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서 크레벤 칼럼이 400회를 맞이했다.
400이라는 숫자는 수 많은 숫자 중에서 399와 401 사이에 낀 하나의 작은 숫자에 불과하기에
무슨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만은 많은 개인적인 어려움과 아픔 가운데서 일구어낸
숫자이다보니 나 자신에게 자신감과 성취감을 부여하고 앞으로도 계속 일관되고 열정인
삶을 유지하기 위한 동력을 제공받기 위한 최소한의 요식행위 일 수도 있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나만의 혼이 담긴 글을 계속 써 나갈 것이다.
이혼이 급증하면서 아빠 혼자 아이를 키우는 가정을 싱글대디 가정이라고 한다.
지난 5월 모 방송사의 보도자료에 의하면 싱글대디 가정이 전국적으로 무려 28만가구에
이른다고 하며 그 수치는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하긴 주변을 보면 이혼하는
가정이 너무나 많다. 이 중에는 나처럼 배우자와의 사별에 의해 본의 아니게 싱글대디가
된 가정 또한 많으리라.
어제는 쌍둥이들 초등학교 가을 운동회날이었다. 당초에는 화요일에 운동회를
하려고 했으나 비가 오는 바람에 수요일로 연기했는데, 운동회를 시작한지 한시간
만에 또다시 비가 내려 내일로 또 연기했다고 한다. 월요일에는 운동회 열기 하루
전에 하얀 츄리닝과 하얀 티를 입고 오라고 하여 장모님이 하얀 츄리닝과 하얀 티를
사느라고 일산에 있는 백화점과 재래시장을 갈고 다녔다고 한다. 마침 처형이 쉬는
날이라 집에 와주어 함께 택시를 타고 다니며 겨우 샀다고 한다. 그래도 나는 장모님을
모시고 사니 행운의 싱글대디인 셈이다.
화요일 밤 7시 부터는 또 재명이의 야간가족도서관 행사가 열리는 날이었다.
한달에 한번씩 부모와 자녀가 함께 밤에 학교 도서관에 나가 책을 읽는 날이다.
지난 주에는 막내 재윤이의 야간가족도서관행사 날이었는데 이번주에는 다시 재명이
차례가 되었다. 쌍둥이이고 지어미가 없다보니 내 혼자서 이쪽 저쪽 쫓아다니려니
몸은 하나인데 갈수록 힘들어진다.
지난주 사내근로복지기금 교육을 한다고 눈치를 보아가며 이틀 연차를 사용했는데,
이번주에는 쌍둥이들 가을운동회라고 또 외출 허락을 받았다가 이미 두번이나
펑크를 냈는데, 매일은 또 무슨 핑계로 자리를 비우나? 학교에서 가을운동회를
세번씩이나 연기했다고 하면 누가 믿을 것인가? 벼룩도 낯짝이 있다고 애들 때문에
자주 자리를 비워야 하니 회사에서 직원들 얼굴 보기가 너무 민망스럽다. 그렇다고
운동회날 둘 씩이나 학교를 다니는데, 지어미조차 없는데 애비로서 나몰라라 할 수도
없고... 한참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이다보니 다른 집은 엄마와 아빠가 함께 와서
응원도 하고 점심도 싸가지고 와서 그늘 밑에서 가족이 오손도손 식사도 할텐데,
우리 쌍둥이들은 엄마도 없는데 애비마저 운동장에 나타나지 않으면 얼마나 상처가
클까를 생각하니 없는 시간 쪼개어 쫓아다니게 된다.
엄마라도 있으면 둘 중 한명이 번갈아 휴가를 내던가 아님 조퇴라도 하면 표시도
나지 않으련만, 나 혼자이니 보니 매번 행사 때마다 쌍둥이들 핑계로 직장에서 자꾸
자리를 비우기가 눈치보이고 미안해진다. 아직도 우리나라 직장문화는 가부장적이고
남자가 애들이나 집안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터부시하다보니 더욱 위축되고
신경이 쓰인다. 개다가 중간관리자 위치가 되다보니 더더욱 그렇다. 늦둥이 쌍둥이
자식을 둔 싱글대디의 처신에 많은 갈등이 생긴다.
집사람은 이미 국립암센터에서 유방암세포가 온몸으로 전이되어 더 이상 생존이
어렵다고 최종 통보를 받고, 본인도 더 이상 살기 어렵다고 마음의 정리를 끝낸
작년 10월말, 나에게 울면서 말했다.
"미안해 여보! 당신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우고 나 혼자 떠나게 되어 미안해!
그렇지만 우리 애들 잘 부탁해~"
나는 그런 걱정하지 말라고... 당신은 기적처럼 일어날테니 약한 마음 먹지 말라고...
그리고 나는 씩씩하니 우리 애들 잘 키울거라고, 당신은 집안일 걱정 말고 병 치료에만
전념하고 빨리 훌훌털고 일어나라고... 나에게 무거운 짐을 지운 줄 알면 빨리 나아야
나중에 우리 쌍둥이들 대학 가고, 합동결혼식까지 하는 모습까지 보아야 할 것
아니냐고 자신있게 말했는데, 집사람이 간지 인제 10개월이 조금 넘었는데도 벌써부터
지치고 약한 모습을 보이다니...
막내 재윤이는 개성이 강하다. 형 재명이는 아무 음료수나 사주어도 아무 소리않고
잘 가져가는데, 막내 재윤이는 꼭 '파워에이드'라는 음료수만 고집을 한다. 어제만해도
재윤이가 출근 전에도, 방과후에 다시 회사로 전화를 걸어 자기가 좋아하는 음료수는
'파워에이드'라고 나에게 몇번을 주지시킨다. 퇴근길에 내일 운동회에 가져갈 떡과
음료수를 사러 갔는데 세군데를 들렀는데도 '파워에이드'라는 음료수는 없다. 네번째
슈퍼에서 겨우 '파워에이드'를 발견했는데 PET병은 모두 나가고 알루미늄캔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이것을 사가지고 왔는데 싫다고 꼭 PET병으로 사달라고
조른다.
애비는 퇴근길에 그넘의 '파워에이드'를 사가지고 오느라 힘들게 네군데나 들러 겨우
하나 사가지고 밤 8시가 되어서야 집에 들어왔건만, 속도 없이 고집을 피우기는...
언제나 쌍둥이들이 철이 들려나... 철이 들면 그때는 이 애비와 대화도 하지 않으려
들텐데, 나는 그때 쯤이면 누구와 말 상대를 하나?
고난과 어려움이 없는 삶이 어디 있으랴~~
연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시궁창 속에서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때문 아닌가?
많은 고난을 극복하고 이룬 성공, 설사 성공을 이루지는 못했다 해도 한점 후회를
남기지 않는 그런 삶을 살고자 한다.
싱글대디 김승훈
400이라는 숫자는 수 많은 숫자 중에서 399와 401 사이에 낀 하나의 작은 숫자에 불과하기에
무슨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까만은 많은 개인적인 어려움과 아픔 가운데서 일구어낸
숫자이다보니 나 자신에게 자신감과 성취감을 부여하고 앞으로도 계속 일관되고 열정인
삶을 유지하기 위한 동력을 제공받기 위한 최소한의 요식행위 일 수도 있다. 나는 앞으로도
계속 나만의 혼이 담긴 글을 계속 써 나갈 것이다.
이혼이 급증하면서 아빠 혼자 아이를 키우는 가정을 싱글대디 가정이라고 한다.
지난 5월 모 방송사의 보도자료에 의하면 싱글대디 가정이 전국적으로 무려 28만가구에
이른다고 하며 그 수치는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하긴 주변을 보면 이혼하는
가정이 너무나 많다. 이 중에는 나처럼 배우자와의 사별에 의해 본의 아니게 싱글대디가
된 가정 또한 많으리라.
어제는 쌍둥이들 초등학교 가을 운동회날이었다. 당초에는 화요일에 운동회를
하려고 했으나 비가 오는 바람에 수요일로 연기했는데, 운동회를 시작한지 한시간
만에 또다시 비가 내려 내일로 또 연기했다고 한다. 월요일에는 운동회 열기 하루
전에 하얀 츄리닝과 하얀 티를 입고 오라고 하여 장모님이 하얀 츄리닝과 하얀 티를
사느라고 일산에 있는 백화점과 재래시장을 갈고 다녔다고 한다. 마침 처형이 쉬는
날이라 집에 와주어 함께 택시를 타고 다니며 겨우 샀다고 한다. 그래도 나는 장모님을
모시고 사니 행운의 싱글대디인 셈이다.
화요일 밤 7시 부터는 또 재명이의 야간가족도서관 행사가 열리는 날이었다.
한달에 한번씩 부모와 자녀가 함께 밤에 학교 도서관에 나가 책을 읽는 날이다.
지난 주에는 막내 재윤이의 야간가족도서관행사 날이었는데 이번주에는 다시 재명이
차례가 되었다. 쌍둥이이고 지어미가 없다보니 내 혼자서 이쪽 저쪽 쫓아다니려니
몸은 하나인데 갈수록 힘들어진다.
지난주 사내근로복지기금 교육을 한다고 눈치를 보아가며 이틀 연차를 사용했는데,
이번주에는 쌍둥이들 가을운동회라고 또 외출 허락을 받았다가 이미 두번이나
펑크를 냈는데, 매일은 또 무슨 핑계로 자리를 비우나? 학교에서 가을운동회를
세번씩이나 연기했다고 하면 누가 믿을 것인가? 벼룩도 낯짝이 있다고 애들 때문에
자주 자리를 비워야 하니 회사에서 직원들 얼굴 보기가 너무 민망스럽다. 그렇다고
운동회날 둘 씩이나 학교를 다니는데, 지어미조차 없는데 애비로서 나몰라라 할 수도
없고... 한참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이다보니 다른 집은 엄마와 아빠가 함께 와서
응원도 하고 점심도 싸가지고 와서 그늘 밑에서 가족이 오손도손 식사도 할텐데,
우리 쌍둥이들은 엄마도 없는데 애비마저 운동장에 나타나지 않으면 얼마나 상처가
클까를 생각하니 없는 시간 쪼개어 쫓아다니게 된다.
엄마라도 있으면 둘 중 한명이 번갈아 휴가를 내던가 아님 조퇴라도 하면 표시도
나지 않으련만, 나 혼자이니 보니 매번 행사 때마다 쌍둥이들 핑계로 직장에서 자꾸
자리를 비우기가 눈치보이고 미안해진다. 아직도 우리나라 직장문화는 가부장적이고
남자가 애들이나 집안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터부시하다보니 더욱 위축되고
신경이 쓰인다. 개다가 중간관리자 위치가 되다보니 더더욱 그렇다. 늦둥이 쌍둥이
자식을 둔 싱글대디의 처신에 많은 갈등이 생긴다.
집사람은 이미 국립암센터에서 유방암세포가 온몸으로 전이되어 더 이상 생존이
어렵다고 최종 통보를 받고, 본인도 더 이상 살기 어렵다고 마음의 정리를 끝낸
작년 10월말, 나에게 울면서 말했다.
"미안해 여보! 당신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우고 나 혼자 떠나게 되어 미안해!
그렇지만 우리 애들 잘 부탁해~"
나는 그런 걱정하지 말라고... 당신은 기적처럼 일어날테니 약한 마음 먹지 말라고...
그리고 나는 씩씩하니 우리 애들 잘 키울거라고, 당신은 집안일 걱정 말고 병 치료에만
전념하고 빨리 훌훌털고 일어나라고... 나에게 무거운 짐을 지운 줄 알면 빨리 나아야
나중에 우리 쌍둥이들 대학 가고, 합동결혼식까지 하는 모습까지 보아야 할 것
아니냐고 자신있게 말했는데, 집사람이 간지 인제 10개월이 조금 넘었는데도 벌써부터
지치고 약한 모습을 보이다니...
막내 재윤이는 개성이 강하다. 형 재명이는 아무 음료수나 사주어도 아무 소리않고
잘 가져가는데, 막내 재윤이는 꼭 '파워에이드'라는 음료수만 고집을 한다. 어제만해도
재윤이가 출근 전에도, 방과후에 다시 회사로 전화를 걸어 자기가 좋아하는 음료수는
'파워에이드'라고 나에게 몇번을 주지시킨다. 퇴근길에 내일 운동회에 가져갈 떡과
음료수를 사러 갔는데 세군데를 들렀는데도 '파워에이드'라는 음료수는 없다. 네번째
슈퍼에서 겨우 '파워에이드'를 발견했는데 PET병은 모두 나가고 알루미늄캔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이것을 사가지고 왔는데 싫다고 꼭 PET병으로 사달라고
조른다.
애비는 퇴근길에 그넘의 '파워에이드'를 사가지고 오느라 힘들게 네군데나 들러 겨우
하나 사가지고 밤 8시가 되어서야 집에 들어왔건만, 속도 없이 고집을 피우기는...
언제나 쌍둥이들이 철이 들려나... 철이 들면 그때는 이 애비와 대화도 하지 않으려
들텐데, 나는 그때 쯤이면 누구와 말 상대를 하나?
고난과 어려움이 없는 삶이 어디 있으랴~~
연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시궁창 속에서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때문 아닌가?
많은 고난을 극복하고 이룬 성공, 설사 성공을 이루지는 못했다 해도 한점 후회를
남기지 않는 그런 삶을 살고자 한다.
싱글대디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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