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재윤이가 영재캠프에서 놓고온 상의 잠바와 모자를 찿아왔다.
끙~~~ 칠칠치 못한 녀석 같으니라구...요즘 재명이와 재윤이가 무엇에 신경을
쓰고 사는지 공부도 등한시하고 제 물건도 잘 잊어먹고 오고, 꼭 나사가 풀린
기계처럼 행동을 하고 다니니 걱정이 된다.

오늘도 학원 올라티 수학선생님으로부터 오늘 수학 쪽지시험에서 재명이와 재윤이
두녀석 모두 끝에서 7번째 안에 걸려 내일 학원선생님 집까지 데리고 가서 보충을
하겠다고 한다.(밤 10시가 넘으면 학원수업이 금지되어 있으니) 멀리 하늘마을인데
나에게 끝나면 밤 10시 30분이 되는데 나더러 쌍둥이들을 데리러 올 수 있느냐고
묻는데 "나는 차가 없어요"하려니 자존심이 좀 상한다. 휴~~~

영재캠프 회비로 거출한 돈에서 사용하고 56,000원이 남았는데 2,800원씩 입금해
줄테니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영재반학부모회장에게서 문자메시지가 왔는데 오늘
노동부 간담회 참석이다, 원고작업이다, 근로자복지기본법 개정에 따른 보고서 작성을
하느라 시간이 없어 계좌번호를 보내지 못했더니 그냥 이번주 영재수업시간에 애들에게
간식을 해주겠단다. 잘 되었네...2,800원 도로 받기도 찜찜했었는데....

잠바와 모자 잘 받았느냐는 문자에... 오 마이 갓~~~~잘 받았다는 감사인사를 내가
먼저 했었어야 했는데, 잠바와 모자를 돌려받고도 그냥 모른척하고 있었으니 잠바와
모자를 챙겨서 보내주신 학부모님은 얼마나 서운했을까?

이번주 목요일과 금요일 이틀과정으로 내가 진행하는 CFO아카데미 교육원고를
작업하느라 며칠동안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매달렸더니 이제는 지쳐서 정신이
몽롱하다. 빨리 마무리해서 전송시켜야 마음이 후련할텐데... 이렇게 힘들 때에는
쌍둥이녀석들이라도 신경을 안쓰이게 해주면 좋으련만 시험성적이 떨어진다고
자꾸 전화오게 만들지를 않나, 물건을 놓고 오지를 않나, 준비물도 제대로 챙기지를
않고 있다가 내가 출근하는 아침 시간이면 그제야 허둥대니....그러니 애들이지
달리 애들이겠는가?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전 10시부터 진동으로 해둔 휴대폰이 연신 수신음을 보낸다. 영재학급 학부모회장님이
영재캠프에 대한 소식을 시시각각 문자메시지로 알려주고 있다. 영재캠프 행사가 오전에
모두 끝나고 오전 12시경이면 학교 앞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한다.

어제밤은 잘 보냈는지, 춥지는 않았는지, 잠은 불편하지 않고 잘 잤는지, 긴 바지와 긴팔
옷을 입고 자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제대로 했는지, 감기는 안 걸렸는지.... 밤새 그리고
아침식사를 하면서도 장모님은 막내 재윤이에 대한 걱정을 하셨다. 12시경에 학교앞에
도착한다는 소식을 알리자 장모님 마음이 더 급해지셨다. 장모님의 열화와 같은 성화에
못이겨 11시 30분에 마중을 나섰다.

학교앞 벤치에 가니 이미 엄마들 네분과 아빠 한 분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엄마들의
수다에 밀려 아빠 한분은 슬그머니 자리를 멀리 공원 벤치로 옮겨버린다. 시간여유가 생기니
공원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어린 두 딸을 데리고 공원으로
산책나온 엄마, 60세 중반의 어르신이 손에 책을 들고 산책하는 모습, 꼭 끼는 흰바지에
흰 실크상의에 선글라스로 한껏 멋을 부린 젊은 어느 엄마는 힐을 신고 초등학생 자식에게
갔다주기 위한 축구공을 몰며 학교 운동장으로 오는 모습, 이제 세살쯤 되어보일까 하는
어린 딸의 손을 잡고 외출을 나서며 점심식사로 무얼 먹을까 서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떠오른다.

12시 30분에야 캠프 폐회식이 끝났다는 문자메시지가 온다. 휴~~ 그럼 1시 넘어서 여기에
도착하겠네....12시 35분이 되자 캠프 행사도구를 실은 트럭이 학교로 들어온다. 뒤이어
12시 50분쯤 되니 자가용 차가 한두대씩 학교로 오기 시작한다. 캠프에 참석한 학생들을
한두명씩 태우고 오는 모양이다. 1시 5분 드디어 막내가 탄 봉고차가 도착했다. 배낭이며,
침낭, 전기밥솥을 나에게 맡기고 녀석은 친구집에 가서 캠프과제물을 써야 한단다.

배낭을 집에 가져와 짐을 정리하다보니 아뿔싸~~ 마가린을 베낭에 그대로 두다보니 차안의
뜨거운 열기로 그만 녹아서 배낭안에 있는 옷이며 물건에 모두 흘러내려 버렸다. 장모님은
옷을 못입겠다고 바지며, 티, 내의를 몽땅 비닐봉지에 싸서 내일 쓰레기 분리수거할 때
버리겠디고 한다. 그냥 버리기는 아까워 내가 씻어보겠다고 회장실 샤워통에 담두고
옥시크린으로 두번씩이나 씻어내고 세탁기를 돌리니 다시 멀쩡해진다. 덕분에 오전에
했던 화장실 청소를 오후에 다시 하고...

저녁에 다시 물품을 점검해보니 상의 잠바와 모자가 없다. 봉고차에 탈때까지는 있었다는
녀석의 말에 영재반학부모 회장에게 문자메시지로 연락을 하니 다행히 봉고차에 그대로
있으니 월요일에 보내주겠다고 한다. 이것도 녀석들을 키우는 과정의 추억이고 행복이겠지.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막내 재윤이가 처음으로 영재캠프를 떠나는 날이다.
재윤이는 일주일 전부터 들떠있다. 장소는 백마초등학교 장항분교.

어제는 철기업마를 만나 야간프로그램 준비에 대한 협의를 했었다.
부모들이 캠프 당일 야간 11시부터 1시간정도 야간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는데
엄마아빠들, 특히 아빠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응하게 되었다. 게임 5가지를 해야
하는데 작년에 회사연수원에서 했던 종이컵위 올라가기를 내가 제안하여 하기로
결정되었다.

모두들 엄마가 뒷바라지를 하는데, 집사람의 공백을 내가 메꾸며 살아야 하니
두배로 열심히 살아야 한다. 한국생산성본부에서 강의를 진행하는데 영재반 학부모
회장과 총무로부터 문자메시지가 계속 온다. 짐을 2시 30분가지 차에 실으라고 한다.
엊저녁에 쌓아놓은 배낭을 보니 옷가지며 과자, 준비물로 배낭이 터질 것만 같다.

오후 6시 강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식사를 마치고 장항분교로 출발했다.
백마역에서 버스를 타고 이마트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갔다. 밤이라 깜깜하여 찿기도
힘들었다. 차와 네비게이션이 있었더라면 쉽게 찿아갈 수 있었을텐데 없으면 더
생각이 간절한 법이다. 약 1시간이 걸려 물어물어 도착하니 밤 9시가 되었다.
오락시간과 장기자랑, 캠프파이어가 두시간정도 진행되었고, 이후 보이스카웃
신입회원 입회식이 한시간 20분정도 걸려 밤 12시 20분이 훌쩍 지나버렸다.
늦은 시간까지도 엄마 아빠들이 많이도 와서 사진도 찍어주며 행사진행을 도와주고
있다.

덕분에 저녁에 하기로 했던 야간프로그램은 너무 늦어 하지 않는 것으로 하고
애들은 야간 간식을 먹고 잠을 자는 것으로 진행이 변경되어 나는 집으로 출발했다.
운동삼아 걸어서 집으로 오니 밤 1시 30분이 되었다.

친구들과 못진 추억을 많이 쌓고 오기를 바란다. 영재반에 들어가지 못한 재명이가
많이 위축되고 외로워하는 것 같아 마음에 걸린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는 6월 5일부터 7일까지 2박 3일로 재윤이가 영재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떠난다.
캠프장소래야 먼 곳이 아닌 일산신도시 바로 근처인 백마초등학교 장항분교에서
진행된다는데 어째든 2박 3일을 집을 떠나 밥도 해먹고 게임도 하며 집단생활을 하니
다녀오면 집과 가족의 소중함을 많이 깨닫게 되겠지. 그러면 쌍둥이녀삭끼리 싸우는
것도 줄어들 것이고....

어제는 침낭을 준비해달라고 부탁하여 회사 매장에서 침낭을 사다가 재윤이에게
건네주었다. 갑자기 침낭을 사다달라는 말에 어디서 사야 할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마침 회사 매장안에 체육사가 입점해 있는 것이 생각나서 오늘 출근하여 살 수
있었다. 마침 체육사에서 환율이 오르기 전에 확보해놓은 침낭이 하나 있어 운좋게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었다.

침낭하면 예전에 군생활을 할 때 추억이 떠오른다. 당시에는 군막사시설도 보온시설도
열악하여 겨울에는 침낭위에 모포 몇장을 뒤집어 쓰고서야 잠을 잘 수 있었다. 요즘같이
열병합에 냉난방이 잘되는 아파트에서 편하게 사는 녀석들이 침낭에서 잠을 자볼 수
있는 기회가 일생에 몇번이나 있으랴.

오지랖이 넓은 재윤이는 왠 준비물이 이리도 많은지, 지난번 학교 실과시간에도
준비물을 많이 챙겨가더니 이번에도 준비물이 꽤나 되는 것 같다. 가만히 지켜보니
남들이 잘 가져오지 않은 물건은 재윤이 차지가 되는 것 같다. 이번에도 전기밥솥을
맡았다나.... 그 무거운 전기밥솥을 캠프 출발할 때 캠핑장까지 가져다 달랜다. 휴~~
또 애꿎은 장모님만 고생하시게 될 것 같아 이래저래 장모님께 미안하기만 하다.
 
그래도 장모님이 지금껏 살아오시면서 가장 의지했던 자식이 집사람이었는데 재윤이가
집사람을 쏙 빼닮아 그런대로 재윤이를 바라보면서 위안을 삼고 허전함을 달래시는
것 같다. 장모님 말씀처럼 재윤이는 엄마를 닮아 리더십도 있고 잘 나서는 편이라
이것저것 맡는 것도 많고 준비하는 것도 많아 뒷바라지를 해주는데 형인 재명이보다
훨씬 더 힘이 든다.

그렇지만 해보려는 적극성과 의욕은 높이 사주고 싶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적극성과
도전의식이 큰 자산이 될 것이다. 두 녀석이 장점을 서로 공유하고 도와주며 살면
좋으련만 요즘에는 자주 언성을 높여가며 다투고 잘 삐지니 신경이 쓰인다. 이것도
녀석들이 성장해가는 하나의 과정이려니 하며 받아들이며 너무 심하게 싸워 마음에
상처로 남지는 않도록 수위조절과 싸워도 앙금이 남지않도록 풀어주는데 신경을 쓴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아빠! 오늘 수업시간에 아빠가 자랑스럽다고 발표를 했어요"
"갑자기 무슨 소리니?"
"오늘 국어시간에 해맞이에 대한 글을 읽고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요
제가 우리 아빠는 OOO다니고요, 책도 쓰시고, 여러 사람들 앞에서 강의도 하시는
분이라고 저는요 우리 아빠가 자랑스럽다고 우리반 친구들에게 말했어요"
"그랬더니?"
"친구들이 다들 '정말?'하면서 '너희 아빠 참 대단하구나' 그랬어요"
"그런데 해맞이가 무어니?"
"그건 국어책에 나오는 이야기인데요. 친구들과 함께 탑동으로 놀러갔는데 거기서
어부인 아빠를 만난거예요. 그 애는 평소에 아버지 몸에서 비린내가 나는 것을 싫어했고
친구들이 아빠를 만날까봐 창피했던 거예요. 그날도 아빠가 자식이 부두에 놀러온 것을
보고 맛있는 과자를 사먹으며 사이좋게 지내라고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친구들에게
주었는데 친구들이 돈에서 비린내가 난다고 놀린 거예요. 그래서 친구들과 다투고 집에
와서는 아빠가 창피하다고 말했는데 그 말을 들으신 아빠가 속상해하며 술을 드시고
바다에 고기잡이를 나갔다가 그만 풍랑으로 사고가 나서 영영 집에 돌아오지 못하게
되신 거예요. 그래서 그 친구는 아빠를 속상하게 해드린 것을 후회하며 매일 '해맞이'를
하며 아빠가 무사히 집에 돌아오시기를 빈다는 이야기예요"

지난주 금요일 학원에 가서 6월분 학원비를 내주고, 학원이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재명이와 재윤이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막내인 재윤이가 금요일에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나에게 이야기하며 이 애비 마음을 흐믓하게 해주고 걷는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재윤이는 사교성이 좋고 생각한 것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밖으로 잘 표현하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 장점을 녀석에게 많이 칭찬해 준다. 그리고 아빠에게 힘이되게
해주어 감사하다고 하니 녀석도 밝게 웃는다. 행복이 별거드냐 이런 것이 행복이지...

세상에 자식에게 인정받고 존경받는 것처럼 아버지로서 보람을 느끼고 가슴 뿌듯한 일이
어디 있으랴! 어려운 삶 가운데서도 좌절하지 않고 매일 매일 열심히 살려고 하고,
노력하며 사는 모습이 녀석들에게도 보기에 좋았나 보다. 그래 우리 가족 힘들어도 서로
아끼고 격려하며 행복하게 살자꾸나. 아빠도 너희 세자식들이 참으로 대견하고
자랑스럽단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 강남역 부근 '성공을 도와주는 가게'에서 열린 '미래예측 전문가과정' 세미나를
마치고 집에 오니 밤 11시 30분이 되었다. 저녁 7시에 세미나가 시작하다보니 6시 10분
대충 책상을 정리하고 셔틀버스를 타고 당산역에서 내려 2호선 전철을 갈아타고 부지런히
가도 제 시간에 도착하기가 어렵다. 오늘은 용케도 전철이 잘 연결되어 세미나장 근처에
도착하니 7시 10분이 되었다.

이왕 늦은 것 세미나장에 올라가는 길에 허기가 져 지금이라도 배를 채워두지 않으면
저녁을 건너뛸 것 같아 세미나장 분식점에 들러 주인아저씨에게 이 가게에서 가장 빨리
나오는 음식이 뭐냐고 물으니 비빔밥이란다.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후딱 비벼서 먹고
세미나장에 들어가니 7시 20분. 다행히 아직 세미나는 시작되지 않았다. 이후 3시간동안
강의와 토론이 진행되었다. 엊저녁 회사 이사회 자료를 작성하느라 새벽 3시까지 잠을
자지 못했던 터라 수업중에 졸까봐 원두커피를 내리 두잔이나 커푸 마셨다.

밤 10시가 되니 가게 종업원들이 퇴근해야 한다고 빨리 수업을 끝내달라고 밖에서 계속
재촉해댄다. 밤 10시 10분 성공을 도와주는 가게를 나와 강남역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밤 늦은 시각에는 지하철을 타는 것보다 직행좌석을 타면 30분정도 빠르다. 이것도 몇번
타보고 비교해 타보면서 알게된 암묵지이다. 마침 정류장에 도착하니 저만치서 기다리는
9700번 버스가 오고 있다. 세미나장에 올때도 그랬는데 오늘은 왠지 교통편이 잘 연결이
된다. 그러나 버스안은 이미 승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그러나 이 버스를 놓치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기에 비집고 들어갔다. 밤 10시 15분 강남역을 출발한 버스는 별 막힘없이
올림픽도로를 진입하여 시속 70에서 80킬로로 계속 달려 일산 백석동에 10시 55분에
도착했다. 딱 40분 걸렸다. 내려 조금 걸어 백석역부근 버스정류장에서 다시 88번 버스를
갈아타고 집에 오니 늦은 밤 11시 20분이다. 그래도 지하철보다 40분이나 빨리 집에 도착한
셈이다.

오늘따라 큰애가 친구를 만나러 외출을 했는지 안방에는 쌍둥이녀석들이 누가 쌍둥이가
아니랄까봐 잠자는 프즈까지 비슷하게 하며 곤히 자고 있다. 녀석들을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아빠가 이번주 내내 미래예측과정 세미나 참석, 근로자복지기본법 개정을 위한 간담회
참석, 커뮤니티 번개 참석 등 외부 약속이 많아 너희들 학원 끝나는 시간에도 학원에 들르지
못하겠구나.

우리 사랑하는 아들들! 사람은 평생 배워야 한단다. 사람은 현실에 안주하기 시작하면 그
순간부터 퇴보하기 시작한다는 것을 선배들을 통해 배웠기에 아빠는 긴장의 끈을 놓지않고
열심히 배우는 거란다. 아빠 혼자 힘으로 경제적으로 남들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서 너희 셋
뒷바라지를 해야 하고 아빠의 자기계발을 위해서도 아빠는 이 세상 마지막 순간까지도 배움의
끈을 놓고 싶지 않구나. 지금 너희들과 더 많은 시간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이 미안하지만 아빠가
현재 하는 배움과 자기계발에 대한 투자가 장차 너희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지금 아빠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을 아빠는 확신한다. 또한 미래 너희 앞에 더욱 당당한
아빠로 남고 싶으니 우리 가족들 약속한대로 서로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생활에서 최선을
다하는 생활을 하며 살자꾸나.
 
아빠는 아빠의 삶을 너무 사랑하며 소중히 생각한단다. 그리고 자신의 삶은 자신이 책임지고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을 너희도 빨리 깨달았으면 좋겠구나.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 밤 9시 50분, 학원건물 밖에서 쌍둥이녀석들 학원수업이 끝나기까지 기다렸다가
녀석들 손을 잡고 집으로 오는데 막내 재윤이가 불쑥 말을 꺼낸다.
"아빠! 저는 우리 집이 좁다고 생각했는데 좁지 않다는 것을 알았어요"
"왜?"
"제 친구가 백마 4단지에 사는데요, 어제 친구집에 갔거든요. 그 친구집은 20평인데요
식구는 우리보다 더 많은 여섯명이 살고 있었어요. 우리가 사는 집이 오히려 넓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집도 장롱이 많아서 그렇지 우리 식구가 살기에는 좁은 집은 아니란다. 안방에도
장롱이 있지, 거실에도 하나 있지, 할머니 방에도 하나 있지, 베란다에도 있지 장롱만
치우면 우리 다섯식구 살기에는 좁은 집은 아니란다"
"그럼 왜 장롱은 안치워요"
"너희 짐이 많이 않니? 너희 각자 옷만해도 장롱 하나씩 차지하는데"
"네"

사람들은 남과 비교하면서 스스로 스트레스를 만들어 자신과 주변사람을 힘들게 한다.
흔히 한국사람들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한다. 사촌이 땅을 사고 잘 살면 좋은
일이고 떡고물이라도 떨어질지 모르는데 말이다.
 
그러나 힘들 때는 막내 재윤이처럼 자신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보며
그나마 이 지금의 이 행복과 평강을 주신 것에 감사할 줄도 알아야 한다. 물론 더
나아지기 위한 노력까지 포기하라는 뜻은 아니다. 당연히 지금보다 더 나아지기 위한
노력은 끊임없이 기울여야 한다. 잘나가는 사람과 비교하여 내가 부족한 점은 보완하고
나의 장점은 계속 살리면 되지만 오히려 자신의 능력을 끌어내리거나 자신을 비하하여
스트레스를 받거나 가족이나 동료들에게 상처를 주고 힘들게 해서는 안된다.

나도 집이 없고, 차가 없으니 집을 가진 사람, 자가용을 가진 사람, 빚 없이 여유있게 사는
사람이 무지 부럽다. 그러나 집이 없다고, 차가 없다고, 빚이 많다고 스트레스 받지 않고
어떡하면 집을 살 것인지, 중고차라도 살 것이지, 빚을 빨리 갚아나가야 할 것인지를
연구하고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나간다. 가족들에게도 우리도 빨리 빚 갚고 집도 사고,
자가용도 사자고 제안을 한다. 그럴려면 최선의 방법은 가족 각자가 현재 위치에서 제 할
일을 잘 해내자고 격려하고 독려를 한다. 지금 우리 가족이 힘들고 어려운 것은 남은 가족
책임이나 잘못이 아니고 또한 잘잘못을 따진다고 하여 과거로 되돌릴 수도 없을 뿐더러
따져보아야 가족 서로간에 상처만 주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가족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용서와 사랑, 그리고 격려와 창찬이다.

하루하루가 힘들어도 내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가족이 있음에
감사한다.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열심히 일을 하고 활동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남겨진 가족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히 하루하루를 살고 자라주는 것에 감사한다.
직장을 다니며 고정수입이 있기에 빠듯한 속에서도 가족들과 헤어지지 않고 한 집에서
오붓하게 생활하며 사랑하는 자식들을 잘 키울 수 있음에 감사한다.
내 말에 순종하며 각자 제 할 일과 역할을 훌륭히 잘 해주는 가족들에게 감사한다.
하루를 마치며 오늘처럼 내 삶에 소중함과 감사함을 일깨워주고 기도할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함에 진정으로 감사한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월요일, 산더미처럼 밀린 일을 잠시 뒤로 미루고 집으로 칼퇴근을 했다. 차가 없으니
평소에는 생기기도 않던 희한한 일이나 바쁜 일들이 자주 일어나 나를 당혹하게 만든다.
바쁘다는 핑계로 2개월째 미루고 있는 다른 회사의 결산재무제표를 오늘은 꼭 마무리하기로
작심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식사를 마치자마자 띠리리~~ 집 전화벨이 울린다.

"아빠~ 저 재윤인데요. 지금 학원에 있는데 배가 무지 아파요"
"그래, 그럼 잠시만 기다려라. 아빠가 곧 갈테니"
집사람이 유방암으로 먼저 하늘나라로 간 뒤로 이제는 자식을 키우는 일이 전적으로 내
책임이 되다보니 자식들이 어디 아프다는 소리만 들어도 무슨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며
어떡하나 불길한 마음이 들며 심장이 울렁거린다. 만약 자식들에게 불미스런 일이나
불상사가 생기기라도 한다면 나중에 하늘나라에서 집사람을 무슨 낯으로 다시 만날 것인가
생각하니 머릿속은 온통 재윤이가 무사하기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가득 차게 된다.

전화를 끊자마자 반팔 조끼 하나만 걸치고(그나마 지갑과 휴대폰을 담아가야 하니) 츄리닝
차림에 학원으로 달려갔다. 학원에 도착하니 재윤이가 4층 입구 의자에 힘없이 앉아 있다.
"어디가 아프니?"
"배가요. 배가 많이 아파요"
"낮에 뭘 먹었니?"
"낮에 운동회 연습을 마치고 친구 엄마들이 아이스크림을 사오셨는데 너무 많이 사오셔서
모두들 아이스크림을 두게씩이나 먹었어요"
"으이구~~ 그래 준다고 아이스크림을 두개씩이나 먹는 사람이 어디 있니? 우리 재윤이는
정말 못말리겠다. 그나저나 참기 어렵니?"
"네, 힘들어요"
"알았다. 그럼 병원으로 가자"

밖으로 나오니 재윤이가 오한이 나는지 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기 시작한다. 이럴줄 알았으면
긴팔 잠바를 입고 오는건데... 일단 내가 걸치고 있던 반팔 조끼를 벗어 재윤이에게 입히고
꼬옥 품안에 안아준다. 예전에 쌍둥이들을 키울때 알아둔 소아과병원이 뉴코아백화점 9층에
있는데 그곳은 평일에도 밤 늦게까지 문을 열고 휴일에도 진료를 보기에 그곳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기다리지만 '택시와 여자는 기다리면 안온다'는 속설처럼 빈 택시가 좀처럼 오지를
않는다. 일산에 있는 택시들은 모두 어디를 갔나? 5분정도를 초조하게 기다렸을까 그제서야
빈 택시들이 떼로 몰려오기 시작한다.

병원에 도착하여 이름을 대니 고객명부에 재윤이 이름이 올려져 있어 금새 접수가 된다.
대기순번을 보니 9번째. 그래도 일단 병원에 오니 안심이 된다. 순번을 기다려 의사선생님
진찰을 받으니 병명이 장염이란다. 다행히 설사는 하지 않아 이틀분 약만 처방받아 학원으로
돌아왔다. 몸 상태를 물으니 배 통증이 조금 가라앉은 것 같다고 수업을 받고 가겠다고 하여
학원에서 20분정도 기다렸다가 학원수업이 끝나자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그나마 크게 아프지 않아 다행이다. 집에 오니 찬 아이스크림을 먹었다고 장모님의
질책이 계속 이어지고... 장모님이 자식들을 나무라니 애비인 내 기분이 영 유쾌하지 않다.
이것이 자식을 가진 부모의 마음이겠지?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요즘 쌍둥이들이 사춘기에 들어서나보다.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하고 고집도 쎄졌고
누구 말도 들으려 하지를 않는다. 누가 쌍둥이가 아니랄까봐 쌍둥이자식 중 한 녀석이
고집피우면 나머지 한 녀석도 함께 가세를 한다.

"재명재윤아 이번주에는 목욕탕을 함께 가자"
"싫어요. 우리는 집에서 그냥 샤워할 거예요"
장모님이 강하게 반대하신다.
"안돼! 이번주는 목욕탕에 가야 돼. 옷에서 때가 지지를 않고 몸에서 냄새가 나서 안되겠어"
"아빠도 같은 생각이다. 이번 주는 모두 목욕탕을 간다."
"싫어요. 저희는 그냥 집에서 샤워 할래요"

이렇게 한번 고집을 피우기 시작하면 요지부동이다. 그래도 예전에는 내가 한마디를 하면
금새 "네"하고 수긍하고 따르던 녀석들인데 요즘 확실히 변했다. 곧바로 비장의 카드를 꺼내
설득작업에 들어간다.
"재윤아! 아빠는 너처럼 고집스런 자식은 키울 수가 없구나. 너 아빠 도움없이도 혼자 살 수
있니? 그렇지 않아도 아빠는 요즘 너희 뒷바라지가 힘들거든, 네가 혼자 독립할 수 있을 때
그때에는 싫다고 하면 아빠가 이렇게 함께 가자고 하지 않을거야. 그렇지만 할머니 말씀
들으니 아빠는 함께 목욕탕을 가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어. 어떻게 할래? 혼자서
독립해서 나가서 살래? 아니면 함께 목욕을 갈래?"

그제서야 눈치 빠른 막내 재윤이가 머리를 굴리더니 안되겠다 싶었는지 가겠다고 일어선다.
두녀석이 고집을 피울 때는 그중 강하게 고집을 피우는 한 녀석을 제압하면 자동적으로
뒤에 남은 녀석은 따라 온다. 그러면서 녀석들은 나에게 새로운 거래를 시작한다.
"아빠 가면서 고슴도치키우는 이야기를 해드릴께요"
어라~~ 녀석들 슬슬 본색을 드러내는구나. 내 주머미를 털겠다는 수작이구나.
"아빠, 우리가 고슴도치를 암컷으로만 두마리를 살거예요. 고슴도치는 한마리만 사면
우울증에 걸려 빨리 죽기 때문에 새끼 두마리를 분양받을 계획인데 암수 쌍으로 사면
7개월 뒤에 바로 새끼를 낳는데요. 그러면 너무 어려서 새끼를 낳기 때문에 안좋데요.
새끼는 저희가 용돈모아 살건데 아빠가 5월 월급 받으면 집값 5만원만 보조해 주세요"
"음~~ 아빠가 이번달은 컴퓨터를 바꾸느라 돈을 많이 지출했으니 다음 달에 생각해 볼께"

헐~~ 녀석들 별걸 다 알고있네. 목욕탕 온탕에 들어가 있는데 평소에는 두녀석들이
번갈아가며 내 어깨를 주물러주고, 등 때를 밀 때도 힘들다고 내 어깨를 안마를 해주는데
오늘은 녀석들 머릿속이 온통 고슴도치 생각으로 차있는지 내가 두 녀석들 등 때를 힘들게
밀어주는데도 도통 어개를 안마해줄 생각은 않고 그저 고슴도치 이야기만 계속한다.

"재명, 재윤아! 너희는 고슴도치가 아빠보다 더 소중하니? 전에는 목욕탕에 오면 아빠
어깨를 안마해주었는데 이제는 안마해줄 생각은 않고 맨 고습도치 생각만 하네."
그제서야 아니라면 얼른 내 등뒤에 와서 어깨를 겨우 1분간 안마해주고 나가는 녀석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토요일은 쌍둥이녀석 둘 다 3시간 수업이 실과시간이었다.
금요일 밤에 학원 끝나는 시간에 갔다가 곧장 학교수업 준비물이 있다고 하여 손에
이끌려 대하마트를 갔다. 내일 학교 실과시간에 주먹밥에 샌드위치, 토스트 만들기
실습이 있단다.

남자들이 왠 요리냐 싶지만 그래도 남자도 요리를 배워두면 나중에 아빠가 출장을
가게되면 그때는 지들끼리 밥을 챙겨먹어야 하고, 또 쌍둥이들이 크면 그때는 남자
여자 역할이 어디 있겠냐 싶어 "잘 배워두거라. 나중에 아빠에게도 볶음밥과, 주먹밥,
샌드위치 좀 맛있게 만들어 줘. 알았지"하니 두 녀석 모두 "네"하며 웃는다.

형인 재명이는 샌드위치 하나만 만들기로 했다는데, 동생인 재윤이는 오지랍이 넓어
몇가지를 만든다고 한다. 꼭 집사람 성격을 닮아 일 욕심이 많다. 재명이 준비물은
토마토 2개, 매실쥬스, 1회용 접시 5개, 물티슈, 비닐 장갑으로 간단한데 재윤이
준비물은 버터, 우유 PET병 하나, 돼지고기, 유정란 20개, 1회용접시 10개, 식용유,
간장, 깨소금, 참기름, 조미료, 칼, 주걱, 위생장갑, 김가루 준비물만 한보따리이다.

재윤이가 집에 있는 큰 전기프라이팬을 학교에 가지고 가겠자고 하기에 그것은
할머니가 작년 10월에 엄마 제사음식 만들려고 사신 것이니 애지중지 아끼므로
너에게 쉽게 빌려주지 않을 거라고 했더니 장모님이 허락을 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대신 준비물을 가져가라고 했더니 이렇게 준비물을 많이 맡아올 줄이야... 흐미~
적당히 눈치껏 맡아오지 누가 엄마아들 아니랄까봐 오지랍도 넓기는... 금요일 밤
11시까지 친구들에게 전화하여 준비물 체크하고 없으면 뛰어가서 슈퍼에서 사오는
걸 보니 마치 집사람 생전 모습을 보는 것만 같다. 그래서 피는 속이지 못하나 보다.

참기름, 간장, 조미료, 식용류를 담아서 가져가느라 냉장고에 있는 요구르트를 모두
비웠는데 찿아보니 마침 집사람이 여행을 다니면서 쓰기 위해 약국에서 얻어 놓은
약을 담는 조그만 플라스틱 병이 있어 밤 11시 30분이 되어서야 준비물을 모두 갖출
수가 있었다. 짐이 많고 비까지 내리는 바람에 내가 학교 교실 앞까지 짐을 들어다
주었다.

우리가 발견하지 못해서 그렇지 일상의 행복은 정말 작은 곳에 있는지 모른다.
언제쯤 쌍둥이자식들 요리 솜씨를 맛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을 수 있으려나?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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