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나 교통사고 났어?"

"엉? 사고? 어떻게 얼마나 다쳤는데?"

"목동 현대백화점 부근 삼거리 있잖아요?"

"응"

"신호가 노란색으로 바뀌기에 섰는데 뒷 차가 나를 추월하려다가

우리 차 뒤를 들이 박았어?"

"다친 곳은?"

"우리 차는 뒷 범버가 조금 들어갔는데, 상대방 시보레 차는 앞

범퍼와 본닛이 심하게 망가졌어. 100% 뒷 차 잘못이래"

"몸은?"

"너무 놀라서 정신이 없어. 아직은 모르겠는데, 머리가 멍하고 가슴이

두근거리고 어깨도 뻐근하고.... 주차장까지 와줄래요?"

"알았소. 조심히 운전하고 오세요"

 

사무실에서 노트북을 챙겨온다고 나갔는데 사고라니?

대충 수습을 하고 근처 한의원으로 입원을 시켰다.

갑자기 바빠진 것은 나. 다섯 자식들이 모두 모이면 잠을 자야 하기에

이불도 널고, 빨래도 옥상에 널기 위해 부산하게 옥상을 오르내린다.

 

마음이 급했을까? 옥상에 널었던 이불을 휙 걷다가 그만 튕겨나온

철사에 오른쪽 검지 손가락이 순식간에 스쳤는데 따끔하다. 잠시후

검지 손가락에서 피가 쏟아진다. 꾹 눌렀다가 뗐는데 이런~ 피가

멎지를 않는다. 집으로 내려와 예비 간호사 딸에게 보이니 상태가

심하다고 빨리 근처 병원으로 가란다. 병원을 가니 의사 선생님이

"이런 살점이 떼였네요. 꿰매야 할 것 같네요. 파상풍 주사도 맞아야

할 것 같아요"

 

결국 검지손가락에 부분 마취수술을 하고(손가락에 놓는 마취주사가

이렇게 아플 줄이야..... 세번만에 마취 주사 성공) 세바늘을 꿰매고

파상풍 주사까지 맞았다. 딸이 뽀로로 아내에게 전화를 한 모양이다.

 

"엄마, 아빠가 사고나서 병원갔어"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 방금 전에 아빠랑 통화해서 곧 병원으로

온다고 했는데"

"정말이라니까... 손가락을 다쳐서 방금 병원에 갔어"

 

치료를 마치고 손에 붕대를 감고 병원으로 가서 서로 얼굴을 보니

웃음이 나온다.

"추석때 일 좀 시켜묵을라 했더니 그새 손가락을 다쳐요?"

"누가 다치고 싶어서 다쳤나?"

"운전할 때 조심하고, 여유를 가지고 살라는 계시라고 생각합시다"

 

명절 전날에 약속이나 한듯 나란히 다친 우리 부부. 이것도

부부인연일까?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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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2주 전에 토요일에 진행된 자기계발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10년 전 어느

인터넷 카페에서 함께 카페 운영자로 활동했던 사람을 만났다. 당시 군

복무를 막마친 앳된 대학생이었는데 내 눈에는 꽤 열정적으로 활동을 했

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청년도 내 닉네임을 듣고는 당시 좋은 글을 많이

올려주시고 열심히 활동한 운영자였다고 금새 나를 알아본다. 10년이란

시간이 흐른 후 다시 만나니 서로 열심히 살았던 지난 삶의 흔적이 고스

란히 보인다. 그 대학생은 30대 중반의 어엿한 청년사업가로, 나는 우리

나라 최고의 사내근로복지기금 전문가로 변하여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10년이란 세월이 흐른 뒤 다시 일과 관련해서 만나게 되니 그 어느 만남

보다도 반가워 술잔을 기울이며 밤 늦도록 이야기꽃을 피웠다.  아마도

그 청년과 나는 다시 만나게 될 인연이었을까 아님 내 노력으로 인해 끊

어질 뻔한 인연을 다시 연결한 걸까?

 

살다보면 스쳐 지나갈 사람인데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을 보면, 만남과 인연

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아내와의 부부인연도 너무 신기하기만 하다.

 나와 아내는 부부의 인연에 대한 공통점을 아무리 찿으려고해도 찿을 수

없는 사이였다. 태어난 곳은 전라도와 경상도, 살고 있던 지역도 나는 직장

이 서울이고 사는 곳은 경기도 일산인데 아내는 주로 경남 창원에서 살았

고 나이는 열살이나 차이가 났다. 아마도 초혼이었다면 각자 개성이 너무

도 강한 나와 아내는 부부로 엮이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사별과 이혼, 자식

문제로 풍상을 겪으며 깎이고 다듬어지면서 우리는 재혼부부로 만났다.

 

1985년에 군에서 전역하고 직장에 입사한 이후 28년간 많은 사람들을 만났

다. 선배도 있고 후배도 있다. 그 중에는 직접적으로 상사, 임원으로 모신

분들도 있다. 나와 성향이 많이 달라서 내가 견디기 힘든 스타일의 사람들

도 더러 있었지만 그래도 대부분 좋은 분들이었다. 상사분 중에는 이미 고

인이 되신 분들도 있다. 힘들게 했던 지난 시간도 잠시, 그 순간을 떠나고

나면 모두가 추억으로 기억될 뿐이다.

 

세상사는 정지와 머무름이 없다. 늘 흘러가고 바뀐다. 사람과의 만남도 만

남이 있으면 반드시  헤어짐이 있고 헤어진 이후에는 추억으로 그 사람을

기억한다. 죽도록 미운 사람이나 얼굴조차 쳐다보기도 싫은 사람, 나에게

괜한 적대감을 가지고 대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 또한 인간이기에 화가 나

고 멀리하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나에게도 단점과 

부족함이 있기에 그들 또한 그런 감정으로 나를 대했을 것이리라. 서운한 

감정을 가라앉히고 평상심을 유지하며 대하려 노력한다.

 

정말 인연이 매끄럽지 못한 미운 사람을 만나면 내 자신에게 말한다. 저 사

람과 언제 어디서 무엇되어 다시 만날지도 모르는 일, 내편은 만들지 못해

도 최소한 적으로 만들지는 말자!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지 모르니......!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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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0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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