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큰애가 불쑥 대학을 휴학하고 싶다고 말했다.
큰애는 지금 대학 2학년 1학기에 올라가야 한다. 너무도 급작스런 통보에 멍하니
있다가 하루 시간을 줄테니 다시 한번 신중히 생각해보고 29일 다시 이야기하자고
하며 하루를 벌었다.
큰애는 나와 마찬가지로 고등학교며 대학을 순전히 자신의 의지와 판단으로
결정하고 밀어부쳤다. 그리고 관철시켰다. 중학교 때 실업계고등학교인
신일정보고등학교를 진학하겠다고 했을 때는 나와 집사람은 무려 6개월을
큰애와 밀고 당기며 실랑이를 벌였다. 그런데 녀석의 의지는 너무도 확고했다.
녀석은 중학교 때부터 컴퓨터(특히 인터넷)에 푹 빠져 지내며 자신은 제2의 안철수
아니 안철수를 뛰어넘는 세계 최고의 인터넷보안전문가가 되겠노라고
인터넷정보학과를 꼭 진학하겠다고 우겨 신일정보고 인터넷정보학과를 진학했다.
물론 정보고등학교에 진학하고나서 친구들이나 학습 분위기에 실망을 하면서도
나름대로 공부는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런 녀석이 고 1때 어미의 유방암 말기 판정
소식을 접하고는 많이 흔들렸다. 아마도 자신이 어미 속을 많이 썩여 자신 때문에
엄마가 병을 얻은 것처럼 괴로워하며 방황도 하였다. 그래서 목숨처럼 아끼던 컴을
팔아 50만원을 병원비에 쓰라고 선뜻 내놓기도 했던 속깊은 녀석이다.
아마도 고2때 어미를 하늘나라로 보내고 진로를 취업으로 변경한 듯 소방행정학과를
가겠다고 나서 지방에 소재한 대학의 소방행정학과를 진학했다. 생전 처음 가족 품을
떨어져 1년간 대학 기숙사에서 나름대로 잘 적응하며 생활을 했는데 2학년 1학기
등록을 막 마치고 났더니 휴학을 하겠다고 폭탄발언을 하니 난감할 수 밖에...
29일 밤 늦게 왜 휴학을 하려는지 물으니 나름대로 고민한 사항과 향후 구체적인 계획을
조목조목 설명하기에 녀석의 의지가 확고함을 읽고나서 말했다.
"지방대라는 핸디캡 때문에 휴학을 하고 다시 서울 소재 대학에 도전하는 거라면 아빠는
반대한다. 지방대라는 핸디캡은 아빠를 지켜보았겠지만 얼마든지 자신의 노력으로
커버하며 살 수 있다. 그러나 네가 가진 꿈과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길이
아니어서 더 나은 코스를 발견하고 비록 2년이란 기간을 버리고서도 그 길을 가서
집중하여 승부를 거는 것이 낫다는 너의 결심이 확고하다면 아빠는 네 결정을 존중해
줄테니 후회없는 선택을 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네 자신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라"하며
수락했다.
처음부터 완벽한 계획을 가지고 시작하는 사람은 드물다. 살다보니 더 넓은 시야와
풍부한 정보로 판단해보면 보다 나은 선택이 보이기도 한다. 앞으로 살아야 할 날이
훨씬 더 많은 지금 이 시기에 보다 나은 길이 있는데도 과거 투자한 시간과 돈이
아까워 궤도를 수정하지 않고 그 길을 고집하고 나중에 후회하는 사람같이 어리석은
사람은 없으리라!
자신이 주도하고 선택한 삶에 대해서는 그 결과가 기대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결코
남을 원망해서는 안된다. "아빠가 그때 말려주지 그러셨어요" 그럴 것 같으면 애초부터
시작하지 않아야 한다. 자신의 주관과 신념으로 선택한 길은 철저히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 나는 큰애의 결정을 믿기에 다시한번 신뢰를 보낸다.
실글대디 김승훈
큰애는 지금 대학 2학년 1학기에 올라가야 한다. 너무도 급작스런 통보에 멍하니
있다가 하루 시간을 줄테니 다시 한번 신중히 생각해보고 29일 다시 이야기하자고
하며 하루를 벌었다.
큰애는 나와 마찬가지로 고등학교며 대학을 순전히 자신의 의지와 판단으로
결정하고 밀어부쳤다. 그리고 관철시켰다. 중학교 때 실업계고등학교인
신일정보고등학교를 진학하겠다고 했을 때는 나와 집사람은 무려 6개월을
큰애와 밀고 당기며 실랑이를 벌였다. 그런데 녀석의 의지는 너무도 확고했다.
녀석은 중학교 때부터 컴퓨터(특히 인터넷)에 푹 빠져 지내며 자신은 제2의 안철수
아니 안철수를 뛰어넘는 세계 최고의 인터넷보안전문가가 되겠노라고
인터넷정보학과를 꼭 진학하겠다고 우겨 신일정보고 인터넷정보학과를 진학했다.
물론 정보고등학교에 진학하고나서 친구들이나 학습 분위기에 실망을 하면서도
나름대로 공부는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런 녀석이 고 1때 어미의 유방암 말기 판정
소식을 접하고는 많이 흔들렸다. 아마도 자신이 어미 속을 많이 썩여 자신 때문에
엄마가 병을 얻은 것처럼 괴로워하며 방황도 하였다. 그래서 목숨처럼 아끼던 컴을
팔아 50만원을 병원비에 쓰라고 선뜻 내놓기도 했던 속깊은 녀석이다.
아마도 고2때 어미를 하늘나라로 보내고 진로를 취업으로 변경한 듯 소방행정학과를
가겠다고 나서 지방에 소재한 대학의 소방행정학과를 진학했다. 생전 처음 가족 품을
떨어져 1년간 대학 기숙사에서 나름대로 잘 적응하며 생활을 했는데 2학년 1학기
등록을 막 마치고 났더니 휴학을 하겠다고 폭탄발언을 하니 난감할 수 밖에...
29일 밤 늦게 왜 휴학을 하려는지 물으니 나름대로 고민한 사항과 향후 구체적인 계획을
조목조목 설명하기에 녀석의 의지가 확고함을 읽고나서 말했다.
"지방대라는 핸디캡 때문에 휴학을 하고 다시 서울 소재 대학에 도전하는 거라면 아빠는
반대한다. 지방대라는 핸디캡은 아빠를 지켜보았겠지만 얼마든지 자신의 노력으로
커버하며 살 수 있다. 그러나 네가 가진 꿈과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길이
아니어서 더 나은 코스를 발견하고 비록 2년이란 기간을 버리고서도 그 길을 가서
집중하여 승부를 거는 것이 낫다는 너의 결심이 확고하다면 아빠는 네 결정을 존중해
줄테니 후회없는 선택을 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는 네 자신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라"하며
수락했다.
처음부터 완벽한 계획을 가지고 시작하는 사람은 드물다. 살다보니 더 넓은 시야와
풍부한 정보로 판단해보면 보다 나은 선택이 보이기도 한다. 앞으로 살아야 할 날이
훨씬 더 많은 지금 이 시기에 보다 나은 길이 있는데도 과거 투자한 시간과 돈이
아까워 궤도를 수정하지 않고 그 길을 고집하고 나중에 후회하는 사람같이 어리석은
사람은 없으리라!
자신이 주도하고 선택한 삶에 대해서는 그 결과가 기대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결코
남을 원망해서는 안된다. "아빠가 그때 말려주지 그러셨어요" 그럴 것 같으면 애초부터
시작하지 않아야 한다. 자신의 주관과 신념으로 선택한 길은 철저히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 나는 큰애의 결정을 믿기에 다시한번 신뢰를 보낸다.
실글대디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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