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집 이사를 하고 나니 소소하게 들어가는 돈이 많다. 아파트 현관에서부터
주방, 욕실, 베란다 등 곳곳에 손보아야 할 곳 투성이다.

오늘 수도 절수기를 사기 위해 이마트에 가서 시장을 보면서 큰맘 먹고 내 샌달
을 샀다. 자식들 샌달은 매년 또는 격년에 사주면서 정작 내 샌달은 사지를 못했다.
8년전에 산 내 샌달이 바닥이 갈라져 2년전에 버리고 큰 애가 중학교때 신던 샌달이
있기에 내가 신고 다녔는데 그 마저도 작년 여름에 끈이 떨어져버려 작년에 사려다
조금만 더 참자 하며 버텼는데 올해는 새로 사야할 것 같아 몇번 고민하다가 드디어
오늘 저렴한 것으로 하나 구입해 버렸다.

한달전, 뉴코아백화점에서 마음에 드는 여름 양복이 하벌 있었는데 60% 세일을
해준다고 사라고 해도 금액이 39만원이나 되어 부담되어 선뜻 사지를 못하고 그냥
나왔다. 지난주 금요일 저녁때 세탁물을 맡기러 갔다가 다시 들렀더니 현금가로 사면
4만원을 더 깎아주겠다며 양복을 자꾸 입어보라고 권한다. 못이기는척 입어보니
정말 마음에 쏙 드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곧 이사를 해야 하고 자금 사정이 어찌될지
몰라 이사를 마치고 다음에 오겠다고 말하고 눈을 질끈 감고 다시 나와버렸다.
외부 강의를 해야 하기에 여름 양복이 필요하지만 요즘 자식들 교육비에, 이사에 돈이
많이 들어가기에 정작 내 양복을 구입하는 것은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자식들을 위해
자신들이 먹고 싶은 것, 쓰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하나 제대로 결정하지 못하는 것이
부모들의 마음인가 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나 필요한 것은 그냥 지나칠 수 있지만 자식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나 기호품 앞을 그냥 지나치려면 왠지 서운하다. 오늘도 이마트를 갔다가 올해
막 나온 햇옥수수를 7개 골라 2,780원에 세일을 하기에 골라서 구입했다. 옥수수를
좋아하는 자식들 얼굴이 떠올라 오늘 저녁에는 햇옥수수를 쪄서 함께 먹으면 되겠구나,
옥수수를 먹으며 행복해 할 녀석들 얼굴을 떠올리며 여러 아줌마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좋은 것으로 7개를 골랐고, 바로 옆에서는 바나나도 세일을 하기에 매일 쥬스를
해드시는 장모님이 생각나 집어들었고, 알로에 음료가 눈에 띄기에 "아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료수가 알로에라는 것 아시죠?"하며 알로에를 사달라고 애교를 피우는
막내 재윤이 얼굴이 떠올라 또 알로에 음로수까지 카트기에 담아 사가지고 왔다.

이런 것들이 모두 행복이리라! 비록 생활이 넉넉치는 못하지만 자식들이나 가족이
좋아하는 것들을 사가지고 집으로 향하는 아버지의 가벼운 발길! 내가 조금만 더
노력하고 고생하면 그만큼 가족이 편하고 행복할 수 있는데 이를 능히 감수할 수
있는 것이 아버지의 마음이 아닐까?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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