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녀석들 학원수업을 마친후 시장을 보기 위해 쌍둥이들을 앞세우고 근처 대하마트를 갔다.
장모님께서 쥬스를 만들어야 하는데 쥬스(당근쥬스 또는 오렌지쥬스)가 딱 떨어졌다고 오는 길에 사오라고 신신당부를 하신다.

마트를 간 김에 키위도 두 봉지, 바나나도 한 송이, 포도쥬스, 오렌지쥬스도 사고 쌍둥이들 간식으로 쵸코렛우유도 샀다. 자식들은 입이 점점 까다로워져 쥬스도 100%가 아니면 안먹는다. 녀석들은 일주일마다 먹는 것은 잘 챙겨주니 애비가 재벌인줄 안다.

나 : "얼마예요?"
캐셔 : "34,160원입니다."
나 : (헉~~ 왜 이리 금액이 많지?)

지갑에서 현금영수증카드, 대하마트 회원카드와 함께 현금으로 35,000을 결재하고 나서며 영수증을 살펴보려는데 막내가 말을 건다.

막내 : "아빠! 영수증 좀 주세요"
나 : "왜?"
막내 : "학교 숙제로 바코드를 조사해야 해요"
나 : (별 숙제도 다 있네... 하긴 영재반은 별 요상한 숙제들이 많으니...) "다 보았으면 영수증 다오."
막내 : "아빠는 영수증을 다 모으세요"
나 : "응, 아빠는 가계부를 쓰잖아"

신호등을 건너기 전, 아무리 생각해도 돈이 너무 많이 나왔다.
신호를 기다리며 영수증 품목을 하나하나 점검하니 이상한 품목 2개와 4,000원이 눈에 띈다.

나 : "명이 윤이, 구슬 쵸코렛이 뭐야? 너희들 이것 샀니?"
쌍둥이 : "아뇨, 저희 모르는데요?'
나 : "그래, 왜 사지도 않은 것이 찍혔지? 너희 정말 안 산거지?"
쌍둥이 : "네"
나 : "알았다. 아빠 마트에 다시 가서 알아보고 올께"

다시 발길을 돌려 대하마트로 갔다. 가는데 길 건너편에서 쌍둥이들이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나 : "방금전 영수증인데요, 구슬 쵸코렛을 사지 않았는데 왜 포함되어 있죠?'
캐셔2 : "아~~ 1번창구로 찍혀있으니 1번 창구로 가서 확인해 보시죠"
나 : "이건 뭐죠?'
캐셔1 : "아~~ 그거요. 아까 자식들이 와서 계산에 포함해 달라고 했는데"
나 : "......"

신호등을 건너오니 쌍둥이 녀석들 당황한 얼굴이 보인다.

쌍둥이들 : "아빠~ 죄송해요"
나 : "아까 아빠가 샀냐고 물었잖아? 그때 안샀다고 했잖아?"
쌍둥이들 : "저희가 잘못했어요"
나 : (영수증과 현금소득카드, 대하마트 회원카드를 주며) 지금 즉시 반품해와라"

녀석들이 재빨리 가서 현금으로 4000원을 반품해 온다.
그 결과요? 집에 도착하자마자 두 녀석을 안방으로 소집시켰다.

나 : "너희들이 무얼 잘못했지?"
쌍둥이들 : "아빠 몰래 구슬 쵸코렛을 샀고요, 아빠가 샀느냐고 물었을 때 안샀다고 거짓말을 했고요, 재차 물었을 때도 거짓말을 또 했어요"
나 : "아빠가 제일 싫어하는 게 뭐지?"
쌍둥이들 : "거짓말하는 거요"
나 : "맞아, 너희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세계를 이끌어나갈 리더들인데, 이렇게 거짓말믈 하면 되겠니? 자식이 잘못을 했을때 좋은 아빠라면 어떻게 해야 하지?"
쌍둥이들 : "바로잡아주셔야 해요"
나 : "그럼, 매를 맞아야겠지?"
쌍둥이들 : "네"
나 : "몇대 맞을래"
쌍둥이들 : "...."
나 : "너희가 정하지 않으면 아빠가 정한다"
쌍둥이들 : "열대요"
나 : "그럼, 한사람씩 빨리 엎드려"

두 녀석 결국 효자손으로 엉덩이 열대씩 맞고 잤다. 지 어미 사랑도 받지 못하고 크는 자식들 가급적 체벌도 하지 않고 사랑으로 감싸고 잘 키우려 하는데 녀석들이 협조를 안해주네... 이것도 녀석들이 성장해가는 과정이겠지... 그런데 쌍둥이들 엉덩이를 때려주고나니 왜 이리 내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날까?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요즘 쌍둥이녀석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변화를 느낄 수 있다.

첫째는 자신들 고집이 강해졌다. 예전에는 아빠가 눈을 부릅뜨면 꼬리를 내리던 녀석들이 이제는 굽히지 않고 자신들 주장을 펼친다(요녀석들 봐라~~ 많이들 컸네...)

둘째는 매일 아침에 머리를 감으려 든다. 아침에는 추워서 감기에 걸리기 쉬우니 저녁에 머리를 감고 자라고 아무리 말을 해도 막무가내이다. 밤에 머리를 감고 자면 머리에 새집이 지어진단다.(어??? 녀석들이 그럼 이제는 외모에 신경을 쓴다는 거네)

셋째는 옷도 제법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신발도 메이커를 따지고 옷도 디자인과 메이커를 본다. 저녁이면 추우니 학원에 갈때 잠바를 입고 가라고 해도 싫단다.(짜식들~~ 겉멋이 들어가나???))

넷째, 간혹 얼굴에 여드름이 한두개 보인다.

그렇지않아도 지난주 목욕탕에서 녀석들 몸무게를 재니 형인 재명이는 42.3킬로, 동생인 재윤이는 43.7킬로이다.(태어날 때부터 동생이 몸무게가 더 나갔는데 지금도 동생이 몸무게가 더 나가네...) 이제는 두 녀석 몸무게를 합치면 애비보다도 더 많네...녀석들 어릴 때는 내가 양팔에 두 녀석을 안고 돌아다녔는데... 녀석들 잠잘 때 허벅지와 발을 보면 마치 어른처럼 느껴진다. 이제는 녀석들을 들어 잠자리를 제대로 잡아주려면 진땀을 쏟아야 한다.

바야흐로 두 녀석이 사춘기에 들어선 것 같다. 심증은 가는데 물증이 없다. 그러나 앞으로는 슬슬 많은 변화가 다가오겠지...고집도 점점 쎄질거고, 애비는 점점 힘이 약해지는데 반대로 녀석들은 힘도 쎄지겠지. 혼자서 두 녀석을 상대하려니 점점 부담은 되네. 짜식들~~ 그래도 난 너희들 애비다!! 까불면 다친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재윤 : "아빠에게 꼭 드릴 이야기가 있어요."

나 : "뭔데?"

재윤 : "아빠 꼭 들어주셔야 해요"

나 : "그거야, 아빠가 윤이 이야기를  들어보고 판단해야지"

재윤 : "저, 아빠가 들어주신다면 라페스타 가는 것도 포기할 수 있어요"

나 : "그래?"

재윤 : "그리고, 중간고사 성과급 28,000원 포기할 수 있어요"

나 : "......"

대체 뭘까? 중간고사를 보기 한달 전부터 그렇게 허락해 달라고 목을 매며 부탁하던 친구들과 라페스타에 가서 노는 계획도, 피같이 생각하는 중간고사 성과급 28,000원 용돈을 받는 것도 포기하겠다는 그 것이... 점점 궁금하지만 내심 녀석의 작전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음을 지어 보였다.

재윤 : "그건.....아빠가 저희 중학교에 들러가면 휴대폰 사주신다고 약속하셨잖아요"

나 "그랬지"

재윤 : "그 휴대폰을 지금 사주시면 안되요?"

나 : "음~~~ 왜 지금 휴대폰이 갑자기 필요할까? 아빠에게 지금 휴대폰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아빠를 설득해 보렴. 아빠가 재윤이 말을 듣고 생각해 보마"

재윤 : "첫째는 학원 영어수업시간에 선생님이 휴대폰으로 영어단어 뜻과 영어단어를 빨리 찿으라고 하시기 때문이고, 두번째는 영재반 친구들과 자주 연락을 해야 하는데 제가 휴대폰이 없으니까 서로 연락을 하는데 어려움이 많아요"

나 : "학원수업시간에 휴대폰으로 영어사전을 찿으라고 하시니? 사전으로 찿아보면 되잖아?"

재윤 : "영어사전을 가지고 다니려면 가방이 무겁고 한글로 영어단어를 찿아야 할 때도 있거든요?"

나 : "음~~~ 글쎄. 그건 아빠 혼자서 결정하기 어려우니 할머니랑, 형아랑 상의한 후 결정하여 알려주마. 그러면 되겠지?"

녀석들이 3년전부터 휴대폰을 사달라고 매달리는데 중학교에 입학하면 사주겠다고 꿋꿋하게 지켜왔다. 다른 애들은 휴대폰이 있는데 녀석들은 없으니 불편하겠지... 그렇지만 지금 휴대폰을 사주면 게임하고 가지고 노느라 관리가 안될텐데, 그렇다고 무한정 휴대폰을 안사줄 수는 없는 일이고... 지금 녀석들에게 휴대폰이 꼭 필요할까? 그리고 사주어야 한다면 언제 사주어야 하나? 새로운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재윤 : "아빠 아빠~~기뻐해주세요"

나 : "무슨 일인데 그리 호들갑이니?"

재윤 : "아빠! 제가 이번 중간고사에서 평균 99점으로 전교에서 일등났어요. 딱 한 문제를 틀려 올 100점을 놓쳤어요. 억울해 죽겠어요."

나 : "그래, 우리 윤이 정말 잘했다"

재윤 : "아빠~ 약속 잊지마세요"

나 : "무슨 약속?"

재윤 : "아시잖아요? 시험 잘 보면 용돈외 특별성과급 주시기로 약속하셨잖아요. 전체 1등은 15,000원, 반에서 1등은 10,000원, 과목당 100점이면 1000원씩...합계 28,000원이예요"


작년 9월부터 매월 기본용돈으로 월 만원씩 주기로 쌍둥이들과 결정을 하면서 이와 별도로 특별성과급 조건을 내걸었다. 즉, 학년 전체 1등은 15,000원 반에서 1등은 10,000원, 반에서 2등은 5000원, 그리고 과목당 100점이면 각각 1000원씩을 내걸었는데 이번에 재윤이가 전체 1등, 반에서 1등 네 과목 중 세 과목에서 100점을 받아 특별성과급을 싹쓸이하게 되었다.

나중에 재윤이에게 조용히 물었다.

나 : "윤아, 선생님께서는 뭐라 하시더냐?'

재윤 : "선생님께서 신기하시데요. 제가 1학기 중간고사에서는 반에서 3등, 기말고사에서 반 1등을 할  때만해도 신기했는데, 이번에는 또 다시 6학년 전체에서 1등을 한 걸 보시고는 너 참 신기하구니 그러셨어요"

나 : "그래, 그건 아빠도 그래. 이번 중간고사 문제가 많이 어려웠니?"

재윤 : "몇 문제는 어려웠어요. 대부분 친구들이 그런 문제에서 많이 틀렸어요"

나 : "재윤이는 엉뚱한데가 많아서 잘 썼구나. 다른 친구들은 달달 외워서 쓰는데 외워서 쓰는 문제는 틀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쓰기가 어렵지. 그런데 재윤이는 답을 잘 쓴 비결이 뭐니?"

재윤 : "저는 평소에 생각을 많이 하잖아요. 왜 그럴까? 더 나은 방법은 없을까? 외워서가 아닌 생각을 많이 하고 쓰니 당연히 답을 잘 썼죠"

나 : "그렇구나"


재명이와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 : "명아, 성적이 나왔니?'

재명 : "네, 수학은 100점이예요. 사회와 과학은 96점인데 국어를 86점을 받는 바람에 평균이 94.5점이예요"

나 : "그럼 반에서 몇등이니?"

재명 : "반에서 2등이나 3등 할꺼예요"

나 : "그래도 수학을 100점 맞은 건 대단하다. 잘했다 우리 명이. 다음 기말고사 때는 아빠가 우리 명이 실력발휘 기대해도 되지?"

재명 : "네"

내가 녀석들에게 의도했던 바가 바로 이런 것들이었다. 다소 엉뚱한 이야기도 들어주고, 무엇을 해달라고 요구하면 서로 토론하여 논리적으로 아빠를 설득해서 내가 수긍을 해야만 들어주곤 했다. 무조건 '공부해라' 보다는 '너희는 유전적으로 엄마, 아빠의 가장 좋은 면을 받고 태어났으니 세계의 리더가 될 수 있다', '숙제와 공부는 끝내놓고 놀아라', '우리 가족은 각자 역할에서 충실하지 못해 서로 짐이 되지 않도록 하자' 하며 잘한 점은 잘한 부분을 찍어 칭찬해주고, 격려하고 할 수 있다는 자긍심을 심어주고, 자율성을 최대한 인정해 주었다.

강제로 하는 공부는 효율성이 높지 못한다는 것, 애비가 일을 즐기며 하듯 공부도 즐기면서 하도록 해준 효과가 이제야 서서히 나는 걸까?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퇴근길에 휴대폰으로 전화가 걸려온다.

재윤 : "아빠, 오늘 통닭 한마리 사주세요"
나 : "왠 통닭?"
재윤 : "내일 영재반 멘토링 수업이 있는데, 제가 준비물로 닭 한마리 통뼈를 가져가야 해요"
나 : "끙~~ 알았다"

퇴근하여 집으로 오는 길에 치킨집을 들러 통째로 튀긴 닭을 사려니 없단다. 프랜차이즈 본점에서부터 아예 치킨재료가 네토막으로 잘려서 나온다고 한다. 몇군데를 들러 겨우 한 집에서 통으로 된 훈제치킨을 살 수 있었는데 일반 치킨보다 가격이 비쌌지만 두 녀석이라 두 마리를 사가지고 왔다. 녀석들을 키우면서 몸에 밴 항상 두개씩 사던 습관이다.

학원이 끝나는 시간에 학원을 들렀더니 원장님 얼굴에 스트레스가 쌓여있다.
원장님 : "재윤 아버님, 오늘 재윤이와 상담을 했어요"
나 : "무슨 일이죠?"
원장님 : "어제 영어수업 시간에 내일 국과사 시험 때문에 자습을 하도록 배려해 주었는데 재윤이가 오늘도 자습하게 해달라고 선생님께 이의를 제기하고 따졌다고 합니다. 요즘 재윤이가 사춘기라 자기주장이 강해서 잘 따지곤 합니다"
나 : "제가 재윤이와 대화를 해보겠습니다."

백마공원을 지나 걸어오면서 재윤이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 : "오늘 시험 잘 보았니?"
재윤 : "네, 잘 본 것 같아요"
나 : "재명이는?"
재명 : "저도 잘 보았어요"
나 : "그래 다행이다. 아빠가 무척 궁금했는데... 그런데 오늘 원장님이 재윤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하시던데 무슨 일이 있었니?"
재윤 : "아빠! 저, 무지 억울해요. 제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거든요. 옆에 있던 친구 **가 수업시간에 그런 말을 했는데 영어선생님은 제가 그런 말을 한 것으로 오해를 하고 계세요. 원장님께 가서 사실대로 말하려고 해도 원장님도 제가 자꾸 변명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계세요. 저, 정말 안했거든요. 저 진짜 억울해요"
나 : "정말, 재윤이가 그런 말 안했니? 아빠에게는 사실대로 이야기를 해야 돼"
재윤 : "네, 맹세해요. 저, 정말 그런 말 안했어요"
나 : "그럼 됐다. 아빠는 우리 재윤이 말을 믿는다. 됐지?"
재윤 : "네"

그제서야 얼굴이 환해지는 녀석. 집에 도착하여 치킨을 꺼내 보여주며 한마리를 먹으라고 했더니 얼굴이 더욱 밝아진다. 하긴 한달전부터 '치킨이 먹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던 녀석들이다.

재윤 : "와~~ 비싼 **치킨이네. 아빠! **치킨은 비싼데 그냥 싼 일반 튀김치킨으로 사오셔도 되는데 이런 비싼 치킨을 사오셨어요?"
나 : "재명이와 재윤이는 커서 우리나라 큰 리더가 될 사람들인데 아무것이나 막 먹일 수 있나"
 
같은 말이라도 상대에게 힘을 솟게 하고 희망을 주고 자긍심을 주는 말이 있고 상대를 절망에 빠뜨리는 말이 있다. 똑같은 상황에서 나는 쌍둥이자식들에게 희망과 자긍심을 심어주며 신뢰와 사랑을 느끼도록 해주고 싶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이 녀석들 초등학교 마지막 중간고사일이다. 녀석들이 벌써 6학년이구나!
쌍둥이들을 너무 늦게 낳았다고, 언제 키워서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졸업을
시킬까 노심초사하며 조바심을 내곤 했었는데 이제 몇달 안있으면 중학생이 된다.

자식이 중간고사를 치르면 부모도 함께 중간고사를 치른다. 매번 학교 중간고사,
기말시험때마다 전과 하나를 놓고 서로 학교에 가져가서 공부하겠다고 다투며
싸우고 울고가곤 해서 애비 속을 아프게 하곤 했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과목별로 나누어 가져간다. 이제 철이 들어 가는 걸까? 녀석들이
하나 둘씩 나에게 의존하던 것에서 떠나 스스로 자립해가는 모습을 기뻐해야
할텐데 오히려 내 안에서 뭔가 허전함을 느끼게 되는 무슨 이유일까?

다른 집 애들은 과외다, 레슨이다 밤 늦게까지 공부를 시킨다는데 나는 달랑
종합반 하나 보내고 있다. 신문지상에서는 연일 외국어고와 자립형사립고,
국제고 기사로 넘쳐난다. 외고나 자립형사립고를 보내려면 돈이 많이 든다는데
두녀석이라 학비 부담도 걱정이다. 일산에도 특목고 바람이 거세서 초등학교
5학년 성적부터 특목고 내신성적에 반영이 된다고 학부모들, 특히 엄마들의
성화가 대단하다.

열등한 경제적 환경을 극복하려면 공부를 즐기는 마음자세와 자신의 열정이
있어야 하는데 내가 녀석들에게 해줄 수 있는 건 경제적 지원은 어렵고 매사를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노력하며 사는 삶의 자세이다.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히 살아가는 모습, 매일 밤 늦도록 원고 쓰며, 글 쓴다고 책상에 앉아 있으면
중간에 화장실을 가기위해 안방을 나오는 녀석들과  얼굴을 마주치게 된다.
그때마다 졸린 문을 비비며 내 곁으로 다가와 "아빠! 아직까지 안주무셨어요?  일찍
주무세요"하며 걱정해주는 말 한 마디에 나는 다시 힘을 얻는다.

언젠가 누가 "아빠가 가장 자랑스러울 때가 언제니?"하고 물으니 "우리 아빠는
책을 쓰시고, 많은 직장인들 앞에서 강의도 하시며 항상 열심히 공부를 하세요.
우리 아빠는 사내근로복지기금은 대한민국에서 최고전문가예요" 라고 당당히
말하는 것을 듣고는 내가 살았던 지난 삶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느낀다.

아직까지는 쌍둥이자식들에게 공부하라는 말을 꺼내지 않고 있다.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가면 질리도록 공부를 해야할텐데 미리부터 녀석들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다. 아침에 깨울 때도 "리더가 될 사람은 스스로 판단해서 결정하고
행동에 옮기는 사람이야"하면 스스로 일어난다. 지금 부족한 것을 내 열정으로
채워줄 것이다. 나는 쌍둥이자식들을 믿는다. 그리고 사랑한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재윤 : "아빠, 저 이번에 안경테를 좀 바꾸었으면 해요. 안경테가 부러졌어요"

재명 : "그건 네 잘못이 커. 너는 잠잘 때 안경을 바닥에 잘 두고 자잖아. 그러니까 깜깜한 밤에 다른 사람이 지나가다 네 안경을 밟아버리잖아"

나 : "좋아 그러면 지금부터는 아빠가 안경을 수리시에 부담하는 비용처리에 대한 기준을 정한다. 일단 이번에는 아빠가 안경테를 바꾸어주되, 앞으로는 안경관리를 잘못하면 일정기간이 지나면 아빠가 부담하되, 그 이전이면 너희들이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그 기간을 얼마로 하면 되겠니?"

재윤 : "2년으로 했으면 좋겠어요. 지금 이 안경도 맞춘지 2년이 지났어요"

나 : "2년이면 너무 짧고, 3년으로 하면 어때? 안경을 맞춘지 3년이 지나 고장나면 아빠가 100% 부담하고, 그 이전에 고장나면 들어가는 돈의 50%는 아빠가, 나머지 50%는 너희들이 부담한다"

재명, 재윤 : "3년이면 너무 길어요"

나 : "그럼 2년 6개월로 하자. 불만 없지?"

재윤 : "네"

재명 : "아빠, 그러면 만약에 제 안경을 2년 6개월 전에 재윤이가 잘못하여 망가뜨리면 어떻게 해요?"

나 : "음~~ 그때는 일단 아빠가 부담해 고쳐주되, 재윤이가 잘못했으니 아빠가 재윤이에게 그금액을 손해배상을 청구할꺼야. 그러면 되겠지?"

재명, 재윤 : "네"

쌍둥이자식들은 장난이 무척이나 심하다. 그러니 안경인들 배겨나랴? 수시로 고장나 안경점에 가서 고쳐대니 이제는 안경점에서도 녀석들이 단골고객이자, 유명인사가 되었다. 안경관리를 잘 하라고 해도 잘 듣지를 않아 안경이 고장시 비용부담을 지우기로 했다.

녀석들 지갑에 쌓인 용돈이 두녀석 각각 십여만원.... 두녀석 공히 제 용돈은 피같이 아까워한다. 그래서 안경관리 책임을 자율적인 용돈관리와 연동시키기로 기준을 정했는데 일단은 성공이다. 기준을 정한 뒤부터는 밤에 잠을 자면서도 이전에는 안경을 배게 옆에 그냥 벗어두고 자던 녀석들이 이제는 책상 위에다 안경을 얌전히 잘 벗어놓고 잔다.

무조건 잘하라고 채근하고 나무라기에 앞서 부모와 자식들이 머리를 맞대고 상식적인 선에서 협상하여 자율적으로 원칙과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을 지키지 못했을 책임과 부담을 지우는  방식으로 일처리를 하면 훨씬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 1박 2일로 태안군 남면 통나무집에서 부서 체육행사를 마치고 돌아와 밤 늦게 세미나를 마치고 밤 10시가 넘어 집에 돌아오는 길은 가벼웠다. 지난주 한국생산성본부에서 강의한 강사비가 통장으로 입금되었기 때문이다.

통장에 돈이 있으면 자신감도 생기고 든든해지고 행복해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열심히 일을 하나 보다. 이 돈으로 뭘하지? 일단 내 안경을 바꾸고, 병원에 가서 감기 진찰도 받고, 농협 시장도 보고, 장모님 생활비도 용돈도 드리고.... 마음은 들떠있다. 밤 늦은 시간 집에 도착하여 감사기도를 드리며 곤히 자고 있는 쌍둥이들에게 축복기도도 잊지않고 해준다.

아침에 일어나니 쌍둥이녀석들이 안경을 바꾸어달라고 아우성이다. 재명이는 4개월전 처음으로 맞추어 쓰고 다니는 안경이 돗수가 맞지 않아 칠판 글씨가 보이지를 않는단다. 막내 재윤이는 안경태가 부러지고 나사가 헐거워 안경테를 바꾸어야 한단다. 그동안 안경을 바꾸어달라고 해도 그냥 흘려버리고 '아빠 형편이 어렵다', '다음에 해주마' 하고 뒤로 미루어왔는데 오늘은 녀석들이 능글맞게 애교를 부리며 계속 집요하게 대시하는 것이 마치 내주머니 사정을 다 알고 있다는 듯한 표정들이다.
 
'어~~ 녀석들이 애비가 돈이 생긴 줄을 어찌 알았지? 나는 이야기 한 적이 없는데..." 하긴 사람은 수중에 돈이 없을 때 가족이 무얼 사달라면 목소리가 힘이 없고 짜증을 내는데 오늘따라 내가 짜증도 부리지 않고 빙긋이 웃으며 여유를 부리니 눈치빠른 녀석들이 벌써 알아챘나 보다. 이럴줄 알았으면 표정관리를 좀 더 잘 할껄~~~

오늘 병원들러 내 감기 진료에 약 처방받고 두 녀석 앞세우고 안과병원에 안경점을 가서 내 안경 바꾸고, 재명이 안과 진료받고 안경처방전을 받아 안경을 맞추고, 재윤이는 안경테를 바꾸어주었다. 안과에서 의사선생님이 재명이에게 "이런 돗수 맞지않은 안경을 쓰고 그동안 공부했니?"하는데 애비의 무관심을 질책하는 말처럼 들려 내 얼굴이 화끈거렸다. '쩝~~ 나도 진즉 바꾸어주고 싶었었는데....'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월요일 밤에 쌍둥이들 학원수업이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학원에 들어섰다.
잠시후 밤 9시 45분이되니 수업종료 벨이 울린다. 이윽고 일시에 몰려나오는
수강생들 사이로 쌍둥이들이 보인다. 그런데 재윤이 손에 과자봉지가 들려있다.

나 : "윤아, 이게 뭐니?"
윤 : "제가 이번달 수업태도도 좋고, 영어 단어시험에서 1등을 했다고 선생님께서
상품으로 주신거예요"
나 : "우와~~ 우리 윤이가 잘했네. 아빠 하나 먹어도 되지?"
윤 : '안되요. 이건 제가 공부를 잘해서 나온 것이니 안줄꺼예요"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나는 녀석들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고 돈을 쓰는데
고작 과자 하나에 자기 꺼라고 구분을 짓고 정색을 하며 과자에 애비 손도
못대게 하니 말이다....

나 : 그럼 너 혼자서 먹을꺼니?"
윤 : "아뇨, 집에 가셔가서 할머니께 보여드리고 함께 나누어 먹어야지요"
나 : "........."

'헉~~~ 이 녀석이 내 자식 맞어?' 그 이후 녀석이 아빠 과자 먹어보란 이야기도
꺼내지 않았고, 나도 치사하여 더 이상 달라는 이야기도 않고 넘어갔지만
녀석의 얼굴을 보면 자기가 노력을 해서 타온 거라고 정색을 하며 손도 못대게
하던 얼굴이 떠오르며 서운함이 좀처럼 풀리지않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자식에게 뭘 바라고, 뒷바라지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새삼 내 역할과 노후를
진지하게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자식들이야 지금 말로는 5층짜리
건물을 지어 아빠와 계속 살거라고 하는데 부모가 능력이 없어도 그 약속이
계속 유효할까? '긴 병에 효자없다'는 말처럼 회사에서 의료비를 지원해주는데
선배들 중에서는 입원해 계시는 부모님들 병원비가 부담스럽다고 불평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심지어는 "빨리 돌아가시지도 않는다"는 말을 들으면 소름이
끼친다. '아~~ 저런 모습이 30년, 40년후 내 자식의 모습일 수도 있겠구나'를
생각하게 된다.

나는 자식들에게 짐이 되는 존재는 되지 말아야지, 나도 내 능력으로 당당히
살도록 지금부터라도 노력하고 준비해야지.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10월들어 쌍둥이들 신이 났다.
10월 1일날에는 이모가 들러 추석선물로 쌍둥이들 신발과 옷을 사주라고 10만원을
주고 가고, 10월 2일에는 추석선물을 전해드릴려고 들른 고모할머니 댁에서
고모할머니로부터 용돈을 각각 2만원씩 받고, 추석날에는 외삼촌집에 가서
외삼촌에게 각각 3만원씩을 주었으니, 녀석들 월 용돈이 1만원씩인데 며칠 사이에
월 용돈의 500%를 챙긴 셈이다.

큰형에게 보관중인 용돈이 10만원이 있는데 여기에 5만원이 더해졌으니 녀석들
기세가 등등하다. 둘이서 어디에 쓸 것인지 소근거리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내가 산본에서 돌아오면서 차안에서 녀석들에게 말을 시켜보았다.

나 : "명아윤아! 용돈으로 무얼 할꺼니?"
쌍둥이들 : "저희들이 사고싶은 걸 살꺼예요"
큰애 : "내년에 중학교 들어가면 교복을 사는데 보태면 되지"
쌍둥이들 : "교복은 통장에 있는 돈으로도 충분할 거예요"
큰애 : "책가방도 사야지, 체육복도 사야지, 하복도 사야지, 중학교에 들어가면
사야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데....당연히 부족하지"
쌍둥이들 : "그래도 안되요. 우리 용돈은 우리가 사고 싶은 것을 살꺼예요.
나 : "그럼 사고나서 부족한 돈은 모두 너희 둘 용돈에서 보탠다"
쌍둥이들 : "모자란 돈은 내년 세뱃돈으로 채우면 되죠! 내년에는 중학생이니
세뱃돈도 인상되겠죠? 올해까지는 초등학생이어서 세뱃돈이 월 1만원이었는데
중학생이 되면 최소 3만원은 되겠죠"
큰애 : "누가 그렇게 많이 준데?"
쌍둥이들 : "뉴스에 우리나라 경기가 지금 회복되고 있다고 하니 내년 설에는
아마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믿어요"
나 : "........."

요즘은 애들이 더 무섭다더니, 공연히 하는 말이 아니었다. 줄 사람은 생각도 않고
있는데 세뱃돈을 무려 300% 인상해줄 것으로 김칫국을 마시고 있으니...... 정신이
번쩍 드네. 이런 맹랑한 녀석들 희망을 부응해줄 수 있는 능력있는 애비가 되려면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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