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에 토요일에 진행된 자기계발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10년 전 어느
인터넷 카페에서 함께 카페 운영자로 활동했던 사람을 만났다. 당시 군
복무를 막마친 앳된 대학생이었는데 내 눈에는 꽤 열정적으로 활동을 했
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청년도 내 닉네임을 듣고는 당시 좋은 글을 많이
올려주시고 열심히 활동한 운영자였다고 금새 나를 알아본다. 10년이란
시간이 흐른 후 다시 만나니 서로 열심히 살았던 지난 삶의 흔적이 고스
란히 보인다. 그 대학생은 30대 중반의 어엿한 청년사업가로, 나는 우리
나라 최고의 사내근로복지기금 전문가로 변하여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10년이란 세월이 흐른 뒤 다시 일과 관련해서 만나게 되니 그 어느 만남
보다도 반가워 술잔을 기울이며 밤 늦도록 이야기꽃을 피웠다. 아마도
그 청년과 나는 다시 만나게 될 인연이었을까 아님 내 노력으로 인해 끊
어질 뻔한 인연을 다시 연결한 걸까?
살다보면 스쳐 지나갈 사람인데 다시 만나게 되는 것을 보면, 만남과 인연
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아내와의 부부인연도 너무 신기하기만 하다.
나와 아내는 부부의 인연에 대한 공통점을 아무리 찿으려고해도 찿을 수
없는 사이였다. 태어난 곳은 전라도와 경상도, 살고 있던 지역도 나는 직장
이 서울이고 사는 곳은 경기도 일산인데 아내는 주로 경남 창원에서 살았
고 나이는 열살이나 차이가 났다. 아마도 초혼이었다면 각자 개성이 너무
도 강한 나와 아내는 부부로 엮이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사별과 이혼, 자식
문제로 풍상을 겪으며 깎이고 다듬어지면서 우리는 재혼부부로 만났다.
1985년에 군에서 전역하고 직장에 입사한 이후 28년간 많은 사람들을 만났
다. 선배도 있고 후배도 있다. 그 중에는 직접적으로 상사, 임원으로 모신
분들도 있다. 나와 성향이 많이 달라서 내가 견디기 힘든 스타일의 사람들
도 더러 있었지만 그래도 대부분 좋은 분들이었다. 상사분 중에는 이미 고
인이 되신 분들도 있다. 힘들게 했던 지난 시간도 잠시, 그 순간을 떠나고
나면 모두가 추억으로 기억될 뿐이다.
세상사는 정지와 머무름이 없다. 늘 흘러가고 바뀐다. 사람과의 만남도 만
남이 있으면 반드시 헤어짐이 있고 헤어진 이후에는 추억으로 그 사람을
기억한다. 죽도록 미운 사람이나 얼굴조차 쳐다보기도 싫은 사람, 나에게
괜한 적대감을 가지고 대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 또한 인간이기에 화가 나
고 멀리하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나에게도 단점과
부족함이 있기에 그들 또한 그런 감정으로 나를 대했을 것이리라. 서운한
감정을 가라앉히고 평상심을 유지하며 대하려 노력한다.
정말 인연이 매끄럽지 못한 미운 사람을 만나면 내 자신에게 말한다. 저 사
람과 언제 어디서 무엇되어 다시 만날지도 모르는 일, 내편은 만들지 못해
도 최소한 적으로 만들지는 말자!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날지 모르니......!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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