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초등학교 3학년 쌍둥이들이 큰 잘못을 하여 밤 늦게까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체벌을 가했고 오늘 아침은 얼굴을 마주치는 것이 부담스러워 그냥 출근했지만,
애비인지라 하루 종일 어제 체벌했던 일이 마음에 걸리고 가슴이 아프다.

체벌은 거의 6개월 만에(어미를 하늘나라로 보낸지는 딱 한달 이틀만이다)
매를 들었지만, 애들은 때리지 않고 대화로 키우려 했는데 어제는 워낙 크게 잘못을
한 바람에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그때 조금만 더 참을껄!!!!
애들이 잠든 뒤, 맞아 멍든 부위를 만져보고 흉터는 안 생기려나 내심 걱정도 된다.
애들에게 체벌을 할 정도로 나는 과연 좋은 아빠였던가?

그동안 회사 다닌다,
강의한다, 강의 교재 만든다, 원고 쓴다,
사내근로복지기금 회계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커뮤니티 관리한다,
각종 모임에 참석한다,
친구 만난다 하면서
일에 미쳐 돌아다니느라 애들 교육을 소홀히 한 적이 많았다.

집사람도 없이 싱글대디로서 혼자서 애들을 키우다보니
집사람이 있을 때보다 더 잘 대해주지 못했고 대화시간을 더 많이 가지지
못했던 것이 못내 후회로 다가온다.

애들을 애들 관점에서 보고 판단해야 하는데,
어른의 관점에서 애들을 보고 체벌을 하지 않았는지....

열정과 도전의 삶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사항이
바로 자녀교육과 건전한 가정생활과의 조화이다.
일과 열정, 그리고 가정의 화목은 결코 분리하여 생각할 일이 아닌 것 같다.

언젠가 읽다가 너무 감동적이러서 노트에 메모했던 글을 떠올리며
좀더 이성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나 자신을 반성해 본다.

미국의 유명한 판사였던 포터박사는 어느날 자신이 존경하는 스승의 아들을
재판하게 되었다. 난감한 상황에 처하게된 포터박사는 피고인에게 아버지가
쓴 책을 읽어보았느냐고 물었다. 스승의 훌륭한 책을 읽어보았으면 이러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스승의 아들은 이렇게 대답했다.
"네, 저도 그 책을 알고 있지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아버지가 그 책을 쓰시는
동안 저는 항상 뒷전이었고 제가 응석을 부리면 원고를 빨리 끝내야 한다면
귀찮아 하셨습니다."
자신의 삶에서 아무리 훌륭한 성공적인 업적을 남겼다고 하여도 자녀가 어둡고
그늘진 삶을 살아간다면 결코 가치있는 성공이 될 수 없다. 좋은 부모가 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것 이 세상 어떤 일보다 소중하고 값진 일이다.

- 박종혜/가정행복학교 대표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28일 기말고사를 치렀던 재명이와 재윤이 성적이 나왔다.
재명이는 97점으로 반에서 2등, 전교에서는 3등이라고 하고,
재윤이는 91점이라고 한다.

지난 1학기말 평균 점수가 89.5점이었는데 많이 올랐다.
특히 재명이는 꾸준히 혼자서도 예습복습을 잘 한 탓에 예상대로
성적이 잘 나왔다. 한개만 더 맞았으면 반에서 1등을 했을텐데 하며
아쉬워하는 재명이를 보며 희망을 가져본다.

남들처럼 여기저기 비싼 과외를 시킬 형편도 못된다.
집사람 유방암투병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워 쌍둥이자식들 다니던 학원을
2년 6개월동안 끊었다. 그랬더니 작년 11월에 재명이와 재윤이가 나에게 와서
"아빠 학원을 보내주시면 안되요? 수업 따라가기가 힘들어요"

자식이 공부하겠다고 학원 보내달라는데
"안돼"하고 매정하게 뿌리칠 부모가 어디 있으랴?

부족한 가계부를 더 쥐어짜며 45만원씩을 학원비로 지출하고 있다.
그나마 형제가 다닌다고 10%인 5만원을 감액해 주어 보탬이 된다.

어제는 재윤이가 많이 속상해 있다.
재명이 성적이 좋다보니 재명이에게 칭찬이 집중되니
91점이면 잘했는데 "저는 왜 칭찬을 안해주세요?"
울먹울먹하며 서운해 한다.

"그래 우리  재윤이도 잘했다.
하늘에서 엄마도 재명이와 재윤이 지켜보고 있을거야!
이번 시험 잘 치렀다고 그리고 정말 잘했다고 칭찬해 주셨을거야.
아빠는 우리 재명이와 재윤이가 있어 정말 든든하다
아빠는 앞으로 재명 재윤이가 우리나라 큰 사람으로 커가는
모습을 쭈욱 지켜볼거야.
그리고 엄마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해줄꺼야!"

산자는 살아야 한다.
우리 가족은 서로의 상처를 감싸안으며 더 강하게 살려고 한다.
가족이, 자식이 나에게는 살아야 하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는 쌍둥이녀석들 기말시험이었다.
결과가 궁금하여 오후에 전화를 하여 확인은 하였지만 그래도 망치지는
않은 모양이다.

콘도사 직원들과 술을 하고 늦게 들어갔더니 장모님 성화가 여간이 아니시다.

"자네만 없으면 쌍둥이들끼리 악쓰고, 싸우고, 울고 불고 난리가 아니네"
"빨리 새 여자를 구하던가 하소. 나는 힘들어 더 이상 쌍둥이들 뒤를 못보겠네"

장모님 마음이야 진심이 아니겠지만, 힘드실 때마다 한마디씩 하신다.

쌍둥이들을 재워 놓고 가만히 얼굴을 들여다본다.
이제 초등학교 4학년,
지난 1년 6개월간 엄마가 유방암투병생활을 하고

지어미를 보낸지도 벌써 1년이 훌쩍 지나
한참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자랄 시기에

어미의 따뜻한 사랑의 손길도 제대로 받지 못했음에도
그래도 주름살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 주었다.

지난 97년 11월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신생아실에서 집사람과 손잡고
둘이 나란히 누워있던 모습을 본 것이 엊그제 같은데,
산고가 너무 길어 재명이는 낳자마자 인공호흡기를
끼어 잘못되지는 않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잠버릇도 고약해서 밤에 이불을 덮어주어도
매번 차버리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지는 않을까
밤이면 은근히 신경도 쓰여 애비 잠도 설치게 한다.

생활이 힘들고 외로워도 이렇게 밝고 씩씩하게
커가는 자식이 내 곁에 든든하게 있고
가족이라는 버팀목이 나에게 있어서
나의 삶을 더 열심히 살게 되나 보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내일은 쌍둥이 재명이와 재윤이가 기말시험을 치른다.

다른 초등학교는 학기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두번씩 시험을 치르는데,
재명이와 재윤이가 다니는 백마초등학교는 6학년만 제외하고는 학기에 딱 한번
시험을 치른다.

그러다보니 시험 압박과 강도가 높아질 수 밖에...
학원선생님과 학부모들이 오히려 더 안달이 났다.
학원선생님이 오늘 전교에서 1등을 하면 학원비도 깎아주고, 사달라는 것도
다 사주겠다고 말했단다. 하긴 그 학원에서 수업을 들은 학생이 초등학교에서
전체 1등을 한다면 그보다 더한 학원 홍보 효과가 어디 있으랴~~

오늘 저녁에 퇴근하고 집에 와보니 밥상에 가래떡이 올려져 있다.
"왠 가래떡입니까?"하고 장모님에게 묻자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해 주신다.

오늘 학교를 가면서 막내인 재윤이가 하는 말이
"할머니! 오늘 가래떡을 꼭 사놓으세요"
"왠 가래떡?"
"내일 시험을 잘 치러야 하잖아요. 시험을 술술 잘 칠려면 가래떡을 먹어야죠?'
"아니, 그런 것을 어디서 알았어?"
"저번에 TV에 나왔잖아요?"

지난 대학입학을 위한 수능시험을 치를 때, TV에서 학부모나 친구 친척들이
엿을 사주느니, 답을 잘 찍으라고 포크 모양 합격기원 물건을 사주느니,
막히지 말고 술술 문제를 잘 풀라고 가래떡을 선물하는 장면을 보더니
쌍둥이들도 잊지 않고 그대로 따라 하며, 그대로 써먹는 것 같다.

장모님이 날씨가 추운데도 일부러 떡집에 들러 가래떡을 세 팩이나 사오셨다.

그래!
시험을 잘 보겠다는데 가래떡인들 못사주랴~~
시험 잘 치르거라!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 퇴근후 산책을 하고 오면서 슈퍼를 들렀다.
지난주 토요일 시장을 보면서 빠뜨린 케첩과 단감을 사기 위해서이다.

시장 바구니에 케첩 2개, 단감 2줄을 담고 계산을 하려는데 몽키바나나를
세일하기에(한손에 1500원을 1000원에) 얼른 가서 두 손을 사가지고 왔다.
사고보니 모두가 두개씩이다.

시장을 보다보면 거의가 두개씩을 사게 된다.
CF 카피 말처럼  "하나는 외로워 두개랍니다"가 아니고 두개라야 마음이 놓인다.
자식이 셋이고, 쌍둥이자식이 있다보니 반찬이고 케첩이고, 과일을 사도 금새 바닥이
나버린다. 요즘 한참 크려는지 어떨 때는 나보다 더 많이 먹는다.

지난 97년 늦둥이로 쌍둥이를 낳았을 때 난감하기만 했다.
물론 한때는 마음속으로 빌곤 했다. 큰애는 나를 닮았으니 집사람을 닮은 자식
하나를 점지해 달라고... 그 소원이 통했는지 쌍둥이 자식 둘 중에 큰애 재명이는
나는 빼어 닮고, 막내인 재윤이는 지 어미를 쏙 빼 닮았다.

사교성도 좋고, 순발력도 뛰어나고, 애교도 넘치고, 멋쟁이이고, 고집이 센 것까지도
어쩌면 그리 지어미를 그대로 닮았는지..... 그래도 쌍둥이 녀석들 둘이서 아웅다웅
싸우는 것을 보면 전에 신혼초 내가 집사람과 다투던 때가 생각난다.
재명이는 재윤이가 숙제를 하지 않고 다른 짓 한다고 이르고, 재윤이는 간섭한다고
싫어하고 재윤이 고집에 재명이가 어쩔줄 모르고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면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바로 19년전 나의 모습이었으니까...

2라는 숫자는 1의 다음이다. 항상 1에 가려져 있다.
그러나 2가 있기에 1이 돋보인다. 비교대상이 생기게 된다.
그리고 둘은 안정감을 준다. 결혼도 남자 한명과 여자 한명이 모여 가정을 이루는
것이다. 서로 도움을 주고 보완해 주는 관계가 된다. 그리고 하나가 더 있다는
여유를 준다. 떨어지고 소진되더라도 하나가 더 있으며 안심이 된다.

그래서 항상 두개씩을 사는 것 같다.
나는 지금도 내곁을 떠난 집사람을 그리워 하고 있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초등학교 4학년인 재명이와 재윤이 고집이 날로 세어지고 있어 고민이다.
뭐 한참 자라나는 시기이다보니 그러려니 하면서도 때론 너무 지나치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재윤이가 지난 여름부터 머리를 기르겠다고 한사코 이발을 거부하고 있다.
친구가 뒷머리를 기르고 다니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 자기도 기르고 싶다고
한다. 이제는 뒷머리가 꽤나 길었다. 녀석들은 두상도 이뻐 머리를 길러도
이쁘다(제눈에 안경인가?)

처음에는 막내 재윤이가 그러더니 이제는 형인 재명이도 머리를 기르겠다고
고집을 피운다. 머리를 깎으라고 보내도 밑머리만 살짝 치고 오니 애비
마음이 어디 편하겠는가? 생각같아서는 시원하게 짧은 스포츠 머리로
잘라주고 싶지...

오늘 아침에는 미역국을 먹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려 한바탕 전쟁을 했다.
안되겠기에 선전포고를 했다. 재윤이는 식사때 국을 먹지 않으면 앞으로
PC게임 일체 중지, 계란후라이를 해주지 않겠다 두가지 조건을 걸고
이래도 국물을 먹지 않겠냐고 했는데, 그래도 끝까지 먹지 않겠단다.
형 재명이는 눈치 빠르게 꼬리 내리고 국물을 먹겠다고 했지만 평소에
눈치가 빠른 막내가 이번에는 의외로 끝까지 고집을 피운다. 장모님이
애들 고집 앞에는 이미 손을 들어 버렸다.

재윤이에게 마지막으로 선언했다. 이렇게 고집을 피우면 아빠는 재윤이와
살기 힘드니, 집을 나가서 혼자 하고 싶은데로 하고 살라고... 이 소리에
찔렸는지 슬그머니 국물을 먹겠다고 후퇴한다.

5년 전 여름에 큰애가 이렇게 고집을 피워 그렇게 네 마음대로 살려면
아빠엄마 집을 떠나서 네 마음대로 살라고 했더니 정말 아파트 문을 꽝
닫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휑하니 나가버리는 것이었다. 나도 그 즉시
대문이고 베란다 유리 창문을 모두 잠그고 그날 밤을 보냈다.

물론 그날 밤 내내 집사람과 장모님에게 사고날지 모른다고 빨리 나가서
큰애 데리고 오라고 성화에 시달렸지만 아빠의 권위가 있고 언젠가는
한번쯤 큰애 고집을 꺾어놔야겠기에 나도 지지않고 절대 양보하지 않았다.
그랬더니 그 다음날 아침에 장모님이 슬그머니 문을 열어주어 집에 들어와
잘못했다고 비는 것으로 무마된 적이 있었다.

그 뒤, 한참 시간이 흐른 후 큰애에게 슬쩍 물으니 그때 막상 집을 나섰으나
갈 곳이 없어 아파트  화단(당시는 1층에 살았다) 풀밭과 계단, 놀이터
의자를 전전하며 잠을 자려고 했으나 모기에 뜯기며 춥기도 하여 한숨도
자지 못하고 밤새 시달렸다고 한다. 하룻밤을 꼬박 밖에서 모기와 어둠,
추위에 시달리며 집과 가정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하며 그 뒤로는
집에서 나가라고 해도 절대 못나간다고 오히려 끝까지 버티기를 한다.

쌍둥이들도 언젠가는 철이 들 것이다.
그러나 요즘 한참 학교 성교육 자료에 관심을 보이고, 성에 관한 질문도
하기 시작하고, 멋을 부리기 시작하는 것을 보니 이제 사춘기가 시작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며 이 시기를 지혜롭게 넘기기 위해 화가 나도
참고 대화로서 설득하고 대처하고자 한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 우리집도 김장김치를 담구었다.
쌍둥이 재명, 재윤이가 김치를 잘 먹지 않아서 조금씩 사서 먹을려 했는데,
장모님이 감자기 마음이 변해서 조금이라도 김장을 담구자고 하신다.

금요일 퇴근후 근처 마트를 가서 무우 세다발을 샀는데,
배달이 많이 밀려 3시간 30분 정도에나 집에 배달이 될거라는 이야기에
너무 늦을 것 같아 그냥 세다발이나 되는 무우를 들처매고 왔다.

나는 어릴 적부터 시골에서 곧장 지게를 지며 물건을 운반하는데 몸을
사리지 않는 편이다. 초등학교 2학년 때는 어른 지게에 볏단 2단을 지고
800미터 정도 떨어진 논에서 집까지 몇번씩 나르곤 했다.
무우가 커서 그런지 400미터 정도 떨어진 집까지 들고 오는데 꽤나 고생을
했다. 아마 집사람이 있었더라면 함께 차를 타고 와서 금방 실고 왔을텐데
요즘은 어지간하면 걸어서 다니고, 차를 그냥 아파트 지하 차고에 고이
모셔놓고 걸어 다닌다.

금요일 밤에는 김장에 버무릴 15개 무우를 모두 채를 썰어놓고,
토요일 아침에 늦으막히 일어나 식사를 하고 오전 10시경 하나로마트를 갔다.
그런데 이번 주가 김장 대목인지 배추를 사기 위해 하나로마트 바깥까지
약 300미터 정도 길게 서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간단히 장을 보고 청과코너를 가니 이미 절임배추는 동이나고 내일 아침에야
들어온다고 한다. 아뿔싸~~ 무우채며 양념준비는 다 해 놓았는데 정작
배추를 살 수 없다니!

그때부터 장모님의 성화와 조바심은 빗발치고, 무우채가 하루도 아니고
이틀이나 지나면 누렇게 떠버린다며, 아침에 좀 더 일찍 일어나 서둘렀더라면
이런 실수가 없었을텐데 늦장을 부릴 때부터 알아봤다며 나에게 은근히 배추를
사지 못한 책임의 화살이 돌아오기 사작한다.

그때부터 일산 백화점과 할인점을 차례로 뒤지며 절임김치를 사기 위한
007작전을 방불케하는 절임배추 구입작전이 펼쳐졌다. 백화점은 오전 10시 30분에
문을 여니 부지런히 다니면 몇군데는 가장 먼저 들어갈 수 있어 배추를 살 가능성도
있을 갓 같았다. 롯데마트를 가니 많이 쌓아둔 절임배추가 순식간에 동이 났다며
딱 두박스 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이마트에 전화하니 절임배추는 없다고 하고,
바로 근처 그랜드백화점을 들러 전시용 절임배추까지 싹쓸이 해서 겨우 5박스를
구해 낮 12시 30분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집사람과 척척 손발이 맞았으나, 큰애를 데리고 시장을 보려니
손발이 맞지를 않아 헤매고, 답답하고 고생은 고생대로 했다. 큰애가 휴대폰을 집에
두고 오질 않나, 백화점 주차장도 찿지 못해 우왕좌왕 헤매고 다니고....
장모님도 예전에는 집사람이 사다준 배추로 편하게 김장을 담구었는데, 올해는
이렇게 힘들게 배추를 사서 김장을 담그려니 앞으로 고생하면 살 날이 까마득하고
집사람 생각이 났다면 연신 눈물을 글썽이신다.

어디 이런 일들이 이번 뿐이랴?
앞으로도 집사람 빈자리를 메꾸며 살아나가려면 이번같이 좌충우돌하는 일들이
많을텐데....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 저녁 식사를 하는데 재명이가 불쑥 나에게 묻는다.

재명 : "아빠! 아빠는 이번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누구를 찍을 거예요?"

나 : "왜?"

재명 : "학원에서 친구들끼리 우리 아빠, 엄마는 누구를 찍는다 다들 이야기를 하는데요?"

나 : "아빠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는데..."

재명 : "언제쯤 결정하실 거예요?"

나 : "아빠는 더 생각해보고 결정할꺼야"

재명 : "결정되면 알려주실꺼죠?"

나 : "투표는 본인이 생각하는대로 소신껏 하는 거란다. 누굴 찍었다는 것이 알려지면
  사람들끼리 편이 갈리니까 비밀로 하는 거란다. 알려주는 것은 생각해 볼께"

재명 : "네, 아빠!"

지금껏 살면서 이번 대통령 선거처럼 지독한 선거는 처음이다.
대통령 선거가 한달도 남지 않았는데 아직도 후보가 누구인지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가? 언론에서는 지금도 BBK문제로 연일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BBK때문에 BBQ치킨이 잘 팔린다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한참 예민한 시기, 이런 선거로 인해 어린 초등학생들끼리 어른들처럼 보수와 진보로
편이 갈리지 않을지 심히 걱정이 된다. 요즘 연일 벌어지는 싸우는 모습, 서로를 헐뜻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어 자라나는 애들이 무얼 배우게 될지 심히 걱정이 된다. 나도
집에서 쌍둥이들에게 고정되고 편협된, 그리고 진실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
왜곡되고 보도되는 기사를 보고 혹시나 녀석들이 잘못된 사고를 갖지 않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쓴다.

빨리 선거가 지났으면 좋겠다.
언론의 끝없는 폭로와 진실공방도 지겹고,
국민들끼리 편갈라져 공격하고 이전투구를 벌이는 모습도 싫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 미래에셋증권 훼미리지점과 간담회를 겸한 식사를 하고,
4년전 퇴직하신 선배님이 보자고 하여 영등포에서 만나느라
밤 늦게 귀가를 했다.

오는 28일이 기말시험이라 웬만한 저녁 약속은 하지 않는데,
어제는 사전에 약속된 일정이라 피할 방법이 없었다.

아침에 나가면서 오늘 저녁식사가 있어서 늦는다고 이야기를 했는데도.
저녁이 되니 쌍둥이자식들에게 연신 휴대폰이 눌리기 시작한다.

재명 : "아빠 어디세여?"

나 : "응, 다른 회사 사람들하고 식사하고 있는데 오늘 늦을꺼야"

재명 : "안되는데.. 컴퓨터 숙제가 있고, 컴퓨터로 지난번 본 수학경시대회
  성적도 확인해야 돼요. 그리고 영어노트도 다 떨어졌어요"

나 : "다른 숙제를 먼저 끝내렴. 아빠가 집에 들어가는 길에 문방구가게가
  문 열었으면 사가지고 들어갈께"

재명 : "아빠, 그러면 대신 일찍 들어오세요"

나 : "알았으니 할머니 주무시도록  지금 빨리 자거라. 재윤이에게도 그대로 말하고"

재명 : "네"

퇴직하신 선배님과 이야기가 길어져, 마치고 영등포에서 일산가는 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하니 밤 1시 50분이 되었다.

재명이가 머리맡에, 글을 써두고 잤다.
'아빠 숙제를 해야 하니 내일 새벽 6시, 시계 알람이 울리면 저희들 깨 주세요'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그제와 어제 기온이 떨어지면서 추워지기 시작했다.
아파트 실내도 세찬 바람 때문에 보일러를 높이고,
실내온도를 올려도 냉냉하기는 매 한가지다.

잠버릇이 고약한  쌍둥이 녀석들 때문에
나는 이틀간 깊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감기 들까봐 이불을 덮어주면 이내 곧 차버리고,
만세를 부르고, 이리저리 뒹글면서 잠을 자다보니
배꼽도 내보이고 둘이 부딪치기도 하고....

때론 내 옆구리를 들이받지를 않나...
그래도 얌전히 자는 애들보다는
뒹굴고 자는 애들이 더 건강하다는 이야기에
내심 위안은 된다.

한녀석이 감기에 걸리면 금새 나머지 녀석에게
감기가 옮겨가기 때문에 애초부터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고 단속하는 것이 상책이다.

이불을 덮어주면 차버리고,
또 덮어주고, 밤을 그렇게 씨름하며 아침을 맞이했다.

그래도 어미 없이도 티없이, 씩씩하게 잘 자라주는 녀석들!
다음주 28일에는 학교 기말고사를 치른다.
학원선생님이 막내 재윤이에게 한 말
"이번 기말고사에 재윤이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때문에 요즘 막내는 한껏 고무되어 있다.

밤 10시 20분까지 보충을 하는 강행군인데도 힘들다는
불평도 없이 용케도 잘 버텨나가고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선생님의 칭찬 한마디에 이렇게 기가 살 줄이야....

이틀간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탓인지,
회사 사무실에 않아 일을 하는데 좀처럼
정신집중이 되지 않는다.
커피를 연신 두잔씩이나 마셔도 그때뿐이다.

오늘은 10월 결산을 마무리하고 보고까지 마쳐야 하는데...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0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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