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미래예측세미나 교육장인 '성공을 도와주는 가게' 화장실 유리문에 얼굴을 부딪치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지금은 하늘나라에 갔는 아내 얼굴이었다.

생전에는 늘 붙어다니면 저녁 모임이 있을라치면 "1차만 끝내고 일찍 와라", "술 조금만 마셔라" 등 잔소리를 많이 했고, 어쩌다 모임이 늦어져 밤 통행금지시간인 11시를 넘어서 집에 들어오면 현관에서 눈을 부릅뜨며 "지금이 몇시요?"하며 호통을 치곤 했다. 당시는 남자가 직장생활 하다보면 그럴 때도 있지 너무 조인다고 불평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나를 가장 진정으로 챙겨준 사람은 아내였다.

왼쪽 눈위가 부어오르자, 집에 전화를 해서 멍든데 바르는 약이 있느냐고 해도 알아듣지 못하고, 할머니께 여쭈어서 다친데 바르는 연고가 있으면 안방에 갔다놓으라고 해도 건성으로 대답하는 쌍둥이자식을 보며 옆구리가 허전함을 느껴진다. 자식들은 부모의 마음을 모른다. 아니 아직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마음까지 읽고 챙겨줄 지혜가 채워지지 않았다. 부부는 오랫동안 함께 살을 맞대고 얼굴을 맞대고 살았기에 눈빛만 보아도 상대가 무엇 원하는지 직감적으로 안다. 말을 하지 않아도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무얼 해달라는지를 알 수 있다.

아내가 있었더라면 유리문에 부딪쳤다고 하면, 어느 부위냐? 얼마나 다쳤느냐? 피는 났으냐? 얼마나 부었느냐? 남자가 칠칠치 못하게 그 나이에 다치고 다니느냐, 눈은 어디다 두고 사느냐 등등 호들갑을 피우고 엄청 잔소리를 하면서도 꼭 필요한 약을 준비하여 귀가하면 늦은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약을 발라주었을텐데..... 모르지 하늘나라에서 내 모습을 보고 나이값도 못하고 다치고 산다고 안타까워하며 잔소리를 하고 있을지도...

직장인, 아니 남자들에겐 가정은 열정과 활동에너지의 원천이다. 아무리 힘들어도, 직장에서 상사에게 혼나고 깨져도 집에 퇴근하여 아내와 자식들 얼굴을 보면 다시 잃었던 힘과 용기를 충전하여 다음날  다시 출근하곤 한다. 전에는 하루 8시간 진행되는 이틀, 3일간 강의를 마치고 집에 가면 아내는 자식들을 모두 나오라고 하여 현관까지 나와 꼭 "고생했수" 말 한마디를 건내주곤 했다. 나의 아니 가장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그 한마디에 긴장과 피로가 확 풀리며 힘들어도 힘든 줄 모르고 열심히 일을 하곤 했지.

요즘 세미나와 책쓰기 공동집필작업, 회사 일 때문에 늘상 집에 늦게 들어가곤 하는데 현관에서 일찍 일찍 집에 들어오라고 호통치던 아내, 힘들 때는 "요즘 힘들죠?"하며 한마디 건내주고 내 기를 세워주던 아내의 빈자리가 참 크게 느껴진다. 찬바람이 불어서 더 그런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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