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헬쓰장에 가서 운동을 열심히 하느라 아내와의 시간약속을 그만

어기고 말았다. 집에 도착하니 아내의 평소 상냥하고 웃는 얼굴은 어디

가고, 화가 잔뜩 난 얼굴에 문을 열고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쌓인 불만이

쏟아진다.

 

이것 참 난감하다. 지난 5일 교통사고 난 후 치료중인데...... 병원에

치료받으러 가려고 해도 내가 집 키도 휴대폰도 집에 놓고 갔으니 나갈

수도 없었을 터, 1시간 30분간 꼼짝없이 집에서 기다리며 참았던 불평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 이럴 때는 그냥 솔직하게 사과하고 화가 풀릴

때까지 선처를 바라며 기다려야 한다.

"치료를 받고 이마트에 가려고 했는데 시간계획이 엉망이 되었네."

 

참고 있던 감정을 표출하고 나서 아내는 병원에 치료받으러 간다고

휑하니 집을 나선다. 얼른 차를 가지고 뒤따라 병원으로 출발했다.

주차를 시켜놓고 병원으로 올라가는데, 아내의 전화가 왔다. 집이라고....

치료 대기인원이 10명이 넘어 그냥 집에 왔다고 한다. 대략난감하다.

차라리 치료를 받았더라면 그 사이에 감정치유가 되었을텐데, 치료까지

받지 못했다면 더 감정이 상해서 내가 힘들어지는데.......

 

집에 도착해 아내를 달랜다.

"여보, 기왕 이리 된거 김포공항 이마트나 갑시다."

아내도 마지 못해 나를 따라 나선다. 김포공항에 도착하니 9월 30일이

영업종료일이라는 플랑카드가 보인다.

"영업종료? 제게 뭐야?"

"여기가 한국공항공사 시설인데, 임대기간이 끝난 모양이네"

"헐~~ 여기가 주차공간도 넓고 쇼핑하기에는 편했는데~~~"

"그러게요..."

 

3층으로 올라가 점심식사를 하고 1층으로 내려왔다. 9월 30일이 마지막

이라니 이것 저것 욕심을 부려 계산을 하니 헉~ 35만원이 넘게 나온다.

이크~~ 당당 급한 것이 아닌 물건 몇개를 빼니 그래도 31만원대....

쨘순이인 아내는 괜히 이것저것 욕심을 부려 충동구매를 했다고 차를

타고 오는 내내 후회를 한다.

 

오전에 화를 낸 것이 미안했는 오후가 되니 아내가 살짝 말한다.

"성질 고약한 어린 마누라하고 사느라고 고생이 많소"

"당신 성질이 고약한 것은 알고 있소"

"나는 원칙을 지키면 성질은 안부리잖아"

"그런 그렇지....."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달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