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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버지께서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하셔서 오늘 전립선암 수술을 받으셨다. 아침 7시 30분부터 준비하여 8시부터 수술이 시작되어 12시 45분까지 무려 4시간 45분간 수술을 받으시고 회복실에서 1시간 30분정도 회복실에 계시다가 오후 2시 15분쯤 병실로 내려오실 때까지 내내 가슴을 졸이며 아버지 수술이 잘 되기만을 기도했다. 병실에 오셔서도 수술한 상처부위 통증 때문에 연신 고통스러워 하시는 아버지를 뵈니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다. 아내도 2006년 유방암이 뇌로 전이되어 방사선치료를 하였지만 20% 정도는 치료가 되지 않아 마지막으로 뇌에 전이된 암세포를 직접 약물치료하기 위해 머리에 오마야관 시술을 했었다.

오마야관 시술동의서를 써주고 수술실에 들어가 시술을 받는 동안 밖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며 아내가 겪을 고통(머리를 드릴로 뚫어 오마야관을 심는 작업)을 생각하니 저절로 눈물이 흘러 내렸다. 나중에 집도한 의사분이 그 고통스런 시술작업을 웃으면서 덜 아프게 해달라고 말하며 얼굴도 찡그리지 않고 참아내는 사람은 처음 보았다며 혀를 내둘렀다. 아내는 그렇게도 잘 참아냈다. 나중에 병실로 돌아오자 얼마나 아팠냐고 위로를 하니 "마지막인줄 알고 체념을 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이런 첨단 시술이 있어 수술을 받게 되어 오히려 감사하지"하며 담담하게 말했다.
 
아내의 고통을 지켜보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불과 4년도 채 되지 않아 아버지의 수술을 보게 되니 마음이 착잡하다. 원래 전립선암 3기는 교과서에는 수술을 하지 않고 방사선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으로 되어있다는 여의도성모병원의 담당의사 설명이 있었지만, 서울성모병원으로 옮긴 후 다행히 전이가 되지 않았고 요즘은 의술이 발달하여 수술을 해도 치료성과가 높아져 수술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주치의교수님의 설명, 무엇보다 아버지께서 수술을 하시겠다고 결심을 하셔서 수술을 하였지만 막상 수술을 마치고 돌아와 고통스러워 하시는 모습을 뵈니 자식으로서 아무런 도움이 되어드리지 못하는 내 처지가 죄스럽기만 하다.

아프지 말아야지, 나는 아프지 말아야지. 아내를 먼저 하늘나라에 보내고 나 마저 아프면 않되지. 부모님께 걱정 끼치지 않고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내가 아프지 말아야지~ 쌍둥이자식들 뒷바라지 하려면 내가 아프면 않되지. 내가 하고 싶은 일들, 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 아프면 안되지~ 이제는 운동도 매일 꾸준히 하고, 운동도 하고, 수면도 부족하지 않게 취하고, 스트레스 받지 않고 그렇게 살아야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 의학신문에 말기 유방암 환자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인 먹는 항암제인
‘타이커브’가 최근 국내 식약청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는 보도자료를 접했다.

이 항암제는 집사람이 1년전 그토록 써보고 싶어하던 항암제였다.
집사람 유방암 인자는 국립암센터 유전자검사 결과 진행성 HER2(ErbB2)로 밝혀져
이 인자에 맞는 표적치료제(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항암제)인 허셉틴과 면역증강제인
'제넥솔'과 함께 사용하여 놀랄만한 호전을 보였으나(실제 작년 2월 MRI나 CT 촬영
결과 유방 및 간에 있는 암세포가 전부 괴사했다고 기적이라고 했다), 뼈로 전이된
암세포 치료를 놓치는 바람에 그나마 호전됐던 암세포가 뇌로 전이되어 결국 손을
들어야 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뇌로 전이된 암세포는 방사선치료 이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뇌로까지 뚫고 올라가는 항암제가 나와있지 않아서 10번의 방사선치료에도 완전히
암세포가 치료되지 않아 뇌속에 오마야관을 넣어 직접치료까지 시도를 했지만
내성이 강해질대로 강해진 암세포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지금 국립암센터에는 전체가 아닌 국소부위에 대해 방사선치료를 할 수 있는 기계가
도입되어 환자치료를 하고 있다고 한다.

집사람은 1년만 더 버티면 새로운 항암제가 나올 것이라고 의욕을 불태우곤 했다.
인터넷으로 외국의약 정보를 검색하여 새로운 항암제 동향을 알아보고, 언제 국내에
들어오느냐고 의사 선생님께 묻곤 했다. 집사람은 특히 '타이커브'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국내에 빨리 시판되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의사 선생님들도 처음 들어보는
항암제 이름을 거론하며 빨리 임상시험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조르는 집사람 때문에
종종 난감해하곤 했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지금은 국립암센터 유방암센터장인 노정실 박사님이 마지막 나와의 면담에서
"최혜숙씨는 너무 똑똑한 사람입니다. 지금 가기에는 너무 아까운 사람입니다."
1년만 더 버텨주었더라면 새로운 먹는 항암제인 '타이커브"도 쓰고, 국소 방사선
치료기계도 써보고, 뼈 전이에 도움이 되는 ‘조메타’ 등의 치료제를 마음껏
사용해 보았을텐데... 그랬다면 지금 이토록 나에게 회한으로 남지는 않았을텐데...

현재 상황이 어렵고 고통스러우십니까?
조금만 참고 버티십시오. 아마 지금 이 순간이 정상으로 가는 길목의 9부 능선을
넘어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정상은 머지 않아 반드시 옵니다. 그 정상에 서기 위해서는
반드시 살아있어야 하고, 현재의 고난을 이겨 내야 합니다.

김승훈 2007.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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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집사람의 병세가 악화되어 국립암센터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고 있어 간병 때문에 요즘은 매일 병원으로 출퇴근하고 있다.

병실에 들어온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불안함과 세상에 대한 억울함을 숨기지 않는다.
"왜 하필 나에게 암이 왔느냐?", "나는 지금껏 살면서 남에게 큰 피해주지 않고 큰 죄 짓지않고 살았는데...", "왜 이러한 고난과 고통을 나에게 주느냐?", "불공평하고 재수없는 세상이다", "나는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데..."

병실에서 다양한 유형의 환자들을 만나면서 새삼 감사함을 느끼는 것은 내가 지금 건강한 육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축복받은 사람이고, 행운아라는 사실이다.

8인실 병실은 환자들의 갖가지 사연으로 차있다. 집사람 맞은편 바로 앞 침대에 있었던 환자는 일주일전까지 학원에서 멀쩡히 강의를 하다 잠깐 건강검진 체크하고 온다고 잠시 나왔다가 검강검진에서 유방암으로 판정받고 당일자로 부랴부랴 입원했다고 한다. 멀쩡한 사람이 하룻만에 암환자가 되었으니 당사자는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건너편 불과 이틀전까지 한방에서 멀쩡히 대화를 나누던 환자는 오늘 새벽 2시에 영안실로 내려갔고, 바로 옆자리는 이십대 중반의 아가씨인데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유방암 판정을 받고 입원해 있다. 그 옆 환자는 갓 결혼한 새댁이고, 그 옆자리 환자는 수술후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어 이틀간을 혼수상태에 있다가 겨우 깨어나 막 거동을 하고 있다.

작년 5월초 암판정과 함께 6개월 시한부인생이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선고를 받았는데 1년 3개월째 지내고 있다. 지난 3월 뇌까지 전이된 암세포를 치료하는라 방사선치료를 하여 암세포의 90%를 치료하였으나 아직 10%정도가 남아 있으니 당분간 지켜보자는 주치의 선생님의 희망섞인 이야기를 들었는데, 기쁨도 잠시 불과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너무 상태가 진전되었다는 절망적인 이야기에 그저 넋을 잃고 하늘만 쳐다보게 된다. 일정기간이 지나야 허용범위 내에서 방사선치료도 가능한데 그 기간도 아직 되지 않아 방사선치료도 다시 할 수가 없다는 이야기에 이제는 꼼짝없이 앉아서 당해야만 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앞이 깜깜해진다.

이대로 집사람을 보내면 평생을 후회속에서 보내야 할 것 같기에 국립암센터에서 할 수 있는 시술을 해달라고 나와 집사람 둘이서 하늘에 빌고 또 빌었는데 뜻이 통했는지 마지막으로 '오마야'시술(머리에 관을 삽입하여 그 관을 통해 항암제를 투입하는 방법)이라는 마지막 단계 방법이 하나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수술을 해달라고 주치의 선생님을 졸랐다.

그나마 한가닥 희망을 발견하게 되어 다행이었다. 어제 갑작스레 시술일정이 잡혀 회사에서 일하다말고 급히 달려와 수술동의서에 싸인을 하고 수술실로 향하는 집사람이 무사히 시술을 마칠 것을 빌고 또 빌었다.

머리에 국소마취후 볼펜심만한 관을 네 개나 박는 오마야관시술을 수술실 밖에서 지켜보아야 하는 내 심정도 찢기는데, 이를 당하는 환자의 고통이야 오죽하겠는가? 수술이 잘못될 경우는 뇌에 상처가 생겨 골수가 흐르고, 뇌출혈이 생겨 생명까지 잃을 수 있다는 주의사항에 듣고 오직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만을 하나님에게 빌며 그저 무기력하게 수술실 밖에서 기다릴 수 밖에....

"더 이상 방법이 없어 마지막인줄 알았는데, 오마야 시술이라는 기회를 한번 더 주신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해!"
시술에 들어가기전 나의 손을 잡고 울먹이는 집사람을 보고 나는 아무런 말도 잇지 못하고 그저 손만 꼭 잡아주었다.

우리는 우리자신이 가장 소중한 자산을 가지고 산다는 사실을 잊고 불평을 한다.
건강히 살아있다는 그 자체만으로 우리는 커다란 축복이다. '건강한 심신', '건강한 몸과 영혼'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한다면 이루지 못한 목표는 없다.

아무리 재산이 많고, 지위가 높은들 죽음과 질병 앞에서는 모두가 하찮은 치장일 뿐이다.
살아있는 지금이 가장 중요하고 행복한 순간이다. 지금 우리가 가진 건강한 육신을 가치있는 일에 활용하지 않으면 안된다.

살아있음에 감사하자!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시대가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고 좌절하지 말고 다시 일어나 도전해야 한다.

2006.8.5.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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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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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0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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