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은 쌍둥이녀석 둘 다 3시간 수업이 실과시간이었다.
금요일 밤에 학원 끝나는 시간에 갔다가 곧장 학교수업 준비물이 있다고 하여 손에
이끌려 대하마트를 갔다. 내일 학교 실과시간에 주먹밥에 샌드위치, 토스트 만들기
실습이 있단다.
남자들이 왠 요리냐 싶지만 그래도 남자도 요리를 배워두면 나중에 아빠가 출장을
가게되면 그때는 지들끼리 밥을 챙겨먹어야 하고, 또 쌍둥이들이 크면 그때는 남자
여자 역할이 어디 있겠냐 싶어 "잘 배워두거라. 나중에 아빠에게도 볶음밥과, 주먹밥,
샌드위치 좀 맛있게 만들어 줘. 알았지"하니 두 녀석 모두 "네"하며 웃는다.
형인 재명이는 샌드위치 하나만 만들기로 했다는데, 동생인 재윤이는 오지랍이 넓어
몇가지를 만든다고 한다. 꼭 집사람 성격을 닮아 일 욕심이 많다. 재명이 준비물은
토마토 2개, 매실쥬스, 1회용 접시 5개, 물티슈, 비닐 장갑으로 간단한데 재윤이
준비물은 버터, 우유 PET병 하나, 돼지고기, 유정란 20개, 1회용접시 10개, 식용유,
간장, 깨소금, 참기름, 조미료, 칼, 주걱, 위생장갑, 김가루 준비물만 한보따리이다.
재윤이가 집에 있는 큰 전기프라이팬을 학교에 가지고 가겠자고 하기에 그것은
할머니가 작년 10월에 엄마 제사음식 만들려고 사신 것이니 애지중지 아끼므로
너에게 쉽게 빌려주지 않을 거라고 했더니 장모님이 허락을 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대신 준비물을 가져가라고 했더니 이렇게 준비물을 많이 맡아올 줄이야... 흐미~
적당히 눈치껏 맡아오지 누가 엄마아들 아니랄까봐 오지랍도 넓기는... 금요일 밤
11시까지 친구들에게 전화하여 준비물 체크하고 없으면 뛰어가서 슈퍼에서 사오는
걸 보니 마치 집사람 생전 모습을 보는 것만 같다. 그래서 피는 속이지 못하나 보다.
참기름, 간장, 조미료, 식용류를 담아서 가져가느라 냉장고에 있는 요구르트를 모두
비웠는데 찿아보니 마침 집사람이 여행을 다니면서 쓰기 위해 약국에서 얻어 놓은
약을 담는 조그만 플라스틱 병이 있어 밤 11시 30분이 되어서야 준비물을 모두 갖출
수가 있었다. 짐이 많고 비까지 내리는 바람에 내가 학교 교실 앞까지 짐을 들어다
주었다.
우리가 발견하지 못해서 그렇지 일상의 행복은 정말 작은 곳에 있는지 모른다.
언제쯤 쌍둥이자식들 요리 솜씨를 맛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을 수 있으려나?
김승훈
금요일 밤에 학원 끝나는 시간에 갔다가 곧장 학교수업 준비물이 있다고 하여 손에
이끌려 대하마트를 갔다. 내일 학교 실과시간에 주먹밥에 샌드위치, 토스트 만들기
실습이 있단다.
남자들이 왠 요리냐 싶지만 그래도 남자도 요리를 배워두면 나중에 아빠가 출장을
가게되면 그때는 지들끼리 밥을 챙겨먹어야 하고, 또 쌍둥이들이 크면 그때는 남자
여자 역할이 어디 있겠냐 싶어 "잘 배워두거라. 나중에 아빠에게도 볶음밥과, 주먹밥,
샌드위치 좀 맛있게 만들어 줘. 알았지"하니 두 녀석 모두 "네"하며 웃는다.
형인 재명이는 샌드위치 하나만 만들기로 했다는데, 동생인 재윤이는 오지랍이 넓어
몇가지를 만든다고 한다. 꼭 집사람 성격을 닮아 일 욕심이 많다. 재명이 준비물은
토마토 2개, 매실쥬스, 1회용 접시 5개, 물티슈, 비닐 장갑으로 간단한데 재윤이
준비물은 버터, 우유 PET병 하나, 돼지고기, 유정란 20개, 1회용접시 10개, 식용유,
간장, 깨소금, 참기름, 조미료, 칼, 주걱, 위생장갑, 김가루 준비물만 한보따리이다.
재윤이가 집에 있는 큰 전기프라이팬을 학교에 가지고 가겠자고 하기에 그것은
할머니가 작년 10월에 엄마 제사음식 만들려고 사신 것이니 애지중지 아끼므로
너에게 쉽게 빌려주지 않을 거라고 했더니 장모님이 허락을 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대신 준비물을 가져가라고 했더니 이렇게 준비물을 많이 맡아올 줄이야... 흐미~
적당히 눈치껏 맡아오지 누가 엄마아들 아니랄까봐 오지랍도 넓기는... 금요일 밤
11시까지 친구들에게 전화하여 준비물 체크하고 없으면 뛰어가서 슈퍼에서 사오는
걸 보니 마치 집사람 생전 모습을 보는 것만 같다. 그래서 피는 속이지 못하나 보다.
참기름, 간장, 조미료, 식용류를 담아서 가져가느라 냉장고에 있는 요구르트를 모두
비웠는데 찿아보니 마침 집사람이 여행을 다니면서 쓰기 위해 약국에서 얻어 놓은
약을 담는 조그만 플라스틱 병이 있어 밤 11시 30분이 되어서야 준비물을 모두 갖출
수가 있었다. 짐이 많고 비까지 내리는 바람에 내가 학교 교실 앞까지 짐을 들어다
주었다.
우리가 발견하지 못해서 그렇지 일상의 행복은 정말 작은 곳에 있는지 모른다.
언제쯤 쌍둥이자식들 요리 솜씨를 맛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을 수 있으려나?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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