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어느 지인이 나에게 넋두리를 늘어 놓는다.
"홀로계신 어머님이 편찮으셔서 걱정입니다. 이번달부터 병원에 계시는데
한달에 병원비만 300만원이 넘게 들어갑니다. 간병비만 하루 6만원정도
듭니다. 더구나 일요일은 일당을 두배로 계산해주어야 합니다. 위로 형이
몇분 계시지만 저도 지난달부터 40만원 정도 용돈으로 드리고 있습니다.
금새 훌훌 털고 나으실 병은 아닌것 같고 이렇게 몇년간 뒷바라지를 해야
될 것 같은데 큰일입니다"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왠지 씁쓸해진다. 홀로계신 어머니 병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닥칠 병원비 부담을 더 걱정하는 것 같다.
긴 병에 효자없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모님 몸이 편찮다고 이야기를
들으면 자신에게 금전적인 부담이 지워지지 않을까 염려하여 전전긍긍한다.

2년전, 어느 선배님이 어머님이 장기간 치매로 요양병원에 계시는데 그
뒷바라지를 하는데 금전적인 부담이 너무 크다며 불평하며 나를 만나면 자주
하소연하는 것을 보았다. 매달 어머니 병원비가 250만원정도 드는데 자신이
매달 150만원 정도를 부담하고 있는데 힘들다며 일찍 돌아가시는 것이 자식들을
도와주는 것이라는 듣기에 민망한 말까지 하곤 했다.

그 선배는 부모님이 뒷바라지를 해준 덕에 좋은 대학 졸업하고 일류 직장에
입사하여 여지껏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었고 당시 서울에 48평짜지 아파트를
소유하며 남부럽지 않게 잘 살고 있으면서 겨우 1년반 남짓 병환 중인 어머니의
간병비가 부담된다며 불평을 늘어놓는 모습이 참 이해가 되지 않았다. 만약
부모가 아닌 자신이나 자식이 아프면 마찬가지로 저토록 불평과 죽는 소리를 할까?

나는 내 형편 때문에 시골에 계신 부모님에게 자식 역할을 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한없이 부끄럽고 죄스럽기만 하다. 집사람이 유방암투병중일 때도 아버지는
그 누구보다 마음 아파했다. 큰 며느리가 암투병중일 때 동생의 사업실패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되어 도와주고 싶어도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하는 아버지
마음이 어떠했으랴! 그 심정은 아마 내가 집이라도 있었으면 모두 팔아서라도
집사람을 살리고 싶었던 마음 이상이었으리라 짐작된다. 작년 추석때 돈이 없어
틀니도 하지 못해 고기를 제대로 씹지 못하는 아버지 모습을 보고 틀니를 해드리지
못하는 죄인된 심정에서 마음 속으로 많이 울었다.

부모는 이렇듯 자식을 아끼고 자식들에게 하나라도 더 챙겨주지 못해 노심초사
하는 부모님의 마음에 비해 자식들은 행여나 부모가 자신에게 짐이 되지는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부모와 자식의 노심초사의 마음이 어찌 이리도
내용으로는 서로가 극과 극일까?
 
부모님은 돌아가시면 다시는 돌아오시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도 머지않아
부모님이 섰던 그 위치에 서게 됨을 왜 깨닫지 못하는 것일까? 가장이 올바로
서야, 내가 가정에서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고 부모를 극진히 모셔야 자식들이
이를 보고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나는 부모님께 불효를 저지르면서 자식들에게는
어찌 효도를 강요할 수 있단 말인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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