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특집] 가족친화경영
SKC & C, 어린이집 늘리면서 층수제한 벽 부닥쳐
여성부 등 정부부처에 민원제기…설치규정 바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에스케이씨앤씨(SKC & C) 건물 3층에 위치한 '늘푸른 어린이집'은 요즘 확장 공사가 한창이다. 좀더 많은 직원들이 어린 자녀를 맡길 수 있게 하기 위해 어린이집 수용 인원을 늘리기로 하고, 실내 놀이터와 보육실 같은 시설을 키우기 위해서다. 어린이집 넓이를 136㎡에서 257㎡로 늘리고, 방음 및 공기정화 시설도 정비한다. 2010년 신입생을 받는 내년 3월 이전에 끝내기 위해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확장 공사가 끝나면, 늘푸른 어린이집의 수용 인원은 76명으로 늘어난다. 지금은 49명이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에스케이씨앤씨도 비용 절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어린이집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는다. 어린이집이라는 점을 고려해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고,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이곳에 자녀를 맡기고 있거나 내년부터 맡길 예정인 직원들이 수시로 둘러보며 '감독관' 구실을 하고 있다.
'임직원 자녀의 웃음이 회사 생산성을 높인다'는 경영 전략에 힘쓰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회사가 직원 자녀를 위해 신경을 쓰면, 직원도 회사에 남다른 애정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에스케이씨앤씨의 경우,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직원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자녀 보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어린이집에 남다른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업체 이준호 차장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직원은 출근 때 표정과 일하는 분위기가 남다르다"며 "아이를 회사 어린이집에 맡기니 믿고 일에 집중할 수 있고, 아이는 엄마나 아빠가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아 편안해한다는 게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직원들의 한결같은 경험담"이라고 말했다.
에스케이씨앤씨는 사내 어린이집 이용을 원하는 직원의 증가 추세에 맞춰 2007년 말 시설을 확장하고 정원을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정원이 50명을 넘는 어린이집은 반드시 1층에 둬야 한다는 영·유아 보육법 시행규칙의 어린이집 설치 기준 때문에 허가가 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건물 구조 때문에 어린이집을 1층으로 옮길 수도, 어린이집 확장을 포기할 수도 없었다.
이에 여성부와 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에 '어린이집 설치 기준 때문에 회사가 직원들의 자녀 보육 문제 해결을 해주고 싶어도 못하니 사내 보육시설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해주거나 별도의 기준을 마련해 달라'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사설 보육시설 쪽의 훼방도 심했다. 이에 청와대, 규제개혁위원회, 인권위원회, 노동부 등에도 민원을 제기하고, 정철기 사장이 직접 정부 부처 담당자를 만나 설득하기까지 했다. 결국 정부는 에스케이씨앤씨의 민원을 받아들여 지난 7월 영·유아 보육법 시행규칙을 개정했다. 개정된 어린이집 설치 기준에 따라 에스케이씨앤씨는 사내 어린이집을 3층에 그대로 둔 상태로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에스케이씨앤씨는 내년 3월에 어린이집 수용 인원을 늘리면서 운영방식도 개선하기로 했다. 우선 자녀를 어린이집에 둘 수 있는 기간이 2년에서 4년으로 늘어난다. 5살이 돼 유치원에 보낼 수 있을 때까지 어린이집에 둘 수 있게 한 것이다. 보육교사도 10명에서 15명으로 늘린다. 특히 내년부터는 장애아 전담 교사도 배치해, 장애 자녀를 둔 직원도 이용할 수 있게 하기로 했다. 이 밖에 아모레퍼시픽은 서울, 수원, 용인에 각각 25명 정원의 사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우리은행은 출산 때 장려금을 주는 등 보육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 지난 7월 보육법에 무슨 일이…
사내 어린이집 운영 쉽게 기준 완화
지난 7월 개정된 영·유아 보육법 시행규칙은, 정원 50명 이상의 어린이집 설치 기준을 대폭 완화해 사내 어린이집을 쉽게 만들거나 확장할 수 있도록 했다. 우선 어린이집 위치를 1층으로 옮기지 않고도 정원을 50명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 이전에는 정원을 50명 이상으로 늘리려면 반드시 1층에 있어야 했다. 정원 50명 이상의 어린이집에 의무화돼 있는 놀이터 설치 기준도 '총정원×2.5㎡'에서 '같은 시간대에 놀이터를 이용하는 아동수×3.5㎡'로 완화됐다. 주로 도심 고층 건물에 입주한 기업들이 이전보다 손쉽게 정원 50명 이상 규모의 사내 어린이집을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SKC & C, 어린이집 늘리면서 층수제한 벽 부닥쳐
여성부 등 정부부처에 민원제기…설치규정 바꿔
확장 공사가 끝나면, 늘푸른 어린이집의 수용 인원은 76명으로 늘어난다. 지금은 49명이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에스케이씨앤씨도 비용 절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어린이집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는다. 어린이집이라는 점을 고려해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고,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이곳에 자녀를 맡기고 있거나 내년부터 맡길 예정인 직원들이 수시로 둘러보며 '감독관' 구실을 하고 있다.
'임직원 자녀의 웃음이 회사 생산성을 높인다'는 경영 전략에 힘쓰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회사가 직원 자녀를 위해 신경을 쓰면, 직원도 회사에 남다른 애정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에스케이씨앤씨의 경우,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직원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자녀 보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어린이집에 남다른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업체 이준호 차장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직원은 출근 때 표정과 일하는 분위기가 남다르다"며 "아이를 회사 어린이집에 맡기니 믿고 일에 집중할 수 있고, 아이는 엄마나 아빠가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아 편안해한다는 게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직원들의 한결같은 경험담"이라고 말했다.
에스케이씨앤씨는 사내 어린이집 이용을 원하는 직원의 증가 추세에 맞춰 2007년 말 시설을 확장하고 정원을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정원이 50명을 넘는 어린이집은 반드시 1층에 둬야 한다는 영·유아 보육법 시행규칙의 어린이집 설치 기준 때문에 허가가 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건물 구조 때문에 어린이집을 1층으로 옮길 수도, 어린이집 확장을 포기할 수도 없었다.
이에 여성부와 보건복지부 등 관련 부처에 '어린이집 설치 기준 때문에 회사가 직원들의 자녀 보육 문제 해결을 해주고 싶어도 못하니 사내 보육시설에 대해서는 예외를 인정해주거나 별도의 기준을 마련해 달라'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사설 보육시설 쪽의 훼방도 심했다. 이에 청와대, 규제개혁위원회, 인권위원회, 노동부 등에도 민원을 제기하고, 정철기 사장이 직접 정부 부처 담당자를 만나 설득하기까지 했다. 결국 정부는 에스케이씨앤씨의 민원을 받아들여 지난 7월 영·유아 보육법 시행규칙을 개정했다. 개정된 어린이집 설치 기준에 따라 에스케이씨앤씨는 사내 어린이집을 3층에 그대로 둔 상태로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에스케이씨앤씨는 내년 3월에 어린이집 수용 인원을 늘리면서 운영방식도 개선하기로 했다. 우선 자녀를 어린이집에 둘 수 있는 기간이 2년에서 4년으로 늘어난다. 5살이 돼 유치원에 보낼 수 있을 때까지 어린이집에 둘 수 있게 한 것이다. 보육교사도 10명에서 15명으로 늘린다. 특히 내년부터는 장애아 전담 교사도 배치해, 장애 자녀를 둔 직원도 이용할 수 있게 하기로 했다. 이 밖에 아모레퍼시픽은 서울, 수원, 용인에 각각 25명 정원의 사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고, 우리은행은 출산 때 장려금을 주는 등 보육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
■ 지난 7월 보육법에 무슨 일이…
사내 어린이집 운영 쉽게 기준 완화
지난 7월 개정된 영·유아 보육법 시행규칙은, 정원 50명 이상의 어린이집 설치 기준을 대폭 완화해 사내 어린이집을 쉽게 만들거나 확장할 수 있도록 했다. 우선 어린이집 위치를 1층으로 옮기지 않고도 정원을 50명 이상으로 늘릴 수 있다. 이전에는 정원을 50명 이상으로 늘리려면 반드시 1층에 있어야 했다. 정원 50명 이상의 어린이집에 의무화돼 있는 놀이터 설치 기준도 '총정원×2.5㎡'에서 '같은 시간대에 놀이터를 이용하는 아동수×3.5㎡'로 완화됐다. 주로 도심 고층 건물에 입주한 기업들이 이전보다 손쉽게 정원 50명 이상 규모의 사내 어린이집을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출처 : 한겨레 | 입력 2009.11.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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