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과 도전이 나를 지탱하는 내적 버팀목이라면 가족은 나를 지탱하는 또 다른 외적
버팀목이다.
오늘 퇴근하여 집에 와서 식사를 마치고 칼럼을 쓰고 있는데 재명이가 갑자기
생각난듯 나에게 묻는다.
"아빠! 우리집에 4절지가 있어요?"
"없는데, 왜?"
"내일 아침에 학교갈 때 가져가야 해요?"
"진즉 이야기하지 그랬니?"
"깜박 잊었어요"
"학교에서 어디에 쓸건데?"
"내일 수업시간에 교통안전 표어와 포스터를 그려야 해요"
"재윤아! 너도 내일 같이 필요하니?"
"네!"
늦은 밤, 비가 내리는데 부랴부랴 문구점까지 걸어서 4절지 4장(여유분으로 한장씩 더)을
사가지고 왔다. 집에 오니 재명이가 또 말한다.
"아빠! 포스터물감과 붓도 있어야 해요"
"포스터물감과 붓? 집에 없니?"
"예, 없어요"
늦은 밤, 집안을 뒤졌으나 포스터물감은 없다.
다시 문구점에 가서 포스터물감과 붓, 그리고 붓을 넣어서 잘 간수하라고 아예 붓통까지
사가지고 와서 유성매직으로 포스터물감과 붓, 붓통에 각자 이름까지 써서 담아준다.
올해 대학생이 된 큰아들 동규는 이제는 손이 가지 않는다. 오히려 나를 걱정해주며 어제
추석명절을 마치고 지방에 있는 기숙사로 떠나면서 쌍둥이 동생들을 조용히 불러 아빠가
열심히 일하시도록 아빠 힘들게 하지 말고, 점점 건강이 안좋아지시는 할머니도 힘들게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어제밤에는 오랜시간 운전하고 온 나에게 피곤한데 일찍
주무시라고 문자메시지까지 보내왔다. 큰 녀석은 엄마의 빈자리를 대신해 나에게 많은
힘이 되어준다. 반면 쌍둥이들은 아직 초등학교 4학년이라 그런지 만나면 싸우고 다투는
시간이 더 많다. 두달전에 비싸게 사준 멀쩡한 우산도 벌써 고장을 내 놓았다. 사내들이라
고집도 세고, 매사가 건성건성이라 아직은 손도 많이 가고 신경도 많이 쓰인다.
제 학용품도 자주 잊어버려 책가방 검사를 할 때마다 제 물건 하나 제대로 간수하지
못한다고 매번 나에게 주의를 듣는다. 혼을 내도 혼날 때 그때 잠시 뿐이다.
밤 11시가 되어 숙제를 다 마치고 곤히 잠자고 있는 쌍둥이 녀석들을 보고 있노라니
엄마를 잃었음에도 그래도 건강하고 티없이 자라주는 모습이 고맙고 대견스럽기까지
하다. 엄마를 작년에 잃고나서 나에게 빨리 건강검진을 받으라고 세녀석들 성화가 심한데
드디어 회사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 일자가 잡혀 내일 아침에 여의도 성모병원에 들러
건강검진을 받는다.
나를 지탱하는 버팀목이 집사람이 나에게 남겨준 사랑하는 내 가족인데, 세 자식들을
생각하면 책임감과 강한 삶의 의욕이 솟아나곤 한다. 나를 믿고 의지하는 남겨진 세
자식들을 생각하면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아야 할텐데, 멀쩡하던 집사람이 하룻만에
유방암 말기로 판정받고 1년 6개월만에 하늘나라로 먼저 보낸 일을 겪은 탓인지
건강검진을 앞두고 괜히 마음이 심난하고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싱글대디 김승훈
버팀목이다.
오늘 퇴근하여 집에 와서 식사를 마치고 칼럼을 쓰고 있는데 재명이가 갑자기
생각난듯 나에게 묻는다.
"아빠! 우리집에 4절지가 있어요?"
"없는데, 왜?"
"내일 아침에 학교갈 때 가져가야 해요?"
"진즉 이야기하지 그랬니?"
"깜박 잊었어요"
"학교에서 어디에 쓸건데?"
"내일 수업시간에 교통안전 표어와 포스터를 그려야 해요"
"재윤아! 너도 내일 같이 필요하니?"
"네!"
늦은 밤, 비가 내리는데 부랴부랴 문구점까지 걸어서 4절지 4장(여유분으로 한장씩 더)을
사가지고 왔다. 집에 오니 재명이가 또 말한다.
"아빠! 포스터물감과 붓도 있어야 해요"
"포스터물감과 붓? 집에 없니?"
"예, 없어요"
늦은 밤, 집안을 뒤졌으나 포스터물감은 없다.
다시 문구점에 가서 포스터물감과 붓, 그리고 붓을 넣어서 잘 간수하라고 아예 붓통까지
사가지고 와서 유성매직으로 포스터물감과 붓, 붓통에 각자 이름까지 써서 담아준다.
올해 대학생이 된 큰아들 동규는 이제는 손이 가지 않는다. 오히려 나를 걱정해주며 어제
추석명절을 마치고 지방에 있는 기숙사로 떠나면서 쌍둥이 동생들을 조용히 불러 아빠가
열심히 일하시도록 아빠 힘들게 하지 말고, 점점 건강이 안좋아지시는 할머니도 힘들게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어제밤에는 오랜시간 운전하고 온 나에게 피곤한데 일찍
주무시라고 문자메시지까지 보내왔다. 큰 녀석은 엄마의 빈자리를 대신해 나에게 많은
힘이 되어준다. 반면 쌍둥이들은 아직 초등학교 4학년이라 그런지 만나면 싸우고 다투는
시간이 더 많다. 두달전에 비싸게 사준 멀쩡한 우산도 벌써 고장을 내 놓았다. 사내들이라
고집도 세고, 매사가 건성건성이라 아직은 손도 많이 가고 신경도 많이 쓰인다.
제 학용품도 자주 잊어버려 책가방 검사를 할 때마다 제 물건 하나 제대로 간수하지
못한다고 매번 나에게 주의를 듣는다. 혼을 내도 혼날 때 그때 잠시 뿐이다.
밤 11시가 되어 숙제를 다 마치고 곤히 잠자고 있는 쌍둥이 녀석들을 보고 있노라니
엄마를 잃었음에도 그래도 건강하고 티없이 자라주는 모습이 고맙고 대견스럽기까지
하다. 엄마를 작년에 잃고나서 나에게 빨리 건강검진을 받으라고 세녀석들 성화가 심한데
드디어 회사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 일자가 잡혀 내일 아침에 여의도 성모병원에 들러
건강검진을 받는다.
나를 지탱하는 버팀목이 집사람이 나에게 남겨준 사랑하는 내 가족인데, 세 자식들을
생각하면 책임감과 강한 삶의 의욕이 솟아나곤 한다. 나를 믿고 의지하는 남겨진 세
자식들을 생각하면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아야 할텐데, 멀쩡하던 집사람이 하룻만에
유방암 말기로 판정받고 1년 6개월만에 하늘나라로 먼저 보낸 일을 겪은 탓인지
건강검진을 앞두고 괜히 마음이 심난하고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싱글대디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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