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11일 이사를 간다. 좀 더 살고 싶은데 2년 기한이 지나고 주인집이 들어오겠단다. 2년전 507동에 살 때도 주인집이 들어오겠다고 해서 지금 504동으로 이사를 했는데 나중에 보니 수리를 해서 더 높은 가격에 전세를 주었다. 이번에도 집주인이 수리해서 들어와 살면서 집을 팔겠단다. 약정한 2년 임대차 기간이 끝났으니 연장 여부는 집주인이 맘이고 나가달래니 어쩔 수 없다. 매번 이사 때마다 집없는 설움을 톡톡히 겪는다.

1988년에 결혼해 살면서 참 많이도 이사를 다녔다. 우리집은 딱 세번, 신혼초 부천 고강동 현대아파트와 뒤 이은 광명 철산동 우성아파트 그리고 일산 백마마을 쌍용아파트 511동.... 이후 신도림동 우성아파트 2년, 일산 후곡마을 건영아파트 2년와 주공아파트 2년, 백마마을 극동아파트 2년, 한양아파트 2년, 쌍용아파트 507동 4년, 504동 2년 도합 16년을 남의 집에서 살고 있다. 지난 1991년 철산동 완구가게의 사업실패 이후 지금것 전월세를 전전하며 살고 있다. 장인장모님을 모시고 살다가, 1990년말 장인어른 돌아가시고, 지금까지 장모님 모시고 살며 자식이 셋 게다가 늦둥이 쌍둥이들이 태어나니 집 장만은 엄두도 못내겠다. 그저 흩어지지 않고 좁지만 한 집에서 살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살 뿐이다.

자식들 양육비와 교육비가 가장 큰 부담이다. 자식 한 명을 대학까지 키우는데 2억 3000만원이 든다는데, 세 녀석이나 되는 녀석들 뒷바라지를 어이 할꼬? 이사를 다닐 때마다 다음에는 꼭 집장만을 하리라 다짐을 해보지만 연신 공수표다.

한번 이사를 다닐 때마다 이사비용도 만만찮아 빈곤의 악순환을 거듭할 뿐이다. 자식이 셋에 장모님까지 모시고 살다보니 27평이라지만 왠만한 40평짜리 집 이사 물량이다. 이사 견적을 하러 온 사람들마다 놀란다. "왠 짐이 이리도 많으세요?" 우리집은 책이 많다. 내가 보는 책도 책장 2개 분량이고, 큰애도 책이 많고, 쌍둥이들도 책이 많다. 나와 자식들 옷에 아내가 생전에 쓰던 장롱이 셋이고 화장대며 아내가 쓰던 유품이 고스란히 있어 이번에도 포장이사 비용만 110만원이다. 중개인 수수료에 이것 저것 수리비를 합하면 이사비용이 200만원 훌쩍 넘어간다. 이러니 어지간하면 세입자들이 그냥 전세금 올려주고 눌러서 사나 보다.

불편해도 왠만하면 그냥 살자고 해도 지저분한 것을 못보시는 장모님은 이사를 할 때마다 씽크대며 세탁기 하수구멍 수리, 베란다 방충망 등을 여기저기 고치느라 돈도 꽤 많이 들었다. 그래보아야 주인집만 좋은 일 시키는 것을... 그냥 참고 살자고 해도 단 하루를 살아도 지저분한 것은 딱 질색이신 우리 장모님 성화는 말릴 수가 없다.

다음 2년 뒤를 기약해 본다. 큰애도 올 7월에는 군입대를 한다. 2년 뒤에는 정말로 집을 꼭 장만해야지~~ 남의집살이를 하다 힘들게 내집을 장만한 사람이 입주를 하여 거실 바닥에다 입맞춤을 하는 그 심정이 이해가 된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여자가 남자보다 오래 살아야 된다니까?"
"맞아~ 우리 친정집도 보면 어머니가 먼저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혼자 남아계시니 누구 돌봐주는 자식도 없고 문제더라고~"
"그래서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오래살잖아~"
"그래 맞아, 남자는 챙겨주는 여자가 있어야지, 늙어서 혼자 남으면 애물단지가 된다니까~"
"맞아맞아~ 노인들은 잘 씻지도 않아서 옆에만 가도 역겨운 냄새가 진동한다니까~ 우리 시아버지도 혼자 되신지 3년째인데 평소 몸을 잘 씻으시라도 그렇게 말씀드려도 잘 씻지도 않으셔. 그러니 손자들이 할아버지 몸에서 냄새가 난다고 할아버지 곁에도 잘 안가려고 그래"
"앞으로는 사람이 더 오래 살게 된되잖아. 2030년에는 사람수명이 평균 90살이 될거라는데 우리는 그럼  앞으로 40년을 더 살겠네..."
"어휴~ 징그럽다. 아파서 골골하면서 그리 오래 살면 뭐하냐? 자식들에게 짐만 되지"
"나는 좌우지간 남편보다 오래 살꺼야. 그래야 우리 남편이 애물단지가 되면 안되잖어. 그치 여보?"

지난 일요일, 교회 식당봉사를 갔는데 여자분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나는 싱글대디 직접적인 당사자라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가족 아니 10년, 20년, 30년후 우리 모습일 수 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남의 일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사람들은 불행은 누구에게나 예고없이 닥칠 수 있는 일인데에도 자신에게만은 예외이고 비켜갈 것으로 착각을 하고 사는 불쌍한 존재들이다.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것이 인생인데~~ 당장 내일이 기초단체장과 시도위원, 교육감과 교육위원을 뽑는 선거인데 누가 당선되고 누가 떨어질 줄 어찌 알겠는가? 물론 여론조사나 지지도를 측정하여 당선확률이 높은 사람이 누구일 것이다라는 것은 알지만 항상 예외라는 것이 있고 이변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이 우리네 삶이다. 그래서 인생은 끝까지 희망을 포기해서는 안되는 것인지 모른다.

불과 3개월 전까지만 해도 벤처기업 사장을 하면서 잘 살던 친구가 하루 아침에 와이프가 뇌출혈로 쓰러지고, 회사가 어려워져 지금은 15년째 키워온 회사를 자기 손으로 정리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보았다. 나도 2005년 5월, 평소 건강하여 출산 이외에는 병원을 다녀본 적이 없던 아내가 유방암 말기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진단결과를 들었을 때 처음에는 거짓말을 하는 줄 알았다. 그리고 내가 아내와 사별하게 될 줄을 어찌 생각이나 했겠는가?

그래 다 맞는 말이지, 남자와 여자는 함께 살아야 조화로운 삶이 되지. 가려울 때는 서로 등도 밀어주고, 집에서 목욕을 할 때도 등을 밀어주고 잔 심부름이며, 대화 상대는 부부 이상이 없지. 사람들이 자살을 하고 우울증을 걸리는 이유도 진정한 대화상대가 없어서이겠지. 가장 이상적인 부부 연령차이는 동갑내기라고 하는 것도 상하나 주종이 아닌 친구처럼 격의없이 사는 부부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이 아닐까?

휴~~ 나도 나이 들어서 자식들에게는 짐이 되지 않아야지. 어떻게 해야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을지 차근차근 준비하고 실천해 나가야지. 지난 10년을 돌이켜보면 다가올 10년, 20년, 30년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었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 하나

지난 토요일 농협하나로마트를 갔다. 실내가 더워서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본닛을 열고 오일을 점검하고 나서 본닛을 닫으려니 닫는 방법을 까먹었다. 어떻게 닫지? 본닛을 지지하고 있는 지지대를 흔들어보고 앞으로 밀어보고 살짝 쳐보고, 본닛을 열 때 전면부 옆으로 살짝 밀었던 부분을 다시 밀어보아도 한번 열려진 본닛은 꿈쩍할 생각을 않는다.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니 점점 초조해진다. 지금쯤 장모님과 큰애가 시장을 다 보았을텐데... 창피하더라도 사람들에게 물어볼까? 오늘따라 지나가는 사람도 없다. '아하~ 그렇지! 차량안내서를 보면 되겠구나~' 차에 들어가 실내 사물함을 열어 재빨리 차량설명서를 꺼내 읽어본다. 제길~ 여는 방법은 나와있는데 닫는 설명은 없다. 어떡하지??? 등에서는 식은 땀이 계속 흐른다. 다시 밖으로 나와 무심코 본닛을 손으로 잡고 밑으로 살짝 내려보니 헉~~ 그동안 꿈쩍도 않던 본닛이 그냥 밑으로 스스르 내려온다. 그동안 늘 타고나니던 차량 본닛 하나도 닫을 줄 몰라 헤매는 나는 바보다!

# 둘

"쌍둥이엄마가 남겨놓은 그 많은 빚을 떠안고 갚아나가면서 쌍둥이엄마 전혀 원망하지 않고, 장모님 모시면서 애들 키우며 열심히 사는 당신은 정말 바보다"

아내가 내가 미워서 그렇게 많은 빚을 남겼겠나? 우리 가족 잘 살아보려고 주식에 손댔다 그렇게 된 것을... 또 미워하고 원망해본들 무엇하리~ 좋았던 감정만 간직하고 살아가야지! 나는 바보다!


# 셋

"바보같이 착한 당신을 놓고 가려니 내 마음이 놓이지를 않네"

유방암으로 투병하던 한 여인이 있었다. 남편은 아무것도 할 줄 몰랐다. 아니 그 여인이 워낙 똑소리나게 해버리는 바람에 맡기고 나는 그냥 뒤만 따라 다녔다. 물건을 고를 줄도, 물건을 살때 흥정을 할 줄도 몰랐다. 그 여인은 하늘나라로 가기 전 남편과 시장을 가면 남편더러 물건을 고르고, 흥정을 하라고 시키고 멀찌감치 뒤에서 지켜보았다. 아직도 나는 물건 흥정에 서투르다. 점원이 부르는데서 고작해야 1~2천원밖에 깎지를 못하겠다. 어휴~ 나는 바보다!

# 넷

"차장님! 이자가 입금이 안되었네요. 지금이라도 매달 얼마씩이라도 원금을 갚아주시면 안될까요?"
"이자는 오늘 입금시킬께요. 원금은 개인회생이 끝나면 매달 얼마씩이라도 꼭 그렇게 할께요"
생전에 아내는 마당발이어서 직장에서 따르는 후배들이 많았고 아내는 그 후배들을 끔찍히도 잘 챙겼다. 아내는 나에게 후배들에게 빌린 돈은 꼭 갚아달라고 유언을 했다. 나는 그러겠노라고 했다. 아내가 하늘나라에 간 뒤 나는 아내의 채무에 대해 상속포기선언을 했다. 그렇지만 아내와 했던 약속에 따라 아내가 후배들에게 빌린 돈은 개인회생이 끝나도 원금만이라도 갚아주려 한다. 나는 바보다!

# 다섯

"차장님! 저희 사내근로복지기금 결산이 잘 되었나 검토해 주세요"
"자료를 보내주시면 검토하여 내일 오전에 연락드릴께요"
보내준 자료를 출력해서 집에 돌아와서는 쌍둥이들 숙제며 준비믈을 다 봐주고 재우고 나서 밤 늦도록 책상 앞에 앉아 검토하여 그 다음날 오전에 결과를 알려준다. 대부분은 감사하다고 말하고 끝내지만 일부는 식사라도 대접하겠다는 것을 괜찮다고 전화를 끊는다. 주위에서는 내 생활도 어려운데 그 정도는 돈을 받고 컨설팅을 하라고 말하지만 나는 사내근로복지기금 이 일이 좋아 그냥 도와주고 싶다. 나는 바보다!

# 여섯

사랑하는 여인이 내 곁을 떠났다. 너무 힘들어해서 잡을 수가 없었다. 잡았으면 나를 떠나지 않았을까? 그 여인이 그랬다. 당신은 바보라고....

바보는..... 바라볼수록 보고싶은 사람이라고....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이번주 로또 1등 당첨자가 한명이란다. 당첨금액만 무려 105억874만9800원이다. 지난주에도 당첨자가 한명으로 혼자서 103억7399만7900원으로 독식했는데..... 로또 추첨번호는 6개, 이 추첨 번호 6개를 모두 맞힐 확률은 814만5060분의 1이니 하늘의 도움 내지는 조상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숫자조합이다.

나에게 로또는 희망이다. 지금은 힘들어도 로또에 당첨되면 인생이 역전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산다. 매주 혹은 2주 단위로 로또를 사는데 많이도 아닌 딱 두게임 2000원씩만 산다. 굳이 2를 고집하는 것은 쌍둥이들 때문이다.

지금은 중학교 1학년인 늦둥이 쌍둥이들 때문에 마음 한켠에는 항상 부담이 있다. 늦둥이에다 하나도 아닌 두녀석을 잘 키워야 할텐데, 내가 운 좋게도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정년퇴직을 한다면 녀석들은 그때 대학 3학년이다. 한참 돈이 많이 들어가는 시기에 나는 퇴직을 해야 하니 그 노후 대책을 지금 해놓아야 한다. 또 우리 가족들이 편히 발을 뻗고 잠을 잘 집도 마련해야 한다. 지금 사는 집은 월세부담이 커서 살기에 벅차다. 지금이야 고정적인 급여수입이 있다지만 퇴직 이후에 대비해 우리 가족이 거주할 수 최소한의 주거공간은 한시 바삐 만들어야겠다는 나의 절박감을 로또가 유혹한다.

아내는 생전에 로또를 즐겨 사곤 했다. 빚에 시달릴 때, 유방암 투병을 할 때도 한가닥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로또를 즐겨 샀지만 당첨도 잘 되지 않고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자 그 액수를 많이 줄여나갔다. 유방암 투병중이던 2005년과 2006년 회생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나에게 자기가 먼저 하늘나라에 가면 빚도 갚고 집도 사고 우리 가족이 살 수 있도록 꿈에 나타나 로또 번호를 알려줄테니 잠을 잘 때 꼭 머리맡에 메모장을 두고 자라고 웃으며 말하곤 했다.

그런데 정작 로또를 사놓고서는 거의 맞추어 보지를 않는다. 로또 당첨기한은 6개월인데(이 기한을 하반기에는 1년으로 연장하려고 법개정을 서두르고 있단다) 두달전에 책상 서랍을 정리하다보니 서랍안에 그동안에 사서 모아둔 로또용지가 수북히 쌓여있다. 심지어는 9개월전에 산 로또가 있어 그냥 찢어버렸다. 죽은 자식 머시기 만진다고 지급기한이 넘긴 로또가 당첨된 것을 알면 오히려 내 속만 상할 것 아닌가?

나는 로또를 환상이 아닌 희망을 사는 것으로 생각한다. 싱글대디로 혼자 벌어서 살려니 힘들어도 일주일만 더 참자, 혹시 로또에 당첨될지 모르니 극단적인 선택은 피하고 보자 하며 참고 시간을 끈다. 그러면 일주일전 나를 힘들게 하던 문제도 어느새 풀려져 있곤 한다. 로또에 투자하는 돈은 1년이면 52주 곱하기 2000원이면 104,000원, 내 형편에 적지 않은 돈이지만 대신 극단적인 선택과 절망, 포기를 대신한 소멸성 보험금으로 치부해버리며 즐겁게 산다.
만약에 로또가 당첨되면 어디에 쓸까? 딴마음 생기기 전에 하나님께 십일조부터 바치고 빚도 갚고, 서재가 딸린 집도 장만하고, 대학원도 진학하고, 장모님도 집 한칸 마련해드리고, 아버지께서 전립선암 방사선치료 중이신데 치료에만 전념하도록 병원비도 듬뿍 쥐어드리고, 시골 집도 새로 지어드리고... 상상하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고 잠시나마 행복해진다. 그리고 로또가 아니면  내 힘으로 열심히 돈 벌어서 그렇게 해드리면 되지 하며 분발하게 된다.

이것이 로또가 가진 순기능이 아닐까?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 이야기 하나

분기마다 열리는 학교 동창모임은 항상 부부동반으로 모인다. 함께 다정히 손잡고 오는 모습, 오손도손 대화하며 함께 사는 모습이 부럽다. 자란 가정환경과 생각이 다른 생면부지의 남자와 여자가 만나 결혼하여 20여년이 넘게 함께 살다보니 이제는 서로 눈빛만 보아도 마음을 읽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요즘 건강 때문에 술을 많이 권하지 말라고, 요즘 한약을 먹고 있어 술을 주지 말라고 읍소하는 동창 부인의 마음에서 남편을 사랑하고 건강까지 챙기는 찐한 부부애를 느낄 수 있다. 나는 그저 혼자서 술로서 허전함을 달랠 수 밖에...

# 이야기 둘

나 : "재명아 아빠랑 목욕탕 가자"
재명 : "이번주 안가면 안되요? 이제는 더워서 목욕탕에 안가도 되잖아요"
나 : "그럼 재윤이가 아빠랑 갈거지?"
재윤 : "저도 친구랑 약속이 있어요. 저녁때 집에서 그냥 샤워할래요"
나 : "......."

매주 토요일마다 반복되는 실랑이다. 이제는 녀석들이 컸다고 애비랑 목욕탕에 함께 가려하지 않는다. 사내자식을 둔 아빠들이 가장 뿌듯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들들 앞세우고 목욕탕에 가서 자식들 등 밀어주고, 자식들이 등을 밀어주는 거라는데 나는 이제 이런 즐거움도 끝나가나 보다. 아내 생전에는 일요일마다 아내 따라 목욕탕 가는 것이 지겨웠는데 이제는 거꾸로 함께 목욕탕에 가줄 사람이 그리우니...

# 이야기 셋

"재명재윤아! 아빠 등 좀 밀어주렴"
"저 지금 바쁜데요"
"잠깐이면 되잖아?"
"지금 공부 중이예요"

아내 생전에는 내가 등을 밀어달란 소리를 안해도 내가 샤워를 하면 먼저 와서 때타올로 등을 힘 있게 밀어주었는데 자식들은 애비가 등 좀 밀어달라고 사정을 해도 잘 들어주지 않고 미적거린다. 억지로 떠밀려 와서 등을 밀어도 건성으로 민다. 좀 힘있게 밀라고 해도 힘이 없단다. 자식들에게 부모는 뒷전이고 자신들 일이 우선이다. 그러면서도 자신들 일은 빨리 해달라고 조르고 안해주면 해줄 때까지 옆에 지키고 서서 숨 넘어가게 들볶아댄다. 너희가 해주기 싫은 때가 있는 것처럼 애비도 해주기 싫을 때가 있고, 너희가 바쁜 것 이상으로 애비는 더 바쁘단다.

# 이야기 넷

장거리 운전시 아내 생전에는 조수석은 아내 자리였다. 항상 먹을 것을 미리 준비해서 입이 심심하지 않도록 해주었고, 졸지 않도록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먼 거리도 심심하지 않게 다녀올 수 있었다. 이제 조수석은 막내 차지가 되었는데, 간식을 챙겨주기는 커녕 차에서 냄새가 난다고 투덜대고, 멀미한다고 투정부린다. 간식도 거꾸로 내가 자식들 챙겨 먹여야 한다. 손 하나 까닥하지 않고 대접만 받으려는 자식들! 아빠는 운전하랴~ 억지로 나선 자식들 비위 맞추랴 더 피곤하거든~~

# 이야기 다섯

"내가 없더라도 옷은 항상 깔끔하게 하고 다녀"
"옷차림이 꽤죄죄하면 남들은 마누라없이 혼자 사는 홀애비티를 낸다고 나를 욕할거야"
아내 생전에는 내 옷 코디는 아내 담당이었다. 하늘나라로 가기전 아내는 자신이 없더라도 남에게 홀애비 티를 내지 말라고 옷은 더 잘 챙겨입고 다니라고 신신당부했다. 매일 아침 출근하기 전 양복을 입을 때나 넥타이를 맬 때 고민을 한다. 몇개 안되는 옷을 두고서도 이 색깔 옷을 입으면 어울리려나? 이 옷에 이 넥타이가 어울리려나? 와이셔츠는 무슨 색으로 입을까?

# 이야기 여섯

장모님 : "자네~ 감기 걸렸는가?"
나 : "아~ 예"
장모님 : "자네가 감기걸리면 쌍둥이들에게 곧장 옮기네"
나 : "그래서 병원 가려고요"
장모님 : "내일 아침 일찍 병원에 가소"

쌍둥이들과 57시간 냉전을 치르며 거실에서 이틀간 잠을 자다보니 그만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지난 겨울에도 가기가 안걸렸는데~~ 자업자득인가? 쌍둥이들도 내 옆에 오는 것을 꺼리고 장모님은 쌍둥이들에게 감기 옮긴다고 빨리 병원을 가라고 안달이시다. '휴~ 내 몸 걱정해주는 사람은 없고 다들 감기 옮길까봐 난리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이 한부모의 날이라는 걸 오늘 신문을 보고 알았다. 이런 날도 있었나? 어버이날이 있는데 왜 이런 날을 만들었을까? 한부모날이라고 별 혜택이나 도움도 주지 않으면서 왜 아픈 상처를 건드리는 건지... 어제 쌍둥이들 때문에 속상해서 과음을 하고, 아침고 거르고 나왔더니 마음이 더 아프다. 나이가 들어도 제 물건하나 챙길줄 모르고 손 하나 까닥하지 않으니 뒷 손이 너무 간다.이제는 스스로 알아서 할 나이도 되었을련만...

어제 오후에는 내 급한 원고작업을 해야 하는데도 재윤이가 숙제를 해야 한다기에 컴을 비켜주었더니 인터넷에 들어가 엉뚱한 짓을 하며 시간 보내다 걸려 그러지 말라고 타일렀더니 절대 하지 않았다고 펼쩍 뛰던 녀석~ 금방 검색해보면 인터넷에 들어가 본 리스트들이 줄줄이 다 뜨는데....

그제 저녁에도 요즘 아빠가 힘들다고 조금만 도와달라고 했건만, 1분만 지나면 까먹고 또 장난질이다. 전에는 거짓말은 하지 않던 녀석들이 이제는 얼굴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거짓말까지 하니 화가 난다. 아빠에게는 사실대로 말하고 용서를 빌던 녀석들인데, 화가 나서 밤 11시에 빈 속에 술을 거푸 두잔을 마셨더니 취기가 올라와 매일 카페에 고정적으로 쓰는 글도 한시간 30분이나 걸렸다. 자꾸 오타가 생기고 문장도 연결되지 않는다.

요즘 녀석들 때문에 신경이 쓰이고 마음고생이 많아지니 술도 마시게 된다. 전에는 일주일동안 거의 술을 입에 대지 않고 살았는데 지난주만 벌써 이틀간이나 쌍둥이자식들 때문에 속상해서 술을 마셨다. 술을 마시면 당장은 고통을 잊을 수 있지만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잠시 잊고 있을 뿐이다. 한 일간지 특집보도기사에 따르면 이혼.사별.배우자가출 등으로 혼자 아이를 키우는 한부모(싱글맘.싱글대디)가 10가구 중 하나(8.6%)라고 하니 높은 비율과 나도 그 구성비에 끼었다고 생각하니 좋은 기분은 아니다.

한부모 가정은 수입에서 절대적으로 곤란을 겪게 된다. 혼자 벌어서 자식들 뒷바라지에 가계생활을 꾸려나가려니 저축도 어렵고10명중 3명은 월 10만원 이하를 저축하거나 아예 저축도 하지 못한다고 한다) 가계타격도 심하다. 심지어 건강보험에 가입을 하지 못한 사람도 22%나 된다고 하니 노후 대책은 꿈도 꾸지 못한다. 생계가 안정적이지 못한 상태에서 가족이 덜컥 아프기라도 하면 바로 빈곤층으로 전락해 버린다.

5년전, 아내가 유방암 투병 당시 경제적으로 어려워 뒷바라지를 제대로 해주지 못한 것이 못내 마음이 아팠다. 아직도 뾰족한 대안이 없으니 내 건강은 내 스스로 챙기며 살고 우리 가족 또한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며 산다. 쌍둥이들이 맘을 아프게 해도 그저 커가는 과정이려니 생각하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술도 자제해야지. 내가 아프면 남은 자식들이 힘들어지고 상처가 될테니 지혜롭게 살아야지. 쌍둥이들이야 시간이 지나면 차차 철이 들고 좋아지겠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 하나

장모님 : "언제 이삿짐센터 계약을 하려고 드는가? 이왕이면 빨리 해버리지.."
나 : "제가 알아서 할께요. 견적이 125만원인데, 그래도 한두군데 정도는 더 견적을 받아서 비교해 보고 결정해야죠"
장모님 : "꼼꼼히 잘해준다고 하니까, 빨리 결정했으면 좋겠구먼 그러네, 결정해버려야 내가 마음이 놓이지. 냉장고도 청소해주고, 이사갈 아파트도 청소해준다는데 그냥 이번에 견적을 받은대로 결정을 했으면 좋겠구먼..."
나 : "아직도 이사가 20일이나 남아있잖아요"
장모님 : "이사갈 생각만 하면 걱정이 되어 쌩머리가 더럭더럭 아프다네. 내가 그렇게 하라고 하겠다고 말을 했는대..."
나 : "포장이사를 할꺼니까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장모님 : "자네는 이사가는 것이 뉘집 강아지 이름처럼 쉬운 일인줄 아는가? 이사하는 것이 얼마나 신경쓰이는 일인데..."
나 : "그래서 비싼 돈주고 포장이사를 맡기잖아요"

이사를 할 때면 장모님은 1년전부터 걱정을 하신다. 이사를 가게 될 전월세 집 계약이며 이삿짐센터 계약, 이사갈 집 청소, 이사준비 등 미리 걱정을 하며 계약을 빨리빨리 하라고 재촉하신다. 휴~~ 언제 내집을 마련하여 이런 장모님 이사 스트레스에서 벗어날거나?

# 둘

장모님 : "재윤아! 빨리 나와라"
재윤 : "금방 나갈께요"
장모님 : "아직도 안나오니"
재윤 : "잠깐만요"
장모님 : "빨리 나오라니까..."

농협하나로마트 시장을 나가는데 장모님은 현관문 앞에서 굼뜬 쌍둥이들이 나오기를 지키고 서 있다. 매주마다 반복되는 현상이다.

# 셋

장모님 : "빨리 출발하세"
나 : "너무  이르잖아요"
장모님 : "10시 이전에는 목욕탕을 가야지, 늦게가면 사람도 많고 물이 더러워서 목욕을 못할 정도라니까"
나 : "목욕탕물이야 계속 새 물로 정수가 되어 바꾸어 지는데요"
장모님 : "그래도 물이 틀리다니까 그러네...늦게 가면 사람도 많아 앉을 자리도 없고 정신이 없다니깐..."
 
장모님은 매주마다 목욕탕을 가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어야 일주일간 쌓인 피로가 풀리신다. 그래서 만사 제쳐두고 매주마다 장모님을 모시고 목욕탕을 가야한다. 장모님은 최소한 10시 이전에 목욕탕으로 출발하기를 재촉하신다. 10시가 넘어 출발하면 목욕탕 물이 더럽다고 아예 목욕가는 것을 보이콧 하신다. 그래서 우리집 매주 목욕 D-time는 오전 10시이다.

# 넷

장모님 : "빨리 농협마트 출발하세"
나 : "하던 일 좀 마무리짓고요."
장모님 : "농협도 일찍 가야 싱싱한 물건을 고를 수 있지, 늦게 가면 처진 것만 사게 된다니까"
나 : "물건이야 떨어지면 저온창고에 보관된 야채들이나 물건들이 계속 나오잖아요"
장모님 : "그래도 일찍 가야 싱싱한 것을 골라서 살 수 있지, 늦게가면 남들이 다 고르고 남은 안좋은 것들만 있다니까..."

한번은 일 때문에 늦어 저녁 늦게 농협하나로마트에 들렀다가 상품가치가 처진 것만 남아, 물건 질이 떨어진 것만 사게 되었다고 시장을 보는 내내 뿐만 아니라 그 이후 일주일 내내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 다섯

나 : "오늘 저녁은 칼국수나 먹으로 가죠"
장모님 : "그럼 사람들 오기 전에 일찍 나가야지, 안그러면 한참 줄을 서야 돼네"
나 : "오후 6시 전에만 도착하면 될꺼예요"
장모님 : "그때 가면 밀린다니까~ 더 일찍 출발해야지"

결국 오후 5시 30분에 출발했다.
말이 떨어지면 장모님 재촉과 성화는 알아주어야 한다. 말이 떨어지는 순간 행동으로 옮겨야지 안그러면 행동으로 옮길 때까지 계속 들볶인다.

# 여섯

재명 : "아빠! 우리도 아빠처럼 교통카드를 만들어 주세요"
나 : "나중에 아빠가 시간나면 만들어줄께"
재명 : "내일 당장 친구들과 영화보러 가는데 쓸지 몰라요"
나 : "여지껏 교통카드가 없어도 잘 지내왔잖아?"
재명 : "그때는 없어서 사용할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만들면 쓸지 모르잖아요?"
나 : "알았다. 어디서 만드는데?"
재명재윤 : "GS25나 훼미리마트에 가면 살 수 있데요"
나 : "가장 가까운 GS25나 훼미리마트가 어디 있는지  알아보렴"
재명재윤 : "네"

쌍둥이자식의 재촉도 알아주어야 한다. 심부름을 시키면 동작이 굼떠 수십번을 이야기해야 겨우 움직이는 녀석들인데 자기들이 필요한 것은 숨이 넘어가도록 나를 졸라댄다.

# 일곱

재명 : "아빠~ 마법천자문 책이 새로 나왔어요"
나 : "나중에 농협하나로마트에 가면 사줄께"
재명 : "그전에 사주시면 안돼요?"
나 : "며칠만 참으면 되는데?"
재명 : "그래도 더 일찍 보고 싶어요"
나 : "알았다"

이렇게 나는 성질 급한 가족들 사이에서 매일매일을 들볶이고 산다. 지금 사는 집이 아파트 1층이라 오가는 사람들마다 들볶이는 고성 때문에 매번 고성이 오가니 본의 아니게 우리 동에서는 시끄럽기로 유명한 집이 되고 말았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5월 18일, 쌍둥이들이 다니는 정발중학교 학부모 참관수업에 참석을 하였는데, 도덕수업시간 중 선생님이 가족의 형태를 설명하는데 한 학생이 질문을 한다.

"선생님 한부모 가정이 뭐예요?"
"응 그건, 예전에는 편부 편모가정이라고 했는데, 아빠나 엄마 어느 한쪽이 안계시는 가정을 말한단다"

선생님이 설명을 하는 사이 얼른 우리 재윤이에게 눈길이 간다. 녀석이 행여나 마음에 상처를 입지는 않을지 걱정이 된다. 한부모가정이라면 세상 사람들은 일단 색안경부터 끼고 본다. 한부모 가정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데 말이다. 사고나 질병은 본인 의도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예기치 않게 다가온다. 요즘 회사에서도 암이나 심근경색, 뇌출혈로 사망하는 직원들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잘 나가는 사업이 부도가 나서 한 가정이 일순간에 해체되는 경우도 자주 본다.

요즘은
이혼사유도 다양해지고 이혼율도 급증하고 있고, 또 질병이나 사고로 부모 한쪽이 가족과 헤어져 하늘나라로 먼저 갈 수 있고 한부모가정이 자신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한부모가정이라면 무조건 색안경부터 끼고 보는지... 한부모가정이 앞으로 계속 늘어갈텐데 좀 더 따뜻하게 한부모가정을 바라봐 주었으면 좋겠다. 원래 고통은 주는 사람보다 받는 사람이 수배 아니 수십배 더 크고 아픈 법이다.

학부모 참관수업이나 학부모 상담에 아빠가 온 사람은 눈 씻고 보아도 없고 나 혼자이다.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하는 남들 아빠와는 달리 나는 학부모면담이나 학부모 참관수업에 참석할 수 있을 정도의 여유는 있으니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남들이 수군대면 어떤가? 내가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세상을 정직하게 열심히 살면 되는거지. 아내가 우리 가족과 살기 싫어 하늘나라로 간 것도 아닌데, 되고 싶어서 된 한부모가정이 아닌데 세상 시선에 기죽지 않고 당당히 사는거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 쌍둥이들이 다니는 정발중학교 학부모상담이 있어 다녀왔다. 한 반이 38명~40명인데 학부모 참관수업에 몰려온 엄마들이 무려 25명~30명으로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교육열에 은근히 기가 질린다.

1층 교직원식당에 앉아있어도, 복도에서도, 교실 안에서도 주변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선생님 외에 아빠가 온 사람은 나 뿐이다. 하긴 엄마들이 있으니 아빠들은 직장에서 다들 일하고 있겠지... 엄마들은 삼삼오오 만나면 청운중학교는 어떠니, 국제고가 어쩌구, 특목고가 어쩌구, 내신이 어쩌구, 수행평가가 어떻고~~ 열심히 정보를 나누는데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엄마들(이제 갓 40대 초반에 들어선 것으로 보이는)과 대화를 나누는 것도 쑥스러워 상담차례를 기다리는 내내 쑥맥처럼 자리에 앉아서  천정만 응시하게 된다.

내 나이 39살 늦은 11월에 낳은 늦둥이 쌍둥이들, 한참 어미의 사람을 듬뿍 받고 자랄 시기인데 애비 품에서 홀로 키우려니 녀석들도 힘들고 외롭겠지. 오전에 학부모 참관수업에서 다른  애들보다 키도 왜소하고 어려 보이던 재명이와 재윤이 모습이 자꾸 눈에 어른거린다. 바로 옆에서 같은반 친구들 엄마들이 나누는 대화에서 다른 친구들은 저렇게 엄마들이 열성적으로 뒷바라지를 해주며 키우는데 나는 쌍둥이자식들에게 별로 해 주는 것이 없어 은근히 비교가 되어 부끄럽고 조바심도 생긴다.

먼저 재윤이 1학년 10반 김경림 담임선생님과 상담을 했다. 선생님도 쌍둥이자식이 있고, 반에 쌍둥이들이 셋이나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신다. 최근에 재윤이 표정이 어두워지고 활기를 잃었다고 알려주시는데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재윤이가 중간고사 성적이 기대보다 낮게 나와서인지 중간고사를 치른 이후 혼자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집에서도 자주 볼 수 있었고 말수도 많이 줄어들었음을  느꼈는데 선생님도 그걸 느끼셨구나. 재윤이에게 다음 기말시험도 있으니 자신감을 가지고 준비하라고 격려하고 사랑을 더 쏟아야겠다.

재명이 1학년 13반 백구영선생님은 남자선생님이셨다. 활달하시고 재명이가 성격이 밝고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칭찬해 주시니 다소 마음이 놓인다. 중간고사 성적이 다소 낮게 나와 신경이 쓰이고 마음에 걸린다. 다음 기말고사 때는 잘 해내겠지.

두 분 선생님들이 재명이와 재윤이 성격이나 개성, 장단점 등 면면을 잘 파악하고 계시고 사랑과 정성을 쏟으며 지도해 주시니 마음이 놓이며 시간을 내어 상담을 하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재명이와 재윤이는 문제를 스스로 잘 헤쳐나가는 편이니 훌륭한 선생님들의 지도를 받으며 긍정에너지를 공급받다보면 어려움도 잘 극복해 내리라 믿는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아버지께 10만원을 송금해드렸고, 장모님께는 10만원을 더 드렸다. 아버지는 지난 3월 하순 암수술도 하셨고, 장모님은 한달전 새로 틀니를 하셨기 때문에 주머니 사정이 어려우실 것 같아 마음 같아서는 더 많이 드리고 싶었지만 내 형편이 허락을 하지 않으니 또 다시 내년을 기약할 수 밖에....

아버지는 "네 형편도 어려울텐데 왠 돈을 부쳤냐"고 하시면서도 기분이 좋으신듯 목소리가 밝으시다. 다섯 자식 중에서 직장을 가진 자식은 나 혼자뿐이니 내가 작더라도 매월 꼬박꼬박 생활비를 보내드려야 하는데 개인회생에 세 자식을 키우며 장모님 모시고 살다보니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렇게 부쳐드린 돈을 쓰지 않고 모아두었다가 쌍둥이들 중학교 간다고 필요한 것 사라고 도로 주시고, 명절에 내려오는 손자들에게 용돈으로 주시고... 나도 자식을 키워보니 이제야 부모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 아파도 자식이 걱정할까봐 자식에게는 아프다는 말 한마디 않으시는 아버지, 전립선암이 3기가 되도록 나에게는 말 한나디 않으셨던 아버지, 치질 수술을 받으시고도 나에게는 연락도 않으셨던 아버지, 내가 쓴 책 3권을 안방에 잘 보관해두시고 계시는 아버지!

오늘 한소망교회 찬송 중에 부모는 자식이 힘드록 어려울 때는 기도하고, 자식이 잘 나갈 때는 찬송을 한다는 귀절을 들으며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버지는 내가 잘 나갈 때는 자부심과 보람으로 지켜보셨고 내게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안타까움으로 위기를 극복하도록 기도하시며 늘 자식과 함께 하셨다. 자신과 똑같이 아내의 사별이라는 닮지 않아야 할 부분까지도 똑같이 닮아가는 자식의 모습에 얼마나 힘드셨을까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려온다. 아내가 암투병을 할 때 동생들 사업실패를 수습하느라 이미 신용불량 상태가 되신 아버지는 자신이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해 며느리를 하늘나라에 먼저 보낸 것처럼 아직도 자책하시며 나에게 미안해 하신다.

모 일간지에서 소개한 가장 좋은 효도방법 Best 5에 4위는 부모님께 충분히 용돈을 드리는 것, 3위는 자식들이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것, 2위는 자식들끼리 행복하게 사는 것, 제 1위가 자주 만나고 연락하는 것이라 하였다. 나도 이제부터는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드리지 않아야지, 아프지 말고, 경제적인 위기도 하나하나 극복해 가며, 자주 연락도 드려 부모님이 흐믓하게 미소짓도록 해드려야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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