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명아, 뉴코아백화점 지하에 가보니 고슴도치가 한마리 가격이 십만원이나 하던데..."
"아빠! 쉿~~~ 아직 할머니께는 비밀이예요"
눈치 빠른 장모님은 금새 녀석들의 의도를 간파하시고 한마디 거드신다.
"할머니는 너희 키우기도 힘들어서 고슴도치 못키워~~"
"아이~~ 할머니는 저희가 그냥 알아보는 거예요. 그리고 우리 친구 중에 고슴도치를
집에서 키우는 친구가 있는데 그친구가 그러는데 고슴도치는 키우기가 쉽데요. 먹이만
주면 오래 산데요. 수명이 10년이나 된데요."

일주일전 쌍둥이 녀석들이 내게 다가와서 고슴도치를 사서 키우고 싶다고 했다.
녀석들이 무언가 몰입할 대상이 있다는 것은 좋다. 그리고 그것이 건전한 것이라면
나는 굳이 반대하고 싶지는 않다. 하긴 1년전 녀석들의 좋지않은 손버릇과 PC게임
중독으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이를 고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다름아닌
식충식물 키우기가 아니었던가? 그러나 그냥 밥만 준다고 해결이 되나? 청소며 물주기
등 번거로운 뒷감당을 해야 하는 것은 장모님이나 내 역할이기에 마냥 좋다고 환영할
만한 것은 아니다. 반드시 녀석들과 사전에 거래를 하여야 한다.

이번 고슴도치 구입도 구입 뿐 만아니라 먹이를 계속 공급하는 문제며, 우리안 청소,
키우는 장소 등 골치 아프고 정리해야 할 것들이 많다. 그리고 공부를 등한시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아빠! 고슴도치는 혼자 키우면 우울증 걸려서 오래 못산데요. 그래서 한쌍을 사서
키우는 것이 좋데요""(헉~~ 한마리도 아니고 두마리 씩이나?? 그럼 식비도 두배?)
"아빠 고슴도치 이름을 우리가 정했어요. 하나는 고슴이, 하나는 도치, 이름 괜찮죠?"
"고슴도치는 분양받으면 더 싸데요. 재명이랑 저랑 지금 용돈 86,000원 모았거든요.
고슴도치는 저희가 용돈을 모아 살테니까 아빠가 집하고 먹이 56,000원을 대주세요"

쌍둥이녀석들이 일단 고슴도치를 사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매일 와서 귀찮을 정도로
재잘거린다. 인터넷도 들어가 가격을 알아보고, 키우는 방법도 읽어보고 서로 대화를
나누며 연구하고... 이렇게 '쌍둥이네 고슴도치구입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쌍둥이녀석들 뒷바라지에 키우기도 벅찬데 우찌 고슴도치부부까지 키울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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