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쌍둥이들에게 화를 내지 않고 칭찬만 하리라던 나와의 약속을 깨고
나는 오늘 아침 막내인 재윤이 녀석에게 매들 들고야 말았다.

그제와 어제는 일산 지역에 단수로 물이 나오지 않아 학교 급식을 실시하지
않은 바람에 학부모들이 학생들 점심을 가져다 주느라 한바탕 법석을 떨었다.
내가 회사를 가니 그 몫은 장모님이 맡아서 하시는데, 요즘 몸이 좋지 않은
장모님이 아프신 몸으로 종종걸음으로 김밥집에 들러 김밥을 사가지고
쌍둥이들에게 갔다주려고 백마초등학교를 갔는데 형인 재명이는 반갑게
나오며 "할머니 감사합니다. 조심히 가세요"하며 인사를 하는데,
막내인 재윤이는 짜증을 내며 "왜 이렇게 늦게 오셨어요?"하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토라져 교실로 들어가 버리더라는 것이다.

재윤이가 아침에 카레도시락을 만들어달라고 했는데 장모님은 한참 크는
애들이라 그래도 든든하게 김밥을 먹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김밥으로 사가지고
갔던 것이 아마 녀석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래도 이왕 지난 일이라 서운해도 그냥 넘어갔으면 좋으련만 녀석이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는 김밥을 가지고 와서 먹은 것은 반에서 자신 뿐이었으며
다른 친구들은 모두 카레며 맛있는 도시락을 싸가지고 와서 먹었다며 연신
불평을 쏟아내 장모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밤 9시 20분, 학원에 갔다와서도 재명이에게 계속 시비를 거며 다투기에
장모님이 더이상 참다못해 재윤이에 대해 느꼈던 섭섭했던 감정을 토해내신다.
내가 황급히 수습에 나서 재윤이가 오늘 잘못한 것을 조목조목 설명하며
할머니께 사과드리라고 했더니 한사코 거부하며 고집을 피우다 매를 들려는
시늉을 하자 마지못해 할머니께 건성으로 사과를 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도 뭐가 못마땅한지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그러다 아침
밥상에서 또 별 것 아닌 것으로 고집을 피우며 밥 먹기를 거부하고 있기에
조심스레 마지막으로 경고를 했다.
"재윤아! 오늘 아빠가 하루 종일 한국생산성본부에서 강의를 하는 날이다.
아빠가 기분좋게 집을 나서야 멋진 강의가 되지 않겠니? 아빠가 매를 들지
않도록 도와주겠니? 그리고 어제 할머니께서 재윤이를 태어나서부터 지금껏
키워주셨는데 그런 은공도 잊고 짜증을 부리고 몸도 불편하신 할머니를
섭섭하게 한 것은 전적으로 재윤이 잘못이니 더 이상 우리 집 분위기를
불편하게 하지 않도록 하렴"

그래도 묵묵부답!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회초리를 들고 엉덩이를 몇대 때려
주었다. 무엇보다 최근 들어 할머니 은혜를 잊고 안하무인으로 구는 녀석의
행동을 한번은 바로 잡아주고 싶었었다. 아침에 했던 체벌의 탓인지 저녁때
학원으로 가서 가방을 들어주며 오면서 녀석과 대화를 나누는데 언행이 많이
변해져 있다. 애들은 애들인가? 때론 체벌도 꼭 필요한 때가 있으며 체벌
후에는 꼭 대화나 사랑, 관심으로 감싸고 껴안아 줄 필요가 있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요 며칠간 쌍둥이 녀석들 행실이 제멋대로이다.
어제는 드디어 사고를 치고 말았다. 학원에서 중간고사에 대비하여
특별보충반을 매주 수요일에 운영하는데 재명이와 재윤이 녀석이 하겠다고
하여 원장님이 기특하여(녀석들이 다니는 초등학교는 중간고사를 치르지 않음)
돈을 받지 않고 수강을 하도록 특별히 허락을 하여 나도 수요일에는 3시부터
특별보충수업을 받는 줄 알고 있었다.

퇴근버스를 타고 오는데 집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학원에서 나에게 퇴근길에
학원을 들렀으면 한다는 것이다. 순간 '녀석들이 또 사고를 쳤나?'하는 불길함이
엄습해 왔다.

학원에 들러 상담을 했더니 방과후 집에다는 학원 보충수업에 간다고 나가서
학원에서는 보충도 받지 않고(녀석들이 너무 힘들어하니 당분간 특별보충수업은
쉬라고 조치했다고 함) 친구와 어울려 PC방에서 3시간을 보내다 왔다고 한다.
그사이 장모님은 녀석들을 찿으러 학교며, 학원주변 PC방을 갈고 다니시고...
재윤이는 요즘 숙제도 해오지 않고 수업시간에도 공부에 집중을 못하는 것 같아
특목고반에서 한단계 낮은 엘리트반으로 일주일간 보내겠다는 원장님의 말에도
이의를 달 수 없었다.

무엇보다 집에다는 거짓말을 하고 PC방을 다닌 것이 용서하기 힘들었다.
4월 1일 용돈을 5000원씩 주었는데 막내 재윤이는 그 돈을 하루만에 홀랑
써버린 모양이다. 쌍둥이 중 형 재명이는 나를 닮아 자린고비처럼 절약을
하며 용돈 기입장도 철저하게 기록을 하는데 막내는 엄마를 닮아 기분파이고
손이 크다. 5000원을 어디에 썼냐고 물으니 친구에게 과자도 사주고, 컵라면도
사주고 PC방 게임비도 자신이 냈다고 한다. 5학년이 되었으니 이제는 스스로
돈관리를 하라고 장모님 반대도 무릅쓰고 용돈도 주며 용돈기입장도 쓰라고
했건만 이들도 지나지 않아 이렇게 애비를 실망시키다니.....

학원상담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녀석들이 돌아오는 두시간 동안 장모님으로부터
내내 불평을 들어야 했다.
"쌍둥이들이 돈 개념이 없으니 그래서 용돈을 주지 말라고 했는데..."
"이제는 거짓말까지 해가며 할머니를 따돌린다"
"내가 무슨 죄가 많아 늙으막에 이 고생을 하고 있는지..."
"쌍둥이를 뒷바라지하는 보람이 없다..."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오르니 골치도 아프고, 가슴도 답답해지는 것 같다.
옆에 녀석들이 있었으면 몽둥이로 실컷 때려주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30분동안
생각을 가다듬으며 체벌만이 능사가 아님을 알기에 녀석들이 돌아오자 조용히
안방으로 불러 우리가 처한 현실을 이야기해 주었다. 엄마도 없고, 남들보다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잘 살려면 남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함과 남들을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편하고자, 놀고자 하는 유혹을  이겨내겠다는 결단과
그 결단을 실천으로 옮기는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고...

이제 5학년이 된 쌍둥이 녀석들, 아직도 저렇게 매일 철없는 행동을 하며 할머니와
애비 속을 썩이며 애비의 살고자하는 열정에 찬물을 끼얹는 녀석들의 이러한
돌발행동들이 안타깝기만 하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 한소망교회 새벽기도회에 참석하기 위해 새벽에 교회를 갔다가
초등부 교사인 신종녀선생님을 만났다. 내가 지난주 사내근로복지기금
카페에서 실시된 변산 야외정모를 다녀오느라 쌍둥이들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였더니 주일 예배에 참석한다고 집을 나가서 교회를 가지 않고 친구와
만나 헌금할 돈으로 피시방에서 컴퓨터게임을 하며 보냈다. 그제도 학원에서
월말시험을 치르는 날 학원가서 공부한다고 일찍 나가서 친구들과 만나
눈싸움을 하고, 피씨방에서 3시간을 시간을 보내다 겨우 수업시간에 맞추어
도착한 일이 있었다. 장모님이 혼내주라고 말씀하셔서 그제 밤에 재명이와
재윤이 두녀석들의 엉덩이를 회초리로 30대씩 때려 주며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을 받고 용서를 해주었다.

신종녀선생님을 만나자마자 내가 말했다.
"재명이재윤이가 주일 낮 예배를 빼먹었다면서요... 죄송해요"
그랬더니 신종녀선생님이 약간 걱정스런 표정으로 짧게 말했다.
"간단한 문제가 아닌것 같습니다. 다음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순간 불길한 예감과 함께 큰애를 믿고 강의자료 준비하고, 회사 업무 때문에
밤 늦도록 야근하고, 휴일에도 세미나에 참석한다고 늦게까지 자기계발에
많은 시간을 보내느라 쌍둥이들에게 소홀히 대했던 지난 겨울방학 시간들이
스쳐 지나갔다.

내가 과연 쌍둥이 녀석들 엉덩이를 30대씩이나 때릴 정도로 모범적인
아버지였던가? 쌍둥이들에게 자상한 아버지였던가? 쌍둥이들이 무엇을
바라고 원하는지 파악하고 그 부족한 점을 채워주려 노력했던 아버지였던가?
집사람과 맞벌이를 하다가 집사람을 먼저 보낸후 혼자서 법원으로 급여의
절반을 부치고 남은 반토막난 수입으로 살림을 꾸려나가며 정신없이 살아야
하는 싱글대디 아빠라는 이유로, 나는 자식들에게 그저 애비의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며 자식들에게 내가 말하지 않아도 애비를 보면서 열심히 살아주기를
바랐지만 자식들은 아직 어리고 철이 들려면 아직 멀었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철없는 쌍둥이 녀석들에게 나는 내 잣대로 판단하고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강요했던 것은 아닐까?

어쩜 쌍둥이들에게 때린 회초리는 내가 맞았어야 할 회초리였는지 모른다.
일이 바쁘다고 자식들을 나몰라라 했던 애비, 휴일날 함께 배드민턴을 치자고,
한시간만 놀아달라고 매달렸지만 강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세미나에 나가야
한다고, 회사 일이 밀려 출근해야 한다고, 피곤하니 눈 좀 붙여야 한다고
핑계를 대며 자식들이 내 가까이 오는 것을 귀찮아하고 막았던 못난 애비!
쌍둥이들에게 때린 회초리는 정작 애비인 내가 맞았어야 했던 회초리였다.
재명재윤아 미안하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1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0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달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