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들의 오버는 날이 갈수록 사그러줄줄 모른다. 오히려 도가 더해간다.
오늘도 거실에 누우라고 하더니 허리와 어깨를 안마해주며 재잘거리기 시작한다.

"아빠! 저희같이 공부 잘하고 효자인 아들을 두어서 행복하시죠?"
"뭐라고, 그럼 너희는 아빠같은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이 행복하지 않니?"

한편으로는 어이가 없으면서도 내가 존재하고 열심히 살아야 하는 목적을
기억시켜주는 녀석들이 밉상은 아니다. 두녀석 키우려면 경제적인 부담때문에
허리가 휘지만 티없이 자라주는 녀석들이 고맙기도 하다. 다만 너무 장난이
심해 장모님과 애비 마음고생을 많이 시키기기도 한다.

"재명이와 재윤이 장난이 갈수록 심해서 가르키기가 너무 힘들어요"
"아버님, 어떻게 쌍둥이들은 나이를 거꾸로 먹는가 봐요. 갈수록 장난이
심해지고 숙제도 잘 해오지 않아요. 그래도 머리가 좋아 한번 가르쳐주면
금방 이해하고 진도를 잘 따라오니 다행이예요"
학원에 들를 때마다 학원원장님이 하소연하신다. 그때마다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 숨고 싶은 심정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만큼 녀석들이 구김살이 없고 감정이 순수하다는 뜻일
것이다. 어미를 잃은 자라는 녀석들이니만큼 상처를 받지 않고 키우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런 친진난만함과 감정의 순수함이 앞으로
녀석들이 자라면 아마도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어제 녀석들이 아빠 봉급이 얼마냐고 묻기에 사실대로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요즘 애비 속타는 심정도 모르고 꿈에 부풀어 있다. 3년후에는 집도 사고,
침대도 사고, 휴대폰도 최신식으로 사고, 전자현미경도 사고, 고슴도치도 사서
키우고 싶다고 안달이 났다. 하나로마트를 가도 항상 잊지않고 들르는 곳이
고슴도치가 있는 코너이다. 녀석들 머릿속은 온통 갖고 싶은 것 뿐이다.

애비는 지금 일하는 피시 모니터가 맛이가서 바꾸어야 하는데도 손을 못쓰는
마당인데.... 그러나 꿈꾸는 것마저 포기하라고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꿈꾸는 것은 자유이고, 사람은 꿈이 있어야 일하고 공부에 대한 열정이 생기니
말이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요즘 쌍둥이들이 사춘기에 들어서나보다.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하고 고집도 쎄졌고
누구 말도 들으려 하지를 않는다. 누가 쌍둥이가 아니랄까봐 쌍둥이자식 중 한 녀석이
고집피우면 나머지 한 녀석도 함께 가세를 한다.

"재명재윤아 이번주에는 목욕탕을 함께 가자"
"싫어요. 우리는 집에서 그냥 샤워할 거예요"
장모님이 강하게 반대하신다.
"안돼! 이번주는 목욕탕에 가야 돼. 옷에서 때가 지지를 않고 몸에서 냄새가 나서 안되겠어"
"아빠도 같은 생각이다. 이번 주는 모두 목욕탕을 간다."
"싫어요. 저희는 그냥 집에서 샤워 할래요"

이렇게 한번 고집을 피우기 시작하면 요지부동이다. 그래도 예전에는 내가 한마디를 하면
금새 "네"하고 수긍하고 따르던 녀석들인데 요즘 확실히 변했다. 곧바로 비장의 카드를 꺼내
설득작업에 들어간다.
"재윤아! 아빠는 너처럼 고집스런 자식은 키울 수가 없구나. 너 아빠 도움없이도 혼자 살 수
있니? 그렇지 않아도 아빠는 요즘 너희 뒷바라지가 힘들거든, 네가 혼자 독립할 수 있을 때
그때에는 싫다고 하면 아빠가 이렇게 함께 가자고 하지 않을거야. 그렇지만 할머니 말씀
들으니 아빠는 함께 목욕탕을 가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어. 어떻게 할래? 혼자서
독립해서 나가서 살래? 아니면 함께 목욕을 갈래?"

그제서야 눈치 빠른 막내 재윤이가 머리를 굴리더니 안되겠다 싶었는지 가겠다고 일어선다.
두녀석이 고집을 피울 때는 그중 강하게 고집을 피우는 한 녀석을 제압하면 자동적으로
뒤에 남은 녀석은 따라 온다. 그러면서 녀석들은 나에게 새로운 거래를 시작한다.
"아빠 가면서 고슴도치키우는 이야기를 해드릴께요"
어라~~ 녀석들 슬슬 본색을 드러내는구나. 내 주머미를 털겠다는 수작이구나.
"아빠, 우리가 고슴도치를 암컷으로만 두마리를 살거예요. 고슴도치는 한마리만 사면
우울증에 걸려 빨리 죽기 때문에 새끼 두마리를 분양받을 계획인데 암수 쌍으로 사면
7개월 뒤에 바로 새끼를 낳는데요. 그러면 너무 어려서 새끼를 낳기 때문에 안좋데요.
새끼는 저희가 용돈모아 살건데 아빠가 5월 월급 받으면 집값 5만원만 보조해 주세요"
"음~~ 아빠가 이번달은 컴퓨터를 바꾸느라 돈을 많이 지출했으니 다음 달에 생각해 볼께"

헐~~ 녀석들 별걸 다 알고있네. 목욕탕 온탕에 들어가 있는데 평소에는 두녀석들이
번갈아가며 내 어깨를 주물러주고, 등 때를 밀 때도 힘들다고 내 어깨를 안마를 해주는데
오늘은 녀석들 머릿속이 온통 고슴도치 생각으로 차있는지 내가 두 녀석들 등 때를 힘들게
밀어주는데도 도통 어개를 안마해줄 생각은 않고 그저 고슴도치 이야기만 계속한다.

"재명, 재윤아! 너희는 고슴도치가 아빠보다 더 소중하니? 전에는 목욕탕에 오면 아빠
어깨를 안마해주었는데 이제는 안마해줄 생각은 않고 맨 고습도치 생각만 하네."
그제서야 아니라면 얼른 내 등뒤에 와서 어깨를 겨우 1분간 안마해주고 나가는 녀석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재명아, 뉴코아백화점 지하에 가보니 고슴도치가 한마리 가격이 십만원이나 하던데..."
"아빠! 쉿~~~ 아직 할머니께는 비밀이예요"
눈치 빠른 장모님은 금새 녀석들의 의도를 간파하시고 한마디 거드신다.
"할머니는 너희 키우기도 힘들어서 고슴도치 못키워~~"
"아이~~ 할머니는 저희가 그냥 알아보는 거예요. 그리고 우리 친구 중에 고슴도치를
집에서 키우는 친구가 있는데 그친구가 그러는데 고슴도치는 키우기가 쉽데요. 먹이만
주면 오래 산데요. 수명이 10년이나 된데요."

일주일전 쌍둥이 녀석들이 내게 다가와서 고슴도치를 사서 키우고 싶다고 했다.
녀석들이 무언가 몰입할 대상이 있다는 것은 좋다. 그리고 그것이 건전한 것이라면
나는 굳이 반대하고 싶지는 않다. 하긴 1년전 녀석들의 좋지않은 손버릇과 PC게임
중독으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이를 고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다름아닌
식충식물 키우기가 아니었던가? 그러나 그냥 밥만 준다고 해결이 되나? 청소며 물주기
등 번거로운 뒷감당을 해야 하는 것은 장모님이나 내 역할이기에 마냥 좋다고 환영할
만한 것은 아니다. 반드시 녀석들과 사전에 거래를 하여야 한다.

이번 고슴도치 구입도 구입 뿐 만아니라 먹이를 계속 공급하는 문제며, 우리안 청소,
키우는 장소 등 골치 아프고 정리해야 할 것들이 많다. 그리고 공부를 등한시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아빠! 고슴도치는 혼자 키우면 우울증 걸려서 오래 못산데요. 그래서 한쌍을 사서
키우는 것이 좋데요""(헉~~ 한마리도 아니고 두마리 씩이나?? 그럼 식비도 두배?)
"아빠 고슴도치 이름을 우리가 정했어요. 하나는 고슴이, 하나는 도치, 이름 괜찮죠?"
"고슴도치는 분양받으면 더 싸데요. 재명이랑 저랑 지금 용돈 86,000원 모았거든요.
고슴도치는 저희가 용돈을 모아 살테니까 아빠가 집하고 먹이 56,000원을 대주세요"

쌍둥이녀석들이 일단 고슴도치를 사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매일 와서 귀찮을 정도로
재잘거린다. 인터넷도 들어가 가격을 알아보고, 키우는 방법도 읽어보고 서로 대화를
나누며 연구하고... 이렇게 '쌍둥이네 고슴도치구입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쌍둥이녀석들 뒷바라지에 키우기도 벅찬데 우찌 고슴도치부부까지 키울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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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0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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