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부터 5월 3일과, 4일 3일간 쌍둥이들 중간고사일이다. 초등학교 때와는 달리 중학교에 들어간 이후 녀석들이 부쩍 시험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초조해하는 녀석들이 안쓰러워 "공부해라", "벌써 자면 어떡하니?" 등 일체의 지적이나 간섭을 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지켜보고 있다.
휴대폰으로 너무 성적에 스트레스 받지 말라 평소 실력으로 보라고 문자메시지도 보내 본다. 매주 월화수요일은 내가 강남역에서 미래예측과정 수업을 받다보니 집에 오면 빨라야 밤 11시 30분이다. 나도 남들처럼 그저 눈 딱 감고 편하게 살면 되겠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쌍둥이들 뒷바라지를 생각하면 그럴 수가 없어 자리를 박차고 강의장으로 향한다.
자식들과 놀아주고 싶고, 함께 대화도 나누고 싶고, 배드민턴도 함께 치고 싶고, 영화도 자주 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생활이 마음 아프다. 그러고 살기에는 지금 내 생활이 너무 절박하다. 매달 어김없이 돌아오는 채무 변제일, 월세 입금일, 녀석들 학원비 입금일, 매달 장모님께 드려야 하는 생활비며....자식들에게 힘든 내색없이 벌어 빈 곳간을 채워가며 살아가야 하는 현실이 잠시도 다른 곳에 눈길을 주지 못하게 하고 있다.
녀석들이 부쩍 크는 시기라 작년에 입었던 옷들이 이제는 작아 잠을 잘 때면 배꼽이 드러나 보인다. 상의가 손목 위로 올라가고 하의는 발목이 드러난다. 내 눈에는 왜 자꾸 그런 모습만 보이는걸까? 작년 가을부터 지금까지 녀석들 옷 한 벌 변변찮게 사주지 못한 미안함이 그 위에 쌓이며 내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한다. 자식들에게 옷도 사주고 싶고, 맛있는 음식도 사주고 싶고, 자전거도 새걸로 사주고 싶은데 시원하게 해결해주지 못하는 애비 마음은 더 서글프다.
그래도 자식들이 속들은 꽉 차서 애비 힘들어할까봐 용돈 달라는 이야기도, 친구들은 명품 신발에 비싼 메이커 옷을 입고 다닌다고 옷타령, 신발타령을 하지 않고 밝게 커주는 녀석들이 대견스럽고 사랑스럽다. 어려움이 있으면 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가족들끼리 더 단단하게 뭉치고, 물질이 부족하면 아껴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 부족함을 채워가며 살아갔으면 하는데 용케도 이런 애비 마음을 읽고 잘 생활해주는 자식들이 감사하다.
그젯밤 재윤이가 잠을 자다말고 배가 아프다고 내 옆에서 배를 움켜쥐고 힘들어할 때 가능하다면 내가 대신 아파주고 싶었다. 지어미가 하늘나라로 가면서 잘 키워달라고 신신당부한 쌍둥이들, 매일 잠시도 가만히 있지않고 장난하고 싸우는 녀석들의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를 키웠던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아버지 얼굴을 떠올려본다. 그 분들도 나를 내리사랑으로 키우셨겠지. 아버지께 어제 병원진료 마치고 잘 들어가셨는지 암 수술후 아프신 곳은 없는지 안부전화나 해드려야겠다.
싱글대디 김승훈
휴대폰으로 너무 성적에 스트레스 받지 말라 평소 실력으로 보라고 문자메시지도 보내 본다. 매주 월화수요일은 내가 강남역에서 미래예측과정 수업을 받다보니 집에 오면 빨라야 밤 11시 30분이다. 나도 남들처럼 그저 눈 딱 감고 편하게 살면 되겠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쌍둥이들 뒷바라지를 생각하면 그럴 수가 없어 자리를 박차고 강의장으로 향한다.
자식들과 놀아주고 싶고, 함께 대화도 나누고 싶고, 배드민턴도 함께 치고 싶고, 영화도 자주 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생활이 마음 아프다. 그러고 살기에는 지금 내 생활이 너무 절박하다. 매달 어김없이 돌아오는 채무 변제일, 월세 입금일, 녀석들 학원비 입금일, 매달 장모님께 드려야 하는 생활비며....자식들에게 힘든 내색없이 벌어 빈 곳간을 채워가며 살아가야 하는 현실이 잠시도 다른 곳에 눈길을 주지 못하게 하고 있다.
녀석들이 부쩍 크는 시기라 작년에 입었던 옷들이 이제는 작아 잠을 잘 때면 배꼽이 드러나 보인다. 상의가 손목 위로 올라가고 하의는 발목이 드러난다. 내 눈에는 왜 자꾸 그런 모습만 보이는걸까? 작년 가을부터 지금까지 녀석들 옷 한 벌 변변찮게 사주지 못한 미안함이 그 위에 쌓이며 내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한다. 자식들에게 옷도 사주고 싶고, 맛있는 음식도 사주고 싶고, 자전거도 새걸로 사주고 싶은데 시원하게 해결해주지 못하는 애비 마음은 더 서글프다.
그래도 자식들이 속들은 꽉 차서 애비 힘들어할까봐 용돈 달라는 이야기도, 친구들은 명품 신발에 비싼 메이커 옷을 입고 다닌다고 옷타령, 신발타령을 하지 않고 밝게 커주는 녀석들이 대견스럽고 사랑스럽다. 어려움이 있으면 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가족들끼리 더 단단하게 뭉치고, 물질이 부족하면 아껴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 부족함을 채워가며 살아갔으면 하는데 용케도 이런 애비 마음을 읽고 잘 생활해주는 자식들이 감사하다.
그젯밤 재윤이가 잠을 자다말고 배가 아프다고 내 옆에서 배를 움켜쥐고 힘들어할 때 가능하다면 내가 대신 아파주고 싶었다. 지어미가 하늘나라로 가면서 잘 키워달라고 신신당부한 쌍둥이들, 매일 잠시도 가만히 있지않고 장난하고 싸우는 녀석들의 커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를 키웠던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아버지 얼굴을 떠올려본다. 그 분들도 나를 내리사랑으로 키우셨겠지. 아버지께 어제 병원진료 마치고 잘 들어가셨는지 암 수술후 아프신 곳은 없는지 안부전화나 해드려야겠다.
싱글대디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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