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내가 바리스타 2급 필기시험을 치렀고 홈페이지에 올라온 정답을 맞춰보니 합격점수를 무난히 통과했다는 카톡을 받았다. 서울벤처대학원 수업중이라 무지 추카추카한다고 짧게 문자를 보냈다. 일곱식구 뒷바라지 한다고 마음고생에 몸이 힘들었을텐데, 더구나 일주일전에는 그동안 암으로 투병중이던
처형이 임종하여 3일동안 장례식장에서 보내느라 시험공부를 할 시간도 부족했을텐데.....
3주전, 모교인 전남대학교 산업공학과 편집부장을 맡고 있다는 윤우현 후배에게 대학에서 실시게획인 2학기 '산학협력선도대학 육영사업단'에서 주최하는 외부 전문가 초청 세미나 대신 학과 선배들을 초청하여 뜻있는 시간을 갖고 싶다는 메일이 와서 참석하겠노라고 메일을 보냈더니, 9월 마지막 주에 일정이 잡혔다고 연락이 왔다.
참석하겠다고 의욕에 찬 메일을 보냈으나 막상 일정이 잡히니 후배들에게 과연 무슨 내용으로 이야기를 풀어갈까를 생각하니 머릿속이 조금 복잡해진다. 1983년 2월에 대학을 졸업했으니 학교를 졸업한지 햇수로는 체 5개월이 부족한 30년이다. 대학 교정도 많이 변했고, 학과도 많이 발전했겠지. 김여근 교수님과 정남기교수님 얼굴도 보고 싶고 한 교실에서 함께 공부하던 같은 1회생 동기였던 정상욱 동기는 이미 산업공학과 교수가 되어있으니 반가운 재회가
될 것이다.
내가 1회였으니 당시는 졸업후 진로에 대해 조언을 해주는 선배도 없었다. 졸업후 교정 밖으로 나와 열정을 갖고 부딪치며 진로를 개척해 왔고 직장에 몸을 담은 지가 어언 26년이 지났다. 많은 시간 동안 나는 지치지도 않고 오롯하게 내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나자신이 자부하고 있다. 아내를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는 아픔을 딛고 먼저 간 아내가 남겨놓은 부채를 갚아오면서 작년 7월에는 드디어 개인회생 면책 판정을 받았다.
작년 초에는 50 중반의 늦깍이 나이에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박사과정에 진학하여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다. 내가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일들과 진로를 개척해왔던 과정들, 자기계발을 위해 투자했던 경험들을 나누리라. 산업공학과를 나와 취업을 하고, 경영지도사(재무관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된 사연, 사내근로복지기금 분야를 개척하여 책을 발간하고, 강의를 시작하고 최근에는 근로복지공단 선진기업컨설턴트로 활동하게 된 열정과 도전의 과정, 오늘 하루를 새롭고 소중하게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마음을 후배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29년 7개월만에 가보는 모교, 4년간 다녔던 교정과 교수님 그리고 후배들을
만날 생각을 하니 가슴이 설레인다.
김승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