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쌍둥이자식 기말시험이다. 시험기간은 집안이 초긴장 상태가 된다. 화를 내고 싶어도 참아야 하고, 시험을 망친 과목이라도 생기면 빨이 잊고 다음 과목을 준비하도록 달래야 한다. 점심식사 후 오늘은 수학, 기술가정, 한문을 치렀는데 이전 1학기 중간고사 보다는 성적이 많이 오른 모양이다. 아내와 통화하는 사이 서로 중간고사보다 성적이 많이 오른 과목 점수를 큰소리로 외치는 걸 보니....

나와 아내는 요 며칠동안 딸 인이가 다치고, 명이가 학원에서 말썽을 부리고, 아직 해결되지 아니한 채무문제 등으로 마음이 무거웠는데 첫날 시험이었지만 성적이 많이 올랐다니 위안이 되고 기분이 전환되는 것 같다. 자식은 자신의 분신이라 했던가? 자식이 공부를 잘하면 괜히 우쭐해지고, 자식이 공부를 못하면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이다.

우리 사무실에서는 회사 직원들의 대학생자녀 학자금을 장학금형태로 지원해주고 있는데 학자금을 신청시 성적증명서를 첨부하도록 되어 있다. 자식이 공부를 잘하여 명문대에 다니고 있거나 장학금을 받은 직원은 당당하게 와서 신청을 하지만 그렇지 못한 직원들은 여직원을 대신 보내거나 슬그머니 들어와 청구서만 쓰고 간다. 자식이 공부를 못했음에도 부모가 대신 창피해하고 부끄러워들 한다.

지난 중간고사 이후부터 아내가 매일 쌍둥이들을 볶아댄 효과가 컸던 것 같다. 한달반을 지나면서 철이 든 것도 같고 아님 이번 기말고사 결과에 따라 7월 28일부터 시작되는 교회 청소년 여름성령수양회에 가고 못가고를 결정하겠다고 한 것도 일조를 한 것 같고.....
 
매일 시험때만 되면 졸음을 쫓는다고 평소 마시지도 않던 커피를 하룻밤에 몇잔을 마셔대며 날밤을 새고, 노트정리를 잘하는 친구들 노트를 복사해서 공부를 하는 걸보면서 만사불여튼튼이라고 제발 평소에 지금처럼 열심히 하래도 시험만 끝나면 도로아미타불이다.

이번 금요일이면 기말고사가 끝나니 또 마음이 풀어지겠지... 공부를 마치 부모를 위해 해주는 것 같이 생색내는 요즘 자식들의 보고 있노라니 그냥 한대 쥐어박으며 '공부가 하기 싫으면 당장 때려치워라~'하고 싶지만 그래도 꾹 참고 어르고 타이르고 때론 읍소까지 하는 나를 보면서 '나도 별 수 없는 대한민국 아버지이구나~' 하는 것을 느낀다. 하여간 이번 기말고사는 늘 시험때면 반복적으로 되풀이되던 참고서 다툼없이 무사히 지나갔으면 좋겠다. 이왕이면 성적까지 잘 나오면 금상첨화이겠고...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주 토요일 쌍둥이들의 기말고사가 끝났다. 그동안 11월 한달간 숨 죽이며, 녀석들 얼르고 달래느라 간 하나를 빼놓고 살았던 것 같다. 이번 기말고사 시험과목 수는 총 11과목... 수요일 세 과목, 목요일 세 과목, 금요일 세 과목, 토요일 두 과목. 아무리 생각을 해도 중학생들에게 시험과목수가 11개는 너무 많은 것 같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매년 시험때마다 되풀이 되었던 전과나 참고서 경쟁은 없었지만 대신 교과서 분란이 있었다. 재윤이가 체육교과서를 분실하여(재윤이 말로는 집에 싸가지고 왔는데 없어졌단다. 그럼 체육교과서가 발이 달려서 도망갔겠나, 날개가 달려 날아갔겠나?) 재명이 교과서에 요점정리를 해두었고, 재명이는 자기 책이라고 안빌려주겠다고 고집을 피우고.... 하루 전이라도 미리 이야기를 했으면 미리 요점정리를 해둔 부분을 복사라도 해주었겠지만 금요일에 당장 시험인데 아침에 나보고 어떡하라고?

금요일 아침, 언성을 높이며 다투는 두 녀석을 보다못해 집에 있는 프린터로 부랴부랴 복사를 하는데 중간에 토너가 없단다. 헐~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왜 하필 이런 중요한 때 토너가 떨어진담. 절반만 복사를 하고 나머지는 학교 가는 길에 문구점에서 복사를 하라고 돈을 쥐어주고 출근을 했는데 재명이가 억울하다고 난리를 친다. 문구점 사장님이 뒷부분 세 페이지를 그만 깜박 놓치고 복사를 안했는데 하필이면 그 세 페이지에서 다섯문제나 나왔다고 한다.

이번에는 지난 중간고사 때 보다는 성적이 많이 오를 것 같다고 두 녀석 표정이 밝다. "으이그~ 이넘들아! 지난 2학기 중간고사 성적이 그게 성적이냐고?"하는 말이 나오려는걸 겨우 참는다. 이번에는 그래도 두 녀석들이 서로 요점정리를 하여 정보도 공유하는 등 나름대로 힘을 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고등학교 진학 때 내신성적이 2학년부터 반영이 된다는데 2학년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성적 향상이 되어야 할 텐데... 이래저래 걱정이다.

일단은 PC게임에서 관심을 차단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고, 마침 재윤이 스마트폰까지 고장이 나서 속으로 얼마나 다행인지 쾌재를 부르고 싶다. 스마트폰을 초등학교 졸업기념으로 너무 일찍 사주었던 것이 후회가 된다. 공부에 집중을 못하고 자꾸 휴대폰에 신경을 쓰고 문자질에, 음악파일을 다운받아 듣고 다니는 등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이참에 윤이 휴대폰도 아예 없애버릴까? 그럼 녀석이 난리칠텐데...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일요일 밤 10시 30분부터 오늘 아침까지 57시간을 쌍둥이들과 냉전을 치렀다. 발단은 공부한다고 컴을 켜놓고서 몰래 인터넷에 들어가 호기심으로 이것 저것을 봐놓고서 안보있다고 시치미를 떼고 고집을 부린 것이었지만 더 큰 실망은 잘못을 알면서도 이를 고치지 않은 나약한 태도에 있었다. 물론 나도 월요일과 화요일 강의 교재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힘들었다.

쌍둥이들이 중간고사를 치른지 20일이 지났다. 중간고사에서 기대 이하의 점수가 나오고 그 날은 녀석들이 꽤나 충격을 받은 듯 했다. 하긴 초등학교에서 공부 좀 했다고 너무 자만에 빠져 있었는데 중학교에 가니 출제된 시험문제 수준이 만만치 않았고 학생들 수준도 높았고, 너무 긴장하다 보니 시간안배에도 실수하고...

중간고사가 끝나고 다음날 쌍둥이들과 대화를 했다.
나 : "이번, 중간고사 시험이 어땠어?"
재명 : "어려웠어요"
나 : "윤이는?"
재윤 : "저도 어려웠어요. 그렇지만 답을 옮기는 과정에서 실수를 한 것이 너무 억울해요"
나 : "그럼 이번에 중간고사를 못본 원인이 뭐라고 생각해?"
재명 : "솔직히 지난 한달반이나 학원수업이 끝나고 아빠 몰래 PC방에 가서 게임을 하며 공부를 소홀히 한 것이 주 원인인 것 같아요"
나 : "윤이는?"
재윤 : "저도 같은 생각이예요. 그렇지만 답을 답안지에 잘못 옮겨 쓴 것은 너무 억울해요"
나 : "너희가 시험을 잘못 본 원인을 충분히 알고 있으니 다음 기말고사 때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거라"
재명재윤 : "네"

그 이후 20일 동안 녀석들은 이전과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휴일 3일 내내 아침부터 밤 잠자리 들 때까지 아무 말 하지 않고 지켜보니 PC게임, TV만화보기로 3일간을 소일하고 있었다. 말로는 중간고사도 끝났으니 머리를  좀 식히고 다음주부터 도서관을 다니며 본격적으로 공부를 한다고 큰소리를 치지만 그런 벼락치기 공부는 인생이란 긴 승부에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가 자식들에게 원하는 것은 주인의식, 자율형 인간으로 살고 좋은 행위를 꾸준히 습관화 하라는 것이다. 꾸준한 연습을 이길 장사는 없고, 원인을 알면서도 이를 고치지 않는 것은 내가 바라는 것이 아니다.

공부도 습관이다. 쌍둥이들이 학원에서 자기네보다 공부를 못하는 친구가 이번 학교 시험에서 더 좋은 성적을 받았다고 억울해 하지만 그 친구는 자만하지 않고 꾸준히 공부를 했다. 그 노력이 성적으로 나타났고 이번 중간고사를 통해 쌍둥이들을 앞섰다는 것으로 자신감이 붙었겠지. 처음으로 녀석들과 57시간 냉각기간을 가지니 녀석들도 긴장하며 준비물이며 숙제를 챙기는 것이 나아지는 것 같다. 믿고 지켜보아야지.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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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0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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