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어제 1박 2일 창원출장을 갔다.

당장 다섯 끼 식사와 그 빈자리를 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어제는 첫날이고 아내가 싸준 도시락으로 해결했기에 불편이 없었다.

오늘 아침은 내 스스로 주도적인 생활을 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평소대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1. 소변을 본다.

2. 이불을 개고 방 환기를 시킨다.

3. 인바디 기계에 올라가 몸 상태를 체크한다.

4. 워치와 연결된 휴대폰을 통해 어젯밤 수면시간과 수면상태를 확인한다.

5. 꿀 한 스푼에 프로폴리스 두 방울을 타서 마신다.

6. 따뜻한 물 한 잔을 데워서 마신다.

7. 냥이 두 녀석 대소변을 치운다.

8. 면도와 샤워를 한다.

9. 아내가 미리 준비해놓은 음식을 꺼내서 아침 식사를 한다.

10. 설겆이를 한다.

11. 모처럼 믹스커피 한 잔을 타서 마신다.

12. 인덕션 전원스위치에 덮개를 씌운다.

13. 양치를 하고 도시락을 싸들고 현관에 내놓은 분리수거물을 가지고 내려가 분리수거하고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로 출근한다.

 

대충 기계적으로 행동하기는 했으나 아내가 없으니 1박 2일이 너무 삭막하고 허전하다.

옆에 대화 상대가 없다는 것이 적응이 안된다.

매일 아침이면 듣는 FM클래식 방송도 들을 수 없고,

믹스커피를 마셔도 별 감흥이 없다.

 

역시 아내가 곁에 있어야겠다.

나이가 들수록 대화상대가 필요해.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아내는 둘째의 집 이사 때문에 지방에 갔다.

하룻밤 자고 오는데도 내 식사가 걱정되는지

밥과 국이며 반찬 이것 저것 미리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놓았다.


아내는 어제 떠나기 전에 냉장고를 가리키며

"고깃국은 여기 팩에 있고

미역국은 여기 팩에 있어요.

그리고 당일에 먹을 국은 여기 있고요...."

"소고기는 여기, 돼지고기는 여기 있으니

출출하면 구워 드시고요..."

"아래 야채칸에는 감이 있으니 꺼내 드시고

사과는 배란다에 있어요"

나는 대충 건성으로 알았다고 대답했다.

내가 이래뵈도 학교 대닐적 자취경력 11년인데....


막상 밤에 집에 와서 늦은 저녁을 챙겨 먹으려니

까마득하다. 뭘 해야지~~~

저녁은 대충 밥에 김을 싸서 해결하고

출출하니 소고기를 두점 꺼내 구워서

소주를 한잔 하는 여유도 부렸다.


문제는 아침.

아침만 해결하면 오후에는 아내가 오니 

저녁부터는 고민 탈출..... 아싸~~

밥은 전자렌지에 돌려 데우고

고기는 요리해먹으려니 귀찮

그래 고깃국이다.

팩에 있는 고깃국을 꺼내 냄비에 데우고 있는데

아참~~ 어제 아내가 냉장고 냄비에도 고깃국이

있으니 먼저 먹으리는 말을 했던 것이 생각나

냄비를 열어보니 아뿔싸~~ 여기에도 있었네.


여지껏 아내가 차려주는 밥과 반찬 과일만 편하게 먹다가

내가 이틀 밥을 챙겨먹고 살겆이까지 하고

물도 데워서 샤워를 하려니 적응이 힘들다.

아내가 없으니 집안도 적막이 흐르고.....

아내가 돌아오면 아내에게 더 잘해주어야지...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젯밤 미래예측세미나 교육장인 '성공을 도와주는 가게' 화장실 유리문에 얼굴을 부딪치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지금은 하늘나라에 갔는 아내 얼굴이었다.

생전에는 늘 붙어다니면 저녁 모임이 있을라치면 "1차만 끝내고 일찍 와라", "술 조금만 마셔라" 등 잔소리를 많이 했고, 어쩌다 모임이 늦어져 밤 통행금지시간인 11시를 넘어서 집에 들어오면 현관에서 눈을 부릅뜨며 "지금이 몇시요?"하며 호통을 치곤 했다. 당시는 남자가 직장생활 하다보면 그럴 때도 있지 너무 조인다고 불평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나를 가장 진정으로 챙겨준 사람은 아내였다.

왼쪽 눈위가 부어오르자, 집에 전화를 해서 멍든데 바르는 약이 있느냐고 해도 알아듣지 못하고, 할머니께 여쭈어서 다친데 바르는 연고가 있으면 안방에 갔다놓으라고 해도 건성으로 대답하는 쌍둥이자식을 보며 옆구리가 허전함을 느껴진다. 자식들은 부모의 마음을 모른다. 아니 아직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마음까지 읽고 챙겨줄 지혜가 채워지지 않았다. 부부는 오랫동안 함께 살을 맞대고 얼굴을 맞대고 살았기에 눈빛만 보아도 상대가 무엇 원하는지 직감적으로 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무얼 해달라는지를 알 수 있다.

아내가 있었더라면 유리문에 부딪쳤다고 하면, 어느 부위냐? 얼마나 다쳤느냐? 피는 났으냐? 얼마나 부었느냐? 남자가 칠칠치 못하게 그 나이에 다치고 다니느냐, 눈은 어디다 두고 사느냐 등등 호들갑을 피우고 엄청 잔소리를 하면서도 꼭 필요한 약을 준비하여 귀가하면 늦은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약을 발라주었을텐데..... 모르지 하늘나라에서 내 모습을 보고 나이값도 못하고 다치고 산다고 안타까워하며 잔소리를 하고 있을지도...

직장인, 아니 남자들에겐 가정은 열정과 활동에너지의 원천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직장에서 상사에게 혼나고 깨져도 집에 퇴근하여 아내와 자식들 얼굴을 보면 다시 잃었던 힘과 용기를 충전하여 다음날  다시 출근하곤 한다. 전에는 하루 8시간 진행되는 이틀, 3일간 강의를 마치고 집에 가면 아내는 자식들을 모두 나오라고 하여 현관까지 나와 꼭 "고생했수" 말 한마디를 건내주곤 했다. 나의 아니 가장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그 한마디에 긴장과 피로가 확 풀리며 힘들어도 힘든 줄 모르고 열심히 일을 하곤 했지.

요즘 세미나와 책쓰기 공동집필작업, 회사 일 때문에 늘상 집에 늦게 들어가곤 하는데 현관에서 일찍 일찍 집에 들어오라고 호통치던 아내, 힘들 때는 "요즘 힘들죠?"하며 한마디 건내주고 내 기를 세워주던 아내의 빈자리가 참 크게 느껴진다. 찬바람이 불어서 더 그런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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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0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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