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유난히도 힘든 한 주였다. 지난주 연이은 야근에 이어 월요일과 화요일 미래예측 세미나 야간교육 참석, 수요일 아버지의 감상선암 진료, 목요일과 금요일은 CFO아카데미 종일교육 진행, 목요일 덕산스파캐슬에서 진행된 근로복지공단 선진기업복지제도 컨설턴트요원 양성과정 야간교육(19:30~21:00) 진행 등으로 금요일 교육을 마치고 집에 오니 몸이 파김치가 되었다.

몸은 피곤해도 서울학원 3월분 학원비도 납부할 겸, 화요일 학부모 간담회에도 참석하지 못해던 터라 피곤한 몸을 이끌고 쌍둥이들 학원수업에 마치는 시간에 학원에를 들렀다. 다행히 수업이 끝난 오케이쌤과의 면담, 히틀러선생님과의 면담도 연이어 할 수 있었다. 히틀러 선생님이 말씀하신다.

"아버님, 혹시 재윤이 재명이가 무슨 이야기를 하지 않던가요?"
"아뇨, 별 이야기 없었는데요"
"지난주에 학원이 영어선생님 닉네임 도용사건으로 발칵 뒤집혔어요"
"네?"
"한 학생이 영어선생님의 닉네임을 도용하여 채팅을 하면서 글쎄 선생님의 어투를 그대로 흉내내어 여러명의 학생들에게 토요일 수업이 없는데도 수업이 있다고 학원에 나오라고 한 거예요.
"..."
"실제 한 학생이 지난주 토요일 오후에 그 말을 믿고 학원에 나왔어요. 하도 황당해서 영어선생님이 그 학생을 추적해서 일주일만에 범인을 밝혀냈는데 글쎄 그 학생이 재윤이인 거예요"
"...."
"똑똑한 재윤이가 채팅방에서 닉네임을 바꾸는 방법을 알아내어 그런 장난을 한거랍니다"
죄송하다고 말을 하면서도 얼마나 얼굴이 화끈거리는지....

녀석들을 데리고 집으로 오는데 백마공원길 정자에서 앉아있던 고등학생들 중 한 명이 큰소리로 말한다.
"야, 저기 작년에 피씨방에서 게임하면서 서로 싸우던 녀석들이 지나간다"
재명이와 재윤이는 의도적으로 딴청을 피우고.... 녀석들은 상황이 불리하면 꼭 탄청을 피운다.

재명이와 재윤이에게 조용히 말했다.
"너희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 저기 고등학교 형을 아나?"
"작년에 PC방을 갔을 때 저 형이 우리 게임하는 바로 옆에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 우리 둘이 게임을 하다가 큰소리로 막 싸우니 저 형이 말려주었어요"

어휴 창피해~~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아내가 먼저 훌쩍 하늘나라에 가버리고 난 이후 자연히 자식들 몸을 돌보고 살피는 일은 어느덧 고스란히 내 차지가 되어 버렸다. 목욕탕에 데리고 가거나 잠을 잘 때, 혹은 옷을 갈아 입힐 때면 녀석들 몸을 꼼꼼히 살펴보는 일이 어느덧 몸에 배어버렸다. 요즘은 쌍둥이녀석들이 목욕탕을 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바람에 매주마다 목욕탕에 데리고 갈려면 힘겨운 입씨름을 벌이거나 어르고 달래느라 진땀을 뺀다.

특히 요즘은 쌍둥이들이 부쩍 크는 시기라 성장이 무척 빠르다. 작년만 해도 같이 서면 키가 내 턱 밑이었는데 오늘은 재보니 키가 내 입술 아니 코 밑까지 자랐다. 이렇게 쑥쑥 자라는 자식들 모습에서 부모는 큰 보람을 느낀다. 아마도 자식이 자신의 분신이라 여겨지기 때문일 것이다.

이틀전 아침에 쌍둥이들을 깨우기 위해 발바닥을 안마하다보니 재윤이 발바닥에 피부가 벗져진 것 보니 직감적으로 무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헐~~ 쪼끄만 녀석에게 설마 무좀이...'하며 그냥 무심코 스쳐 지나갔는데 오늘 장모님께서 무좀약을 찿으신다. 재윤이가 무좀에 걸렸단다.

내가 작년 여름에 무좀에 걸려 한동안 고생을 한 적이 있었다. 직장에 구두를 신고 다녀야 하고 하루종일 구두를 신고 생활해야 하는데 무좀에 걸리면 고역 중의 고역이다. 그런데 나는 그리 심하지 않았고 1~2주 후에 곧장 나았다. 그때 마트에서 양조식초를 사다가 세숫대야에 붓고 발을 30분정도 담구었더니 곧바로 나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쌍둥이들이 그때 나를 얼마나 구박하며 내 곁에도 오려 하지도 않고 내가 신었던 화장실 신발도 피하고 다녔는데 그때 녀석에게 구박받았던 생각이 나서 "칠칠치 못한 녀석, 무좀에 걸리고 그러냐?"하며 핀잔을 주었더니 녀석 왈~

"아빠! 무좀도 유전되나 봐요~ 아빠도 무좀에 걸렸었는데 저도 아빠를 쏙 빼 닮았나봐요"
헐~~ 무좀도 유전이라고, 자기도 아빠를 닮아 무좀에 걸렸다고 대놓고 이야기하는 우리 이쁜 막내 재윤이를 어떡한다~~그래 고슴도치도 자기 자식은 이쁘다고, 무좀에 걸린 우리 막내 재윤이 이쁘기만 하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올 설 세뱃돈 액수를 두고 고민에 쌓였다. 작년에 비해 지출규모가 늘어 요즘에는 가계운영이  벅차다. 우선은 재명 재윤이가 지난 10월부터 중학교 과정에 들어가면서 학원비가 많이 올랐다. 여기에 물가까지 덩달아 오르는 바람에 시장에 가기가 두렵고 내 지갑에서는 연일 찬바람이 분다.

지난 연말부터 명이 윤이는 세뱃돈을 거론하며 은근히 두둑한 세뱃돈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초등학교를 졸업하니 세뱃돈도 당연히 인상될 것으로 기대하는 모양이다. 1월말부터는 대놓고 세뱃돈을 받아서 무얼 살 것인지를 이야기한다. 무언의 세뱃돈 인상 시위이자 압력으로 받아들여진다.

며칠전 중학생 아들을 둔 회사 여직원에게 세뱃돈으로 얼마를 주는지를 물으니 자기네 기준은 나이 곱하기 천원이란다. 속으로는 '아하~~ 참 합리적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작년에 쌍둥이들에게 2만원을 주었는 올해는 갑자기 새로운 기준으로 나이당 1000원을 적용하여 14살이라고 14,000원을 준다면 세뱃돈이 깎이는데 과연 괜찮을까? 세뱃돈도 봉급장이의 급여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매년 주던 기준이 있는데 미치지 못하거나 동결이 되면 실망감이 크겠지. 그래서 세뱃돈도 나이나 자녀수, 지속적인 지급여력 등을 감안하여 신중히 책정해서 주어야 할 것 같다.

오늘 은연중에 앞으로 세뱃돈 기준으로 나이당 천원을 제시했더니 쌍둥이들이 한 목소리로 펄쩍 뛴다. "아빠! 작년에도 2만원이었는데 삭감이 말이 되세요. 더구나 올해는 우리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되는 해인데요. 저희는 아빠가 당연히 3만원으로 인상해 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쩝~~ 세뱃돈을 주는 것은 아빠인 나인데 지들이 맘대로 정해서 나에게 통보해~~ 그럼 쌍둥이들에게 3만원 주고나면 규, 민규, 지영이 처남댁 자식들은 5만원씩...그럼 자식들과 조카들 세뱃돈만 31만원.... 여기에 장모님과 시골 부모님까지 합하면....끙~~~

차라리 설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 나이도 먹지 않아 좋고, 세뱃돈 때문에 이렇게 고민할 이유도 없으니~~~그러나 자식들이나 어린 친척들에게 1년에 딱 한번 새배를 드리고 혹은 받으며 덕담을 나누며 세뱃돈을 드리고 줄 수 있는 것도 큰 기쁨이 아닌가?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2월 11일 쌍둥이 재명이와 재윤이가 백마초등학교를 졸업했다. 하늘도 녀석들의 졸업을 축하해 주는 듯 눈이 내려 온 대지를 하얗게 덮었다. 아내 없이 장모님과 큰애, 나 셋이서 아내의 빈자리를 채우고 메꾸어가며 뒷바라지를 하여  녀석들이 무사히 초등학교를 졸업하니 감개무량하다.

회사에는 쌍둥이들 졸업식 때문에 늦는다고 양해를 구하고 녀석들 졸업식을 지켜보고 출근을 했다. 생각해보니 녀석들을 키우는데 많은 위가가 있었다.

첫째는 2005년 5월초 아내의 유방암 말기판정과 1년6개월의 투병생활이었다. 집안 식구들 관심이 온통 아내 투병생활로 집중되다보니 녀석들 뒷바라지는 뒷전이었다. 경제적인 부담때문에 다니던 속셈학원도 끊었다. 녀석들이 초등학교 2학년 1학기 때였으니 한참 손이 많이 가는 시기였다. 엄마의 투병생활과 헤어짐을 잘 견디어준 녀석들에게 감사한다.

둘째는 도벽이었다. 4학년 때부터 내 지갑과 장모님 지갑, 큰애 지갑에서 돈을 꺼내다 흥청망청 쓰기 시작했다. 특히 장모님 지갑은 감시가 소홀해서 자주 꺼내다 썼다. 내 지갑과 큰애 지갑은 금새 표시가 나니 상대적으로 덜했던 것 같다. 회초리를 들기도 했고, 파출소에 데리고 갈려고도 생각해 보았다. 결국은 녀석들을 믿고 기다려 주면서 용돈을 주기 시작하며 용돈관리를 시켰다. 한달 용돈으로 기본 만원, 성과급으로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에서 전교 1등하면 15,000원, 반 1등은 만원, 과목당 100점은 2000원씩을 주었다. 거짓말처럼 도벽이 사라졌다.

셋째는 재명이의 왕따사건이었다. 4학년 1학기에 재명이 책가방 끈이 칼로 잘리고, 재명이 알림장에 '재수없는 새끼 죽어버려'라는 섬뜩한 글이 쓰여있는 것을 큰애가 발견하고 추궁해보니 학급 모둠친구 5명이 공부를 잘하는 재명이를 미워하며 수업시간에 왕따를 시키고 괴롭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분함에 치가 떨렸으나 조용히 선생님께 재명이에게 들은 사실을 편지로 써서 보내드리고 알림장 노트에 쓰여진 글과 칼로 잘려린 가방을 선생님께 꼭 보여드리라고 하였다. 그 다음날 학년 회의가 소집되고 상담을 통해 재명이를 괴롭혔던 학생들이 밝혀지고, 괴롭혔던 5명의 아이들 엄마들이 학교로 호출되고 5명의 친구들도 재명이에게 사과하고 부모들은 재명이에게 가방까지 새로 사주며 수습이 되었다. 재명이의 바람대로 모둠을 옮기도 예전의 밝은 모습을 회복할 수 있었다. 모둠에서 재명이를 제일 괴롭히고 칼로 가방끈을 잘라버리라고 시켰던 학생이 여학생이었다는 사실도 충격이었다. 

넷째는 PC방 출입사건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나쁜 손버릇으로 생긴 돈을 가지고 PC방을 들락거렸다. 자연히 학교나 학원성적은 엉망이 되어 갔다. 큰애랑 상의한 끝에 집에 있는 PC를 조립하여 게임을 갈아주고 숙제를 마치면 하도록 허용해 주었다. 그 이후 도벽습관도 없어지고 PC방 출입도  줄면서 학교와 학원 성적도 오르기 시작햇다. 간혹 재명이 담임선생님께서 알림장이나 휴대폰 메시지로 PC방 출입사실을 알려주어 적절히 대처할 수 있었다. 

많은 어려움, 특히 아내가 하늘나라로 간 고통을 극복하고 맞이한 쌍둥이들의 초등학교 졸업식이기에 더 감격스러운지 모른다. 장모님과 큰애, 학교 담임선생님과 영재반 강종구선생님, 서울학원 선생님들, 아내의 빈자리를 많이 채워주신 처형과 지영이 민규, 한소망교회 청소년부 신종녀선생님과 늘 기도를 아끼지 않으신 정성진집사님과 김수희권사님, 그리고 하나님께 감사한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옛날에 옛날에

아주 가난한 집에 아이가 하나 있었습니다.

아이는 배가 고파 온 종일 우는 게 일이었지요.

아기의 부모는 우는 아이에게 회초리로 울음을

멎게 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는

하루에도 몇 번씩 매를 맞을 수밖에 없었고...


그날도 부모는 우는 아이에게 매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집 앞을 지나던 노스님이 그 광경을 물끄러미

보다가 불연 무슨 생각이 난 듯 집으로 들어와서

매를 맞고 있는 아이를 향해 넙죽 큰절을 올렸습니다.


이에, 놀란 부모는 스님에게 그 연유를 묻습니다.


"스님! 어찌하여 이 아이에게 큰절을 하는 것입니까."

"예~ 이 아이는 나중에 정승이 되어 나라를 구하실

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곱고 귀하게 키우셔야 합니다."라는 당부의

답을 남긴 스님은 홀연히 자리를 떴습니다.


그 후로 아이의 부모는 매를 들지 않았고 정성을

다하고 공을 들여 아이를 키웠습니다.


훗날 아이는 정말로 영의정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 아이의 부모는 그 스님의 안목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 번쯤 만나 뵙고 감사의 말씀도 전할 겸

그 신기한 예지능력에 대해 물어보고자 스님이

계신 곳을 수소문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스님을 찾은 부모는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 그 신통한 예지능력에 대해 궁금했던

점을 물었습니다.


"스님!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어찌 그리도 용하신지요.

스님 외에는 어느 누구도 우리 아이가 정승이

되리라 말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이에 빙그레 미소를 머금은 노승은 茶를 한 잔씩

권하며 대답을 합니다.


"이 돌중이 어찌 미래를 볼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세상의 이치는 하나이지요.

모든 사물을 귀하게 보면 한없이 귀하지만

하찮게 보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법이지요.


마찬가지로 아이를 정승같이 귀하게 키우면

정승이 되지만, 머슴처럼 키우면 머슴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이것이 세상의 이치이니~

세상을 잘 살고 못 사는 것 또한 마음가짐에

있는 거라 말할 수 있지요."
(회사 조훈부장님이 보내주신 글 중 일부입니다)


카페지기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쌍둥이들이 진즉부터 휴대폰을 사달라는 걸, 안된다고 너희는 어리고 물건도 자주 잃어버리니 관리가 안되고 아빠도 통신비 부담이 되니 너희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그때 졸업기념으로 사주겠다고 꿋꿋하게 버텼다.

녀석들 졸업식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이제는 꼼짝없이 사주어야 하는 형국이 되어버렸네. 녀석들은 작년 12월초부터 아예 휴대폰~ 휴대폰 하며 입에 휴대폰 소리를 달고 산다. 아침에도 "아빠, 요즘 공짜폰이 나왔데요", "아빠, 아주 마음에 드는 휴대폰을 찍어 놓았어요"... 하루라도 빨리 휴대폰을 사기 위해 나를 향해 끝없이 반복하여 세뇌를 시켰다.

막내 윤이는 지난 12월초 나에게 오더니 협상을 하잔다. 지금 휴대폰을 가주면 3개월치 용돈을 포기하겠단다. 용돈을 자신의 피보다도 더 아끼는 녀석들인데 그걸 포기하겠다니 어지간히 휴대폰이 갖고 싶었던 모양이다.

올해 들어 스마트폰이 어쩌고, 안드로이드폰이 어떻고 재잘거린다. 그저 새로운 휴대폰이 나왔구나 하며 애써 외면하고 넘어가려는데, 큰애가 어짜피 휴대폰을 사주시기로 약속을 했으면 지금 사주는 것이 좋겠단다. 큰애가 컴이고 휴대폰같은 데는 일가견이 있어 내가 전권을 주고 있는데 큰애가 사주는 것이 좋겠다고 하니 꼼짝없이 사주게 생겼다.

큰애에게 알아보라고 했더니 녀석들은 미성년이어서 부모 이름으로 가입을 해야 하는데 나는 개인회생이라 신용이 좋지 않아 가입이 어려울 것 같다며 자신의 이름으로 둘을 가입시켜 보겠단다. 큰애도 대학생이고 대학학자금을 융자받은 기록이 있어 결국은 재명이 한명만 가입이 되고 재윤이는 외톨이가 되고 말았다.

결국은 처형의 도움을 받아 오늘 가입을 했다. 역시 이모는 편한 존재인가 보다. 아내가 하늘나라에 간 이후 처형이 일주일에 한번씩 들러 장모님 말벗도 되어 드리고 큰애며 쌍둥이들 맛있는 것도 사주고 용돈도 챙겨 준다.

우선은 공짜폰이라 기기구입에 돈은 들지 않았는데 이번 겨울 모자며 장갑 숱하게 분실한 녀석들인데 휴대폰은 분실하면 안되는데, 휴대폰에 정신을 팔려 공부를 등한시하면 안되는데....사주고서도 마음이 놓이지를 않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검은애', '냥이', '점박이', '청소부', '꼬리이상한애', '이쁜이', '식충이', '촉새', '에나'.... 이 모두가 우리집 식구나 다름없습니다.

무슨 소리냐구요. 우리집이 아파트 1층인데 베란다 아래 정원이나 근처에 살고 있는 야생 고양이들 이름입니다. 큰애가 처음에는 어슬렁거리는 고양이들에게 불쌍하다고 먹이를 주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아침, 점심, 저녁 끼니 때만 되면 밥을 달라고 모두들 모여들어 진을 치고 있습니다. 마치 고양이동물원과 같습니다.

'검은애'가 대장인데 '냥이', '점박이', '청소부'와 '꼬리이상한애'를 낳았고, 새끼인 '청소부'는 성장하여 다시 새끼를 가졌는지 배가 불룩합니다. 이러다가는 우리집 1층 베란다가 우리 아파트단지 고양이들 합숙소가 될 것  같습니다.

'이쁜이', '식충이', '촉새', '에나'는 출신이 다른데 끼니때만 되면 항상 와서 밥 달라고 서있습니다. 큰애와 쌍둥이들이 고양이라 하면 사죽을 못쓸 정도로 난리이고 극성입니다. 큰애는 없는 용돈에 고양이사료에 영양제까지 사서 키우고 있습니다.

나는 개를 좋아하지 고양이는 질색인데, 자식들은 나를 안닮아 고양이를 좋아합니다. 장모님 말씀으로는 아내가 어릴 적에 고양이를 그렇게 좋아했었다는데 자식들이 모두 고양이들 좋아하는 걸 보니 아무래도 엄마 피를 받아 그런 모양입니다.

두달전에는 고양이 두 마리가 피부병을 앓아 모양도 흉칙해지고 비실비실 죽기 직전이었는데, 큰애가 동물병원에 가서 피부약을 지어다 지극정성으로 치료를 해주니 이제는 다 나았습니다. 나는 고양이가 싫지만 그래도 자식들 셋이 정성을 다해 키우니 자식들 정서에 도움되는 것 같아 그냥 지켜보고 있습니다. 남들은 없는 돈에 애완동물을 사서 키운다는데 우리집은 고양이가 정원에 아홉마리가 살고 있으니...

이틀전에 부동산에서 집을 보러 왔습니다. 지금 사는 이 집 임대기간이 6월 21일인데 집이 팔리면 이사를 가야 한다고 하니 지금부터 난리입니다. 다른 데로 이사가면 고양이들이 불쌍하다고....이 많은 고양이식구들 어떻하냐고, 집이 안팔렸으면 좋겠다고, 아무도 들어오지 않으면 좋겠다고...그게 우리 뜻대로 됩니까?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쌍둥이들이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한소망교회에서 실시하는 2박 3일 겨울수련회를 떠났다. 예전에 백마초등학교 5학년때 제1회 부자캠프를 실시했던 파주 영산수련원에서 실시된다. 한번 가보았던 곳이고 좋은 추억을 간직했던 장소라 녀석들이 다시 가고 싶어했다.

그곳에는 숙소에 2층 침대가 설치되어 있는데, 평소 우리집도 쌍둥이들 방이 생기고 2층 침대를 사면 누가 위에서 잘 것인지를 놓고 서로 2층에서 자겠다고 다투던 녀석들이(방도 없고, 침대도 없는데 왜들 미리서 다투는지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영산수련원에서 2층 침대를 사용해보더니 불편했던지 그 후로는 생각이 바뀌어 서로 1층에서 자겠다고 마음을 바꾸도록 했던 곳이다.

수련회를 떠나기 2주전부터 들떠 있었으니, 지금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들 있겠지. 1박 2일 부자캠프를 할 때도 새벽 5시까지 한숨도 자지 않고 친구들과 떠들고 놀았던 녀석들인데....수련회 참가비가 한 명이 가면 1인당 4만원인데 친구를 전도해서 데리고 오면 1인당 3만원이라고 기특하게도 아빠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두 녀석이 학원 친구들을 각각 한명씩 전도해서 네명이 이번 수련회에 참가를 했다.

녀석들이 떠나고 난 뒤, 집안은 그야말로 절간과도 같이 쥐죽은듯 조용하기만 하다. 월요일에 매번 실시하는 미래예측기본과정 세미나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밤 11시 50분, 평소 이 시간 같으면 안방에서 여기저기 어지럽게 뒹글며 이불을 차고 자고 있을 녀석들 모습은 보이지 않고 이불도 펴져 있지 않고 방안보일러 스위치도 평소 그대로인데 방안에는 냉랭함이 느껴진다.

사람의 체온이란 참 묘하다. 같은 실내온도인데도 사람이 있고 없고에 따라 방안이나 집안에서 느껴지는 체감온도가 다름이 느껴지니...자식들을 집밖에 내보내는 순간부터 부모는 자식들의 안위를  걱정한다고, 추운 겨울에 밥은 잘 먹었는지, 잠자리는 춥지는 않는지, 이불은 잘 덮고 자는지 눈을 뜨고 있는 시간에는 항상 걱정이 된다. 부디 이번 수련회가 주님의 은혜를 체험하고 인격적으로 성숙해지는 기회가 되기를 기도한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쌍둥이녀석 둘이 이빨이 흔들거린다고, 빨리 썩은 이빨을 빼주어야 한다고 안그러면 임플란트를 해야 할지 모른다고 말하니 급기야는 장모님께서 빨리 치과를 데리고 가라고 토요일 아침부터 성화가 대단하시다. 이제는 인터넷에서 병도 증상을 입력하고 검색하면 처방이 나오니, 알면서도 그냥 넘길 수가 없다. 

10시 15분에 집 앞에 있는 치과를 갔더니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다시 돌아와 목욕부터 하자고 집을 나선다. 목욕을 마치고 토라진 막내는 빼고 명이만 데리고 치과를 갔는데 12시 35분인데도 아직 문이 닫혀져 있다. 출입문에 점심기간이 오후 1시부터 2시까지라고 쓰여져 있는데 왜 문이 안열려있지? 경영이 어려워서 문을 닫았나?

건물을 나오니 마침 건너편 빌딩에 새로 치과가 개업을 하였기에 그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손님이 많이 밀려있다. 재명이는 PC를 보더니 얼른 가서 게임에 열중이다. 예전에 다니던 치과보다는 좁지만 컴도 두대나 있고 서가에는 만화에 잡지책도 제법 많이 꽂혀져 있고 신문도 비치되어 있다. 나름대로 기다리는 고객들에게 신경을 쓰는 것 같다. 대기하는 소파 앞에는 발마사기도 있어 무료하던 차에 발마사지도 받았다.

간호사가 나오더니 점심식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오후에 오란다. 오후 3시에 명이와 윤이 두녀석 예약을 해놓고 집에 돌아와서는 토라져 안방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있는 재윤이에게 다가가 새로 간 치과에 근사한 컴이 두대나 있다, 재명이는 재미있는 PC게임을 하고 왔는데...하면 약을 올리며 오후에 아빠랑 치과에 가자고 했더니 언제 그랬냐는듯 금새 웃으며 일어난다. 하긴 괜히 고집을 부리는 것보다야 아빠가 적당히 화해의 손길을 내밀때 응하는 것이 더 낫지.

오후 2시 30분이 되니 PC게임을 하고 싶어 안달이 난 두녀석이 빨리 치과에 가야한다고 집을 나선다. 치과 진료를 받으니 명이는 빼야 할 치아가 두 개이고 치료해야 할 충치가 하나, 윤이는 빼야 할 치아가 한 개이고 치료해야 할 충치가 하나란다. 누가 쌍둥이 아니랄까봐 빼야 할 치아도 한개와 두개, 치료해야 할 충치도 각각 하나씩이네. 이번에 간 치과는 카메라와 MRI로 치아 사진을 찍어 치아 상태를 모니터를 통해 보여주며 설명을 하니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가 있어 편리했다.

치아 세개(명이 두개, 윤이 하나) 빼고 17,800원을 치르고, 충치 치료는 돈이 16만원(충치 하나에 8만원씩)주머니에 돈이 부족하여 다음주에 강사료가 나오면 19일에 치료하기로 예약하고 치과병원을 나섰다. 작년에는 윤이와 명이 충치 두개 치료를 하는데 40만원정도 돈이 들었던 것 같은데 2010년부터 만 14세이하 학생들에게는 치과 진료가 건강보험이 적용된다고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데 생각보다 비용부담이 줄어든 것 같다.

그래도 큰 병치레 없이 잘 자라주는 쌍둥이자식들이 감사하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토요일 아침 식사시간, 아파트 정원에서 아파트 경비원들이 눈을 치우고 있다.

재명: "밖에 경비아저씨들이 눈을 치우고 있어요"
재윤 : "아는 사람이 뒤에 지나갔어요"
재명 : "경비아저씨가 아니고?"
재윤 : "다른 사람이 지나갔다니까"
장모님 : "경비아저씨들이야"
재윤 : "아니예요, 할머니. 제가 아는 사람이라니깐요"
나 : "경비아저씨면 어떻고, 아는 사람이면 어떠니"
재윤 : "아빠도 참, 분명 아는 사람이었다니깐요"
나 : "글쎄, 그게 이렇게 윤이랑 아빠랑까지 언성을 높이고 다툴 일이냐고..."
재윤 : "그래도, 명이 형이 아니라고 하니 사실 확인을 해야 하잖아요"
나 : "끙~~, 윤아! 쓸데없는 일에 목숨 걸지 않았으며 좋겠구나"
재윤 : "명이형이 아니라고 자꾸 놀리잖아요"
나 : "@%&$%&..."

세자식들은 매일 아주 사소한 일인데도 곧장 서로 자존심 싸움을 하곤 한다.
아까 지나간 사람이 경비아저씨면 어떻고 아니면 무슨 상관이 있는가?

결국 이 일로 재윤이가 토라져 오전에 이불 뒤집어쓰고 누워 버렸다. 지난주도 목욕을 가지 않았는데 이번주도 윤이는 안가겠다고 버티는 바람에 장모님과 나, 명이 셋이서 목욕을 다녀왔다.

더 이상 방치하면 지난번처럼 자식들간에 또 틈이 벌어질 것 같아 오후에는 방에 누워 시위를 하고있는 윤이에게 다가가 말을 붙이며 겨우 달래가지고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이제는 자란 탓인지 왠만해서는 쉽게 자신의 고집을 꺾으려 들지 않는다. 웃음으로 넘기려 하다가도 어떨 때에는 한대 쥐어박고 싶은 마음이 턱밑까지 차오른다. 그러나 때리는 것이 결코 능사는 아니기에 감정을 추스리며 그냥 훈계하고 넘어간다.

다 커가는 반증이겠지, 또 성장해가는 표시겠지...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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