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4일, 21년 동안 다니던 KBS사내근로복지기금을 사직하고 사내
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설립하여 홀로서기를 시작하였다. 기업들의 요청
으로 컨설팅을 다니면서 관계자들을 만나면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었다
고 하니 이구동성으로 "아니 그 좋은 신의 직장을 왜 그만두셨어요?",
"노후대책은 해두신 거예요?"라고 묻는다. 특히 여직원들은 "사모님이 회
사를 그만두겠다고 하실 때 그렇게 하라고 동의해 주시던가요?"하며 묻는
다. 나같은 경우 가장이 회사를 그만두면 전업주부인 아내로서는 당장 생
계문제를 고민해야 하니 여직원들로서는 초미의 관심사였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회사라는 울타리가 든든한 보호막이 되지만 때론 활동영역면에 있어 제약
이 되기도 한다.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했던 다방면
에 걸쳐 전방위로 활동을 넓혀오며 퇴직 후의 제2의 생활을 염두에 두었던
나에게는 회사라는 울타리가 점점 제약으로 다가오기 시작하면서 나도 이
제는 내가 하고자 했던 일을 할 때가 아닌가 고민하기 시작을 했고 이를 과
감히 행동으로 옮겼다. 지난 11월 21일 취업포털 커리어가 직장인 724명을
대상으로 이직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직의 사유로,
‘연봉’(24.8%)이 1위를 차지했고, 2위가 ‘복지’(17.5%), 3위는 ‘잦은 야근’
(14.9%), 4위는 ‘과도한 업무량’(14.1%), 5위 ‘희망퇴직 권고’(13.8%), 6위
‘인간관계 트러블’(7%), 7위 ‘잦은 회식’(3.6%), 8위 ‘적성에 맞지 않아서’
(3.5%)의 순이었다
전 직장은 참 좋은 직장이었다. 주민등록이 2년 늦게 되어 있었고 정년연장
이 되었으니 적어도 7년은 아무 문제없이 더 다닐 수 있었다. 대부분의 다른
공기업들처럼 임금과 복지제도가 연공서열형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시간이
지나면 직급과 호봉이 올라 연봉이 오르고 복리후생 또한 매년 오르는 구조
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과 임금과 복지를 맞바꾼 셈이다. 지난 내 삶을 되돌
아보니 자식들 뒷바라지하고 생계를 책임지느라 늘 일에 쫓기며 살았던 기
억밖에 없었다. 매일 야근에다 퇴근하면서도 집에 일거리를 싸가지고와서
밤을 세워 일했고, 휴일에도 출근해서 일을 하거나 집에서 일을 했다. 홀가
분하게 여행이나 영화감상 등 나만의 시간을 보낸 적이 거의 없었다.
퇴직후 지난 한달간 근로복지공단 선진기업복지지원단 사내근로복지기금
컨설팅을 하면서 많은 중소기업을 상담할 수 있었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
에 비해 떨어지는 임금과 복지제도가 종업원들의 가장 큰 이직사유라는 것
을 인지하고 있었고 종업원 이직율을 낮추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지
만 막상 방법과 재원 때문에 망설이고 있었다.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 권유
에 큰 반응을 보이기도 했고 일부는 도입을 결정하기도 했다.
카페지기 김승훈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02-2644-3244)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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