교육인 것이다.

자식이 잘못하면 부모는 따끔히 지적을 하고 사과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식당이나 극장, 백화점, 할인점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중장소에서 애들이
뛰면 부모들은 말려야 함에도 그냥 두며 바라보고 있고, 이를 나무라는 사람들을
오히려 애들 기죽인다고 역정을 내곤한다. 이렇게 부모가 자식의 잘못을
지적하지 고치지 않고 잘못한 점에 사과를 하도록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면
자식은 성장해서도 잘못을 하고서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을뿐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참회할 줄도 모르고 남이 잘못하여 사과를 해도 용서할
줄도 모르게 된다. 이런 이기적인 사람들이 많을수록 사회는 정이 없어지고
각박해진다.

요즘은 사과를 하거나 용서를 빌면 곧 자신의 체면이 크게 깎이거나 그로 인해
불이익을 당할 것이며, 자존심이 상한다는 반응을 보인다. 이러한 생각들은
용서에 대한 제대로된 교육을 받지 못한 탓이다. 자연히 사람들을 대할 때,
사회생활을 하면서 모든 것을 경쟁이나 파워게임, 죽느냐 사느냐의 생존개념
으로 대함으로써 스스로 운신의 폭을 좁게 만든다.

한달전 큰애가 10년전 자신이 잘못했을 때 아빠가 버릇을 고친다고 자신더러
19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죽으라고 말했다고 나에게 아빠로서 그럴 수 있느냐고
그 이후 공포감으로 가위눌리며 살아왔다고 눈을 부릅뜨고 내게 대들었을 때
나는 "아빠가 너 버릇을 고친다고 그런 방법을 썼는데 당시 아빠 교육방법이
잘못되었구나. 그로 인해 네가 10년동안 심적 고통을 느끼며 살아왔다니 정말
미안하다. 아빠를 용서해주렴"  하고 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었다.
그 이후 큰애는 비로소 마음을 열었고 아빠와 자식의 좋은 관계를 복원시킬 수
있었다.

사람은 완전하지 않기에 때론 실수도 하고 잘못도 한다. 용서는 실수를 줄여가며,
실수에 대해 관계를 회복시켜 조화로운 사회생활을 하는데 꼭 필요한 용기있는
행위이다. 용서의 의미를 생각하고 생활에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 퇴직하신 선배님들 모임에 참석을 했는데 어느 선배님이 자식들을 화제로
떠올리며 딸을 둘 가진 사람은 금메달, 딸과 아들(순서대로)을 가진 사람은 은메달,
아들과 딸을 가진 사람은 동메달, 아들만 둘인 사람은 목메달이라 하여 모두
박장대소를 했다.

"그럼 쌍둥이를 포함하여 아들만 셋 있는 저는 뭐라 부릅니까?"
"가만있자 그럼 금, 은, 동, 목 밑에 뭐가 있나? 흙 토? 토메달, 흙메달?"
모두들 파안대소를 한다. 나만 아들이 셋이다.

요즘은 딸들이 부모를 더 잘 챙긴다. 장모님만 보아도 처남들보다는 처형이 멀리
서울 장안동에서 일산까지 매주 우리집에 들러 장모님과 점심 식사도 하고,
말상대도 되어주곤 하지 아들자식들은 그리 하지 못한다. 내 경우만 해도 시골
아버지께 일주일에 한번 정도 전화를 드리는 것으로 때우고 있다.

그 선배님도 딸자식 둘 모두가 명절이면 모두 시집이 아닌 친정에 와서 3일간을
죽치고 버티고 먹고 자고 살다 간다고 엄살 섞인 자랑(?)을 한다. 최근에는
막내 딸과 사위 내외가 일주일간을 버티고 살다 가는 바람에 생활비가 배로
들었다고 자랑아닌 자랑을 한다. 제주 출신 사위를 얻으니 50분 거리라 명절에도
금새 돌아오고, 부산이나 목포 등 먼 지역 출신 사위를 얻어야 명절에 편히 쉴 수
있으며 가장 최악인 경우는 사돈이 미국이나 해외로 이민을 간 경우라고 한다.
시집이 해외라 갈 곳이 없으니 명절 내내 친정 집에서 비비고 있으니 아주
불편하다고 자랑 섞인 농담을 하신다.

나는 노후에 자식들 신세를 지고 싶은 마음은 눈꼽 만큼도 없다. 자식들이 대학을
졸업후 직장에 들어가 결혼을 하면 그때는 분가시키고 홀가분하게 여행도 다니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풍요롭게 보내리라! 올해 67세인 모 퇴직 선배님이
들려준 말에 의하면 그 선배님의 어느 동창은 자식이 S대 체육학과 출신인데
신발장에 있는 운동화만 31켤레라고 한다. 신발장에는 자식의 골프화, 농구화,
축구화, 조깅화 등 갖가지 운동화와 사시사철 구두가 모두 차지하고 있고, 가장인
자신의 신발은 신발장 맨 밑 칸 한쪽편에 여름과 겨울 것 구두 달랑 세 컬레와
운동화 한 켤레가 그것도 위아래로 두겹으로 포개져 있다고 한다. 부인이 자식
신발은 매일 닦아주면서 남편인 자신의 구두는 한번도 닦아준 적이 없어 며칠전
크게 부부싸움을 했다고 한다.

자식에게 희생하고 나중에 소외당하는 그런 선배님의 모습이 바로 17년 후의
내 모습일 수 있다. 나는 다 큰 자식들에 치여 절절 매며 자식들에게 짐이 되는
그런 삶을 살고 싶지 않다. 노후 경제력을 자식들에게 의존하지 않고 평생직업을
가지고 안정된 수입원으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유유자적하게 노후를
보내고 싶다. 내가 고통 속에서도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자기계발에
힘쓰는 이유가 바로 이런 평생직업과 노후대책을 찿고 준비하는데 있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그동안 쌍둥이들에게 화를 내지 않고 칭찬만 하리라던 나와의 약속을 깨고
나는 오늘 아침 막내인 재윤이 녀석에게 매들 들고야 말았다.

그제와 어제는 일산 지역에 단수로 물이 나오지 않아 학교 급식을 실시하지
않은 바람에 학부모들이 학생들 점심을 가져다 주느라 한바탕 법석을 떨었다.
내가 회사를 가니 그 몫은 장모님이 맡아서 하시는데, 요즘 몸이 좋지 않은
장모님이 아프신 몸으로 종종걸음으로 김밥집에 들러 김밥을 사가지고
쌍둥이들에게 갔다주려고 백마초등학교를 갔는데 형인 재명이는 반갑게
나오며 "할머니 감사합니다. 조심히 가세요"하며 인사를 하는데,
막내인 재윤이는 짜증을 내며 "왜 이렇게 늦게 오셨어요?"하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토라져 교실로 들어가 버리더라는 것이다.

재윤이가 아침에 카레도시락을 만들어달라고 했는데 장모님은 한참 크는
애들이라 그래도 든든하게 김밥을 먹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김밥으로 사가지고
갔던 것이 아마 녀석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래도 이왕 지난 일이라 서운해도 그냥 넘어갔으면 좋으련만 녀석이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는 김밥을 가지고 와서 먹은 것은 반에서 자신 뿐이었으며
다른 친구들은 모두 카레며 맛있는 도시락을 싸가지고 와서 먹었다며 연신
불평을 쏟아내 장모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밤 9시 20분, 학원에 갔다와서도 재명이에게 계속 시비를 거며 다투기에
장모님이 더이상 참다못해 재윤이에 대해 느꼈던 섭섭했던 감정을 토해내신다.
내가 황급히 수습에 나서 재윤이가 오늘 잘못한 것을 조목조목 설명하며
할머니께 사과드리라고 했더니 한사코 거부하며 고집을 피우다 매를 들려는
시늉을 하자 마지못해 할머니께 건성으로 사과를 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도 뭐가 못마땅한지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그러다 아침
밥상에서 또 별 것 아닌 것으로 고집을 피우며 밥 먹기를 거부하고 있기에
조심스레 마지막으로 경고를 했다.
"재윤아! 오늘 아빠가 하루 종일 한국생산성본부에서 강의를 하는 날이다.
아빠가 기분좋게 집을 나서야 멋진 강의가 되지 않겠니? 아빠가 매를 들지
않도록 도와주겠니? 그리고 어제 할머니께서 재윤이를 태어나서부터 지금껏
키워주셨는데 그런 은공도 잊고 짜증을 부리고 몸도 불편하신 할머니를
섭섭하게 한 것은 전적으로 재윤이 잘못이니 더 이상 우리 집 분위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도록 하렴"

그래도 묵묵부답!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회초리를 들고 엉덩이를 몇대 때려
주었다. 무엇보다 최근 들어 할머니 은혜를 잊고 안하무인으로 구는 녀석의
행동을 한번은 바로 잡아주고 싶었었다. 아침에 했던 체벌의 탓인지 저녁때
학원으로 가서 가방을 들어주며 오면서 녀석과 대화를 나누는데 언행이 많이
변해져 있다. 애들은 애들인가? 때론 체벌도 꼭 필요한 때가 있으며 체벌
후에는 꼭 대화나 사랑, 관심으로 감싸고 껴안아 줄 필요가 있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요즘 며칠째 쌍둥이 녀석들이 다투고 싸우는 바람에 아침부터 본의 아니게
야단도 치고 화도 냈다. 아침부터 자식들에게 화를 내고 목청 돋구어 야단치고
나서 회사에 출근하면 괜히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고 에미도 없이 자라는 녀석들에게
너무 심하게 대한 것은 아닌지 반성도 되고 손에 일도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

화를 내지 않으려 해도, 아침부터 별 것 아닌 것을 가지고 두 녀석이 다투며 징징
눈물을 짜고 우는 것을 보면 울화가 벌컥 치밀어 올라 목청이 높아진다. 바쁜 아침
식사시간에 막내인 재윤이는 눈치가 빨라 재빨리 밥을 먹어치우지만 재명이는
눈치가 없어 밥도 편식을 하지 게다가 밥을 먹는 속도도 밥알을 하나하나 씹어먹듯
천천히 먹는 습관이 있고 빨리 먹으라고 지적을 해도 대답을 하지 않고 눈만
멀뚱멀뚱 뜨고 빤히 쳐다보는 나쁜 버릇이 있어 답답하여 매번 지적을 해도 고치지
못하는 녀석에게 매번 짜증을 부리게 된다.

반복된 지나친 질책이나 꾸지람은 위축을 낳게 되고 부정적인 자아의식을 심어주게
되고 고착화시키게 된다는 것을 내가 잠시 잊었나 보다. 더구나 녀석들은 이제
초등학교 5학년인데 내가 어른인 내 기준으로 무리하게 욕심을 부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어 이제는 마음을 느긋히 가지기로 했다.

오늘 아침부터는 무조건 칭찬모드로 나가기로 했다.
"재명이와 재윤이가 아빠보다 더 일찍 일어났네"
"어~~ 부지런한데다 양말까지 신었네?"
"재윤이는 아빠보다 빨리 식사를 했네~~"
"재명이는 어제보다 더 빨리 먹었네..."

열심히 칭찬을 한 덕분인지 오늘 아침은 큰소리 내지 않고 무사히 넘어갔다.
재명이와 재윤이도 오늘은 기분 좋게 밝은 모습으로 학교를 등교했다.

가족은 세상 어느 존재나 가치기준보다도 보다도 소중하다. 자식을 양육하면서
비판이나 역정보다는 칭찬이, 단점을 들추어내기 보다는 가지고 있는 장점을 발견해
이끌어 내는 것, 자식들 눈높이에서 생각을 하고, 자식들 의사를 존중해 주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임을 이론적으로는 잘 알지만 막상
우리는 실 생활에서는 잘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나친 기대와 욕심, 비교가 때론 자식들에게는 지울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길 수 있다는
것을, 백가지 이론보다는 단 한가지라도 직접 몸으로 실천하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하루이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열정과 도전이 나를 지탱하는 내적 버팀목이라면 가족은 나를 지탱하는 또 다른 외적
버팀목이다.

오늘 퇴근하여 집에 와서 식사를 마치고 칼럼을 쓰고 있는데 재명이가 갑자기
생각난듯 나에게 묻는다.
"아빠! 우리집에 4절지가 있어요?"
"없는데, 왜?"
"내일 아침에 학교갈 때 가져가야 해요?"
"진즉 이야기하지 그랬니?"
"깜박 잊었어요"
"학교에서 어디에 쓸건데?"
"내일 수업시간에 교통안전 표어와 포스터를 그려야 해요"
"재윤아! 너도 내일 같이 필요하니?"
"네!"

늦은 밤, 비가 내리는데 부랴부랴 문구점까지 걸어서 4절지 4장(여유분으로 한장씩 더)을
사가지고 왔다. 집에 오니 재명이가 또 말한다.
"아빠! 포스터물감과 붓도 있어야 해요"
"포스터물감과 붓? 집에 없니?"
"예, 없어요"
늦은 밤, 집안을 뒤졌으나 포스터물감은 없다.
다시 문구점에 가서 포스터물감과 붓, 그리고 붓을 넣어서 잘 간수하라고 아예 붓통까지
사가지고 와서 유성매직으로 포스터물감과 붓, 붓통에 각자 이름까지 써서 담아준다.

올해 대학생이 된 큰아들 동규는 이제는 손이 가지 않는다. 오히려 나를 걱정해주며 어제
추석명절을 마치고 지방에 있는 기숙사로 떠나면서 쌍둥이 동생들을 조용히 불러 아빠가
열심히 일하시도록 아빠 힘들게 하지 말고, 점점 건강이 안좋아지시는 할머니도 힘들게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어제밤에는 오랜시간 운전하고 온 나에게 피곤한데 일찍
주무시라고 문자메시지까지 보내왔다. 큰 녀석은 엄마의 빈자리를 대신해 나에게 많은
힘이 되어준다. 반면 쌍둥이들은 아직 초등학교 4학년이라 그런지 만나면 싸우고 다투는
시간이 더 많다. 두달전에 비싸게 사준 멀쩡한 우산도 벌써 고장을 내 놓았다. 사내들이라
고집도 세고, 매사가 건성건성이라 아직은 손도 많이 가고 신경도 많이 쓰인다.

제 학용품도 자주 잊어버려 책가방 검사를 할 때마다 제 물건 하나 제대로 간수하지
못한다고 매번 나에게 주의를 듣는다. 혼을 내도 혼날 때 그때 잠시 뿐이다.

밤 11시가 되어 숙제를 다 마치고 곤히 잠자고 있는 쌍둥이 녀석들을 보고 있노라니
엄마를 잃었음에도 그래도 건강하고 티없이 자라주는 모습이 고맙고 대견스럽기까지
하다. 엄마를 작년에 잃고나서 나에게 빨리 건강검진을 받으라고 세녀석들 성화가 심한데
드디어 회사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 일자가 잡혀 내일 아침에 여의도 성모병원에 들러
건강검진을 받는다.

나를 지탱하는 버팀목이 집사람이 나에게 남겨준 사랑하는 내 가족인데, 세 자식들을
생각하면 책임감과 강한 삶의 의욕이 솟아나곤 한다. 나를 믿고 의지하는 남겨진 세
자식들을 생각하면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아야 할텐데, 멀쩡하던 집사람이 하룻만에
유방암 말기로 판정받고 1년 6개월만에 하늘나라로 먼저 보낸 일을 겪은 탓인지
건강검진을 앞두고 괜히 마음이 심난하고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로서 크레벤 칼럼이 400회를 맞이했다.
400이라는 숫자는 수 많은 숫자 중에서 399와 401 사이에 낀 하나의 작은 숫자에 불과하기에
무슨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만은 많은 개인적인 어려움과 아픔 가운데서 일구어낸
숫자이다보니 나 자신에게 자신감과 성취감을 부여하고 앞으로도 계속 일관되고 열정인
삶을 유지하기 위한 동력을 제공받기 위한 최소한의 요식행위 일 수도 있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나만의 혼이 담긴 글을 계속 써 나갈 것이다.

이혼이 급증하면서 아빠 혼자 아이를 키우는 가정을 싱글대디 가정이라고 한다.
지난 5월 모 방송사의 보도자료에 의하면 싱글대디 가정이 전국적으로 무려 28만가구에
이른다고 하며 그 수치는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하긴 주변을 보면 이혼하는
가정이 너무나 많다. 이 중에는 나처럼 배우자와의 사별에 의해 본의 아니게 싱글대디가
된 가정 또한 많으리라.

어제는 쌍둥이들 초등학교 가을 운동회날이었다. 당초에는 화요일에 운동회를
하려고 했으나 비가 오는 바람에 수요일로 연기했는데, 운동회를 시작한지 한시간
만에 또다시 비가 내려 내일로 또 연기했다고 한다. 월요일에는 운동회 열기 하루
전에 하얀 츄리닝과 하얀 티를 입고 오라고 하여 장모님이 하얀 츄리닝과 하얀 티를
사느라고 일산에 있는 백화점과 재래시장을 갈고 다녔다고 한다. 마침 처형이 쉬는
날이라 집에 와주어 함께 택시를 타고 다니며 겨우 샀다고 한다. 그래도 나는 장모님을
모시고 사니 행운의 싱글대디인 셈이다.

화요일 밤 7시 부터는 또 재명이의 야간가족도서관 행사가 열리는 날이었다.
한달에 한번씩 부모와 자녀가 함께 밤에 학교 도서관에 나가 책을 읽는 날이다.
지난 주에는 막내 재윤이의 야간가족도서관행사 날이었는데 이번주에는 다시 재명이
차례가 되었다. 쌍둥이이고 지어미가 없다보니 내 혼자서 이쪽 저쪽 쫓아다니려니
몸은 하나인데 갈수록 힘들어진다.

지난주 사내근로복지기금 교육을 한다고 눈치를 보아가며 이틀 연차를 사용했는데,
이번주에는 쌍둥이들 가을운동회라고 또 외출 허락을 받았다가 이미 두번이나
펑크를 냈는데, 매일은 또 무슨 핑계로 자리를 비우나? 학교에서 가을운동회를
세번씩이나 연기했다고 하면 누가 믿을 것인가? 벼룩도 낯짝이 있다고 애들 때문에
자주 자리를 비워야 하니 회사에서 직원들 얼굴 보기가 너무 민망스럽다. 그렇다고
운동회날 둘 씩이나 학교를 다니는데, 지어미조차 없는데 애비로서 나몰라라 할 수도
없고... 한참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이다보니 다른 집은 엄마와 아빠가 함께 와서
응원도 하고 점심도 싸가지고 와서 그늘 밑에서 가족이 오손도손 식사도 할텐데,
우리 쌍둥이들은 엄마도 없는데 애비마저 운동장에 나타나지 않으면 얼마나 상처가
클까를 생각하니 없는 시간 쪼개어 쫓아다니게 된다.

엄마라도 있으면 둘 중 한명이 번갈아 휴가를 내던가 아님 조퇴라도 하면 표시도
나지 않으련만, 나 혼자이니 보니 매번 행사 때마다 쌍둥이들 핑계로 직장에서 자꾸
자리를 비우기가 눈치보이고 미안해진다. 아직도 우리나라 직장문화는 가부장적이고
남자가 애들이나 집안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터부시하다보니 더욱 위축되고
신경이 쓰인다. 개다가 중간관리자 위치가 되다보니 더더욱 그렇다. 늦둥이 쌍둥이
자식을 둔 싱글대디의 처신에 많은 갈등이 생긴다.

집사람은 이미 국립암센터에서 유방암세포가 온몸으로 전이되어 더 이상 생존이
어렵다고 최종 통보를 받고, 본인도 더 이상 살기 어렵다고 마음의 정리를 끝낸
작년 10월말, 나에게 울면서 말했다.
"미안해 여보! 당신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우고 나 혼자 떠나게 되어 미안해!
그렇지만 우리 애들 잘 부탁해~"
나는 그런 걱정하지 말라고... 당신은 기적처럼 일어날테니 약한 마음 먹지 말라고...
그리고 나는 씩씩하니 우리 애들 잘 키울거라고, 당신은 집안일 걱정 말고 병 치료에만
전념하고 빨리 훌훌털고 일어나라고... 나에게 무거운 짐을 지운 줄 알면 빨리 나아야
나중에 우리 쌍둥이들 대학 가고, 합동결혼식까지 하는 모습까지 보아야 할 것
아니냐고 자신있게 말했는데, 집사람이 간지 인제 10개월이 조금 넘었는데도 벌써부터
지치고 약한 모습을 보이다니...

막내 재윤이는 개성이 강하다. 형 재명이는 아무 음료수나 사주어도 아무 소리않고
잘 가져가는데, 막내 재윤이는 꼭 '파워에이드'라는 음료수만 고집을 한다. 어제만해도
재윤이가 출근 전에도, 방과후에 다시 회사로 전화를 걸어 자기가 좋아하는 음료수는
'파워에이드'라고 나에게 몇번을 주지시킨다. 퇴근길에 내일 운동회에 가져갈 떡과
음료수를 사러 갔는데 세군데를 들렀는데도 '파워에이드'라는 음료수는 없다. 네번째
슈퍼에서 겨우 '파워에이드'를 발견했는데 PET병은 모두 나가고 알루미늄캔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이것을 사가지고 왔는데 싫다고 꼭 PET병으로 사달라고
조른다.

애비는 퇴근길에 그넘의 '파워에이드'를 사가지고 오느라 힘들게 네군데나 들러 겨우
하나 사가지고 밤 8시가 되어서야 집에 들어왔건만, 속도 없이 고집을 피우기는...
언제나 쌍둥이들이 철이 들려나... 철이 들면 그때는 이 애비와 대화도 하지 않으려
들텐데, 나는 그때 쯤이면 누구와 말 상대를 하나?

고난과 어려움이 없는 삶이 어디 있으랴~~
연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시궁창 속에서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때문 아닌가?
많은 고난을 극복하고 이룬 성공, 설사 성공을 이루지는 못했다 해도 한점 후회를
남기지 않는 그런 삶을 살고자 한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은 사내근로복지기금 업무와 관련 그랜드코리아레저 관계자 세분과 함께
저녁 식사 약속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퇴근시간이 막 지난 6시 20분 내 전화기에서
요란스레 벨소리가 울려댄다.

전화기 수화기를 드니 큰애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빠! 지금 빨리 집으로 오셔야겠어요. 재명이가 교통사고가 나서 지금 일산
제일정형외과에서 X레이를 찍고 있어요"
"알았다"

철렁 내려앉은 가슴을 겨우 진정하고 전화기를 끊자마자 즉시 그랜드코리아레저
차문영과장에게 전화를 하여 방금 우리 애가 교통사고가 나서 오늘 저녁약속을
다음으로 미루자고 양해를 구하고 즉시 가방을 챙겨 통근버스를 타러 뛰어갔다.
통근버스가 6시 30분에 출발하는데 우리 사무실에서 통근버스를 타는 정류장까지
걸어가는데만 7분정도 걸린다.

오늘따라 휴대폰을 집에 두고 출근하는 바람에 큰애에게 전화를 할 수가 없어
더 답답하기만 하다. 오늘따라 통근차는 왜 이리 더디게 느껴지는지...
큰 사고는 아니어야 하는데... 만약 크게 다치기라도 했다면 나중 하늘나라에 가서
집사람을 무슨 면목으로 보나.. 오늘 아침 출근하면서 쌍둥이들에게 차조심을
하라고 주의를 단단히 주고 나올껄... 통근버스를 타고 가는 내내 내 머릿속에서는
후회감과 함께 자책감, 불길함 등이 어우러져 온갖 상상이 펼쳐지는 가운데
재명이가 무사하기만을 빌고 또 빌었다.

집에 도착하니 집이 텅 비어있다. 큰애에게 전화를 하니 지금 병원에서 X레이를
찍고 약을 조제하여 받아 지금 집으로 오는 중이라고 한다. 즉시 오는 길 쪽으로
뛰어가니 저만치서 큰애와 재명이, 뒤이어 장모님과 재윤이가 걸어온다.
재명이 걸어오는 모습을 보니 크게 다치지는 않은 모양이다. 홈플러스 바로 옆
커브길에서 홈플러스 화물차와 부딪쳤다고 한다. 다행히 화물차가 재명이를 보고
급브레이크를 잡아 차가 재명이 바로 앞에서 멈추면서 재명이 얼굴 눈 옆 얼굴 뼈와
살짝 부딪쳤고, 그 반동으로 재명이가 넘어져 팔뚝이 까졌다고 한다.

넘어지면서 머리가 흔들려 X레이를 찍고, 의사가 약 처방을 해주며 3일 정도
경과를 치켜보자고 한 모양이다. 가해자측에서는 자동차보험회사로 사고 신고를
하고 보험처리를 한 모양이다.

왜 그 먼곳까지 갔느냐고 물으니 쭈빗쭈빗하며 말을 하지 못한다. PC방을 갔다
왔던 모양이다. 사고가 난 그 와중에서도 재명이 녀석은 가족들이 알면 혼날 것이
두렵고 아빠가 아시면 걱정한다고 괜찮다고 한사코 병원 가기를 거부했다고 한다.
그렇게 거짓말을 하면 혼나고 아빠가 걱정한다는 것을 알면 가지나 말지...

그나마 불행중 다행으로 이 정도로 경미한 사고로 끝난 것을 감사하게 된다.
지금껏 너무 힘들게 버티어오고 있는데 자식들에게까지 시련이 온다면 정말
이겨내기가 어려울 것 같다. 아마도 하나님과 집사람이 우리 재명이를 지켜준
것 같다. 하늘은 내가 견디어 낼 만큼의 시련을 주는 것 같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요즘 재명이와 재윤이의 지나친 경쟁의식 때문에 속이 상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오늘 아침 출근시간에도 똑같이 같은 시간에 화장실에 들어가 서로 먼저
양치를 하겠다고 다투다  한 애가 삐져 있으면 출근길 마음은 더욱 무거워진다.
3분 아니 1분만 양보를 해도 서로 순서대로 사이좋게 양치질을 할 수 있을텐데
서로 먼저 하겠다고 동시에 달려가 고함치고 밀치고 다투곤 한다. 그러다 밀린
아이는 울고, 두 녀석 모두 야단맞고 혼나고...

아침에 잠자는 녀석들에게 "늦게 일어나는 사람이 이불을 갠다"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쏜살같이 안방을 튀쳐 나간다. 게임도 서로 먼저 하겠다고 다투고,
생색나는 일은 서로 먼저, 심부름이나 힘든 일은 서로 뒷전으로 꽁무니 빼곤
한다. 순서를 공정하게 돌아가기로 하거나 가위바위보로 결정을 하지만 그 마저도
지면 삼세판으로 해서 정하자고 말을 바꾸고 삐지고 똥고집을 부린다.

녀석들에게 양보를 주문하기에는 아직 무리이고 이른 나이인가?
쌍둥이들은 항상 비교가 된다. 둘 다 잘하면 좋으련만 꼭 비교되는 애가
생기게 마련이다. 한애를 칭찬하면 한 애는 위축되고 유치한 행동을 보이곤
한다. 지시를 해도 들은체 만체 하고, 불러도 대답도 하지 않고, 숙제도 하지
않고, 고집을 피우고 반항을 하며 엉뚱하고 유치한 행동을 하여 내 속을 뒤집어
놓는다. 

그럴 때는 야속한 마음을 넘어서 감정이 부글부글 끓어 올라 정말 쫓아가서
한대 쥐어박거나 회초리를 들어 다시는 그런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엉덩이에
불이 나도록 때려주고 싶다.

그러나 섣불리 회초리를 들었다가 큰애처럼 가슴에 상처로 남을 수도 있기에
최대한 감정을 자제하고 말로 설득하고 타이르고 있다. 또 그 순간만 잘 넘기면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잘 따르고 말도 곧장 듣기에 내 감정을 잘 다스리는
것이 쌍둥이들 양육하는데 시련이 되고 있다. 사내녀석들이라 더 조심스럽다.

이런 경쟁심을 좋은 방향으로 활용하기 위해 애를 쓰지만 너무 작은 일에까지
목숨을 걸고 서로 경쟁하는데 답답하기만 하다. 나는 직장에 다니고 직장에서도
관리자로서 해야 할 일도 많고, 업무관련 커뮤니티도 관리해야 하고, 강의준비,
사람들과의 만남 등을 통해 자기계발도 하고, 인맥관리도 하며 내 브랜드관리며
영역도 넗혀가야 하는 등 하루 하루가 정말 소중하고 일분 일초가 아쉽고 다급한데
이 중요한 이 시기에 정시에 퇴근해 녀석들 뒤 꽁무니만 쫓아다니며 일일이
간섭하고 뒤를 봐 줄 수도 없고...

주변 사람들은 나에게 말했다.
유치원 때는 쌍둥이들은 초등학교만 들어가면 고생 끝이고, 초등학교에 들어가니
3학년은 되어야 수월하고, 3학년이 되니 5학년 정도는 되어야 제 앞길 스스로
챙긴다고... 정작 5학년이 되고보니 마찬가지이고 차라리 시키면 말이라도
고분고분하게 잘 듣던 어린애 시절이 더 다루기 좋았던 것 같다. 이제는 다들
그래도 중학생은 되어야 숙제며, 준비물이며 제 할 일 스스로 알아야 챙기게
될 거라고 말한다. 여지껏 5학년이 되면 부모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준비물이며 숙제도 챙기고 에비 속도 안 썩이고 살 줄 알았더니 녀석들이 요즘
하는 행동을 보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인내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답답하기만 하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5월 10일 토요일, 지난 5월 8일 회사 체육행사를 했던 서울 북악선을
쌍둥이 재명이와 재윤이를 데리고 다시 다녀왔다.

이틀전 다녀온 같은 장소를 내가 두번이나 간 것은 쌍둥이 녀석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작년, 40년만에 민간인에게 개방된 북악산에 올라가보면
서울성곽을 따라 올라가며 문화와 역사탐방도 할 수 있고, 북악산 정상에 오르면
바로 아래에 청와대 마당과 경복궁, 광화문, 광화문 거리 등 서울 도심 복판이
한 눈에 보인다. 그리고 삼청동으로 내려오면서 총리 공관, 청와대 앞 거리,
무궁화공원을 걸으며 청와대를 배경으로 사진도 많이 찍어주었다.

쌍둥이 녀석 중 큰애인 재명이의 장래 희망은 서울대총장이고 막내인 재윤이의
장래 희망은 교육과학부장관이다. 그래서 일부러 청와대를 눈으로 직접 보여주며
청와대를 배경으로 독사진과 나와 쌍둥이 셋이서 가족사진도 찍으며, 여기가
너희 쌍둥이들이 앞으로 30년 이후에 대통령으로부터 교육과학부장관과 서울대학교
총장 임명장을 직접 받을 곳이라고 보다 확실히 꿈과 희망과 비전을 심어주고 싶었다.
물론 서울대총장은 대통령이 직접 임명하지는 않지만 격이 특별하여 그렇게 설명을
해 주었다.

쌍둥이들은 다른 애들과는 달리 서로 경쟁의식이 심하다.
지하철 3호선을 타고 일산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나에게 묻는다.
"아빠! 서울대총장이 더 높아요? 아님 교육과학부장관이 더 높아요?"
"응! 서울대총장과 교육과학부장관은 서로 격이 같단다. 서울대학교총장은 장관이
되기도 하고 때론 더 높은 국무총리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지"

꿈과 목표를 강하게 심어주기 위해서는 말로 백마디 하는 것보다는 꿈이 이루어진
장소를 직접 데리고 가서 생생히 보여주는 방법이 더 큰 효과가 크다. 이것이 바로
장소 VD이다. 생생하게 꿈꾸면 반드시 이루어 진다고 한다. 살면서 어이 고난과
어려움이 없으랴! 녀석들에게 가난과 고난과 역경에 맞서 당당히 이겨내는 애비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녀석들도 애비의 열정과 도전의 삶의 인자를 보며 강인한
삶을 살면서 꿈을 현실화시켜가는 자식들로 만들어내고 싶다.

초등학교 5학년이면 한참 예민한 시기이다. 빠르면 사춘기가 오는 시기이니,
녀석들의 생각을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방면으로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어미의
따뜻한 보살핌이 없이 싱글대디로서 녀석들을 키우려니 요즘은 더 신경이 쓰이고
일거수 일투족을 더 관심있게 살펴보게 된다. 그 빈자리를 꿈과 희망, 열정으로
채워주고 싶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한소망교회 유명모 담임목사님은 설교중에 자녀들을 향한 아버지의 가슴앓이를
자주 언급하신다. 하나님의 자녀들이 바르게 신앙생활을 하지 못하는 것을 지켜보는
마음이나 부모가 비뚤어져 가는 자식을 바라볼 때 지켜보는 가슴앓이나 안타까움의
강도는 비슷할 것이다.

지난 4월달은 쌍둥이자식들이 이 애비를 참 많이도 힘들게했다.
지난 3월달에도 재명이와 재윤이가 나쁜 손버릇으로 내 지갑, 할머니 지갑에서 몰래
돈을 꺼내가지고 그 돈으로 학원을 간다고 일찍 집을 나서서 피씨방에 가서 게임을
하고, 친구들과 군것질을 했다가 걸려 나에게 많이 혼나고 다시는 않겠다고 했는데,
4월 중순에 또다시 할머니 지갑에서 돈을 3만원이나 꺼내 친구들과 군것질을 하며
다 썼다는 것이다. 마음을 피시방에 피시게임에 빼앗겼는데 공부인들 눈에 들어왔겠는가?
학원선생님들로부터 요즘 녀석들이 숙제도 잘 해오지 않고 수업시간에 집중도 하지
않고 산만하다고 자꾸 전화는 걸려오지... 갑자기 비뚤어져 나가는 쌍둥이 녀석들의
변화에 그저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지난 3월에는 회초리로 엉덩이를 20대씩 때리고나서 집사람 영정사진 앞에서 "내가
당신에게 쌍둥이들을 잘 키우겠노라고 약속했는데 잘못 키워 미안하다" 고 넋두리를
했더니 녀석들이 다시는 안그러겠노라고 굳게 약속을 했는데 또 다시 한달이 채
가기도 전에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나쁜 버릇을 되풀이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는
가슴앓이를 해야 했다. 녀석들을 어찌 해야 할지 안타깝고 난감하기만 했다.
집사람이 없는 싱글대디이지만 세상 누구보다도 녀석들을 반듯하게 잘 키우고 싶었는데...

때리고 야단치고 혼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은 남의 허락없이
물건이나 돈을 가져오는 것은 도둑질이며, 도둑질은 불교에서도 5계 중 하나로,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이 10계명 중 하나로 하지 말라고 한 것임을 말로서 설명했다.
"지금 엄마는 하늘나라에서 재명이와 재윤이를 지켜보고 있을텐데, 엄마가 얼마나
걱정하시겠니? 그리고 하나님이 하지 말라는 것을 하면 나중에 하늘나라에도 못가고
그럼 엄마 아빠와도 만나지 못할텐데 그래도 괜찮니?" 했더니 "아니오"하며 강하게
고개를 가로젖는다.
"그렇게 할머니 돈을 몰래 가져가서 마음껏 쓰니 마음이 편했니?"하고 물으니
"아뇨! 들킬까봐 마음이 조마조마했고 할머니 얼굴을 볼때마다 마음이 찔려 할머니
얼굴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어요"
"그렇지! 내가 필요하면 댓가를 치르고 손에 넣어야 떳떳하단다"

아무리 말로 설명을 한들 어린 나이에 도벽을 쉽게 끊을 수 있겠는가? 유혹을 이겨낼
때, 습관화가 될 때까지는 애비가 함께 해야지, 힘들어도 내가 희생을 해야지...
녀석들과 직접 접촉시간을 늘려 감싸기로 하고 회사 업무가 끝나면 곧바로 통근버스를
타고 퇴근을 했다. 퇴근하면서 학원을 들르고, 저녁 식사 후에는 산책을 했다가 녀석들
학원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학원에 들러 가방을 들어주며 함께 집으로 돌아오며 학교에서
일어난 일, 학원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주일 월요일부터 금요일 5일 중 평균
4일을 한달째 계속하고 있다.

대화도 함께 자주 나누고, 숙제도 함께 하고, 준비물도 챙기며, 함께 하는 시간을 최대한
늘렸다. 밤 10시 30분, 숙제며 준비물, 책가방을 모두 챙기고 녀석들을 재우고 나서야
나는 밀린 일을 처리했다. 지난주에는 밤 학원에서 돌아오는 길에 막내가
"아빠! 친구가 피씨방에 가자는 것을 이제는 가지 않겠다고 거절했더니 저에게 막 욕을
하고 그래요. 그렇지만 다시는 안가겠다고 하니 어제부터는 가자는 말을 안해요" 하기에
"잘했다. 아빠와 한 약속을 지키려고 단단히 결심하고 잘 지켜나가는 재윤이가
대단하구나. 그 약속 끝까지 잘 지켜내길 기도할께"하며 격려해 주엇다.

살며서 어찌 좋은 일만 있고 탄탄대로일 수만 있으랴! 녀석들도 어미의 사랑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인데 제대로 받지 못하고 생활하려니 얼마나 외로울 것인가? 내가 내 잣대로
판단하여 섭섭함과 가슴앓이를 녀석들에게 분노로, 폭력으로 발산했던들 녀석들 얼굴이
지금처럼 밝게 변화되어가고 있을 것인가? 녀석들이 안정된 생활궤도에 올라서기까지는
당분간 나 혼자 가슴앓이를 하며 녀석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려나가야겠다. 먼 훗날
녀석들도 애비가 되면 이 애비가 앓았던 가슴앓이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겠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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