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인 재윤이의 다급한 목소리가 수화기를 타고 들여온다.
"아빠! 오늘부터 학원에서 하는 영어 독해 특강을 하나 더 수강하면 안되요?"
"왜 들어야 하는데?"
"지난주 영어 월말고사를 치렀는데 너무 어려워서 50점 밖에 못 받았거든요.
제가 영어 독해가 약한데 이번 방학때 보완하고 싶어요"
"열심히 할 자신이 있니?"
"네, 시켜주면 재명이 형이랑 둘이 열심히 할꺼예요"
"금액이 얼마인데?"
"한사람당 5만원이니 저랑 재명이 형이랑 둘이 하면 10만원이예요"
"알았다. 아빠가 학원으로 송금해줄테니 오늘부터 들으렴"
어제 밤 12시 10분에 퇴근하여 집에 도착하니 학원 월말고사 시험지가 놓여
있기에 확인해보니 영어 시험 점수가 50점이었다. 점수가 실망스럽다고 한마디
했더니 분발이 되었는지 또 영어독해 특강을 듣겠다고 한다. 지금 듣는 특강만
네과목인데 하나를 더하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쉬는 날이 없다. 여기에
학교에서 하는 컴퓨터 교육이 일주일에 이틀이 있으니 쌍둥이들은 지금
방학인데도 평소 학교에 다닐 때보다 더 바쁘게 살고 있다.
오늘은 학원 원장님이 "학원에서 특강을 다섯과목씩이나 수강하는 학생은
쌍둥이 너희들 뿐이다"라는 말에 한껏 고무되어 왔다.
나는 자식들에게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채근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너희는 꿈을 이루고 살아라!', '너희는 너희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라'
'너희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니 그 능력을 펼치고 살아라!', '너희는
사회를 이끄는 리더로 살아라!', '지금 우리는 지식정보화 사회에 살고 있으며
앞으로는 지식으로 무장된 사람이 정보와 부를 누리고 살 것이다' 라고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며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고 해 줄 뿐이다.
엄마가 일찍 하늘나라로 가서 싱글대디 아빠가 혼자 벌어서 세 녀석들의
뒷바라지를 힘들게 하며 사는 현실을 자신들이 더 잘 알고 있기에
"아빠가 너희들 언제까지 뒷바라지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뒷바라지를 할 수
있을 때 열심히 배워두거라!"라는 말에 자극을 받고 내 희망대로 열정과도전의식을
가지고 삶을 사는 것 같다. 내 희망과 바램대로 성장해주는 자식들이 감사하고
대견하다.
나를 쏙 빼어닮아 '열정과 도전의 삶'을 즐기며 사는 세명의 분신을 한꺼번에
세명이나 키우며 양육하는 중이다. 비록 지금은 버겁고 힘들지만 녀석들이
자라서 내 품을 떠나 힘차게 비상하는 그날을 그려 본다.
싱글대디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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