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요즘처럼 자주 부딪힌 적이 없었다. 그 원인의 대부분이 쌍둥이들 양육습관과 관련된 것들이다. 쌍둥이들이 이제는 어엿한 중학생이 되었건만 여느 할머니들처럼 장모님은 쌍둥이들을 어린 애들로만 보고 대하고 있다.

지지난주까지만 해도 아침에 녀석들이 일어나면 장모님이 녀석들 세수를 시켜주고 머리도 감겨주고 식사를 할때 반찬을 수저 위에 올려주곤 했다. 지난주 초에 쌍둥이들을 앉혀놓고 '이제는 너희가 중학생이 되었으니 혼자서 세수도 하고, 머리도 감고, 반찬도 너희들이 손으로 집어다 먹어라' 다짐을 받았건만 아직은 습관화가 되어 있지 않아 매일 잔소리가 나온다.

오늘 아침, 장모님이 윤이 머리를 감겨주기 위해 화장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제발 그렇게 하지 마세요. 재윤아 네 혼자 힘으로 머리를 감아라' 말했더니 '그럼 아픈 애를 지 혼자 머리 감으라고 두느냐?'며 역정을 내신다. 반찬도 올려주는 것을 '직접 너희들 손으로 반찬을 집어서 먹어라'하며 나무라자 '이렇게 하지 않으면 반찬을 먹지를 않는데 어떡하느냐?'며 오히려 '자네가 더 답답하네'하신다.

어미없이 자라는 손자들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은 것이 할머니들 마음인 것은 알지만 쌍둥이들에게 결코 득이 되지 않는다. 장모님이 이럴수록 녀석들이 어리광을 부리고 게을러져서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할머니 의존적이 되어 간다. 윤이가 아프다고 하자 공부하기도 힘들고 피곤한데 새벽기도회까지 끌고 나가서 감기를 더 악화시켰다고 그 화살이 고스란히 나에게 돌아온다. 실은 엊저녁에 윤이가 옷을 벗고 이불도 덮고 자서 그렇데 되었는데....

불쌍하고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은 애비인 나도 마찬가지이지만 녀석들 장래를 생각하며 지금부터라도 홀로서기를 하도록 해주어야 한다. 언제까지 장모님이나 애비가 따라다니며 뒤를 봐줄 수는 없는 일, 할머니가 없으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나약한 자식이 아닌 스스로 계획하고 스스로 행동에 옮기는 자율적이고 자립성이 강한 자식으로 키우고 싶은데.... 할머니 의존적이 되어 애비에게 세배를 거부하는 자식은 큰애 하나만으로 족하다. 내 자식의 양육에 관한 일인 만큼 쌍둥이들의 교육과 양육은 일체 타협하지 않고 내가 주도해 나갈 것이다. 자존심이 매우 강하신 장모님과의 잦은 갈등과 충돌은 앞으로도 불가피하게 자주 일어날 것 같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달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