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기말고사도 끝났고, 주일예배를 마치고 잡을 자기 전에 모처럼 시간이 나서 쌍둥이들과 대화시간을 가졌다. 마침 한소망교회 유영모담임목사님 설교내용 중에 '잠을 자는 자는 꿈만 꾸게 되고, 꿈을 꾸는 자는 성공하게 된다'라는 대목이 있어 한번 녀석들의 꿈에 대해 다시 한번 알아보고 싶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쌍둥이들의 꿈은 재명이는 서울대총장, 재윤이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이었다. 이러한 꿈이 시간이 흐르면서 변해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본다.

나 : "재명이의 꿈은 무어니?"
재명 : "일전에 말씀드린 대로 수의학과에 가는 건데요!"
나 : "수의학과보다는 수의사겠지?"
재명 : "네"
나 : "그럼 우리 재윤이는?"
재윤 : "저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나 : "꿈이 바뀌었네? 왜 꿈을 바꾸었지?"
재윤 : "엄마가 유방암으로 돌아가셨잖아요? 그래서 엄마를 돌아가시게 한 암을 연구해서 치료해보고 싶어요"
나 : "...."

갑자기 목이 맨다. 엄마를 유난히 따랐던 우리 막내 재윤이가 엄마를 끔찍히도 생각하고 있고, 엄마를 잊지 못하고 엄마를 많이 보고 싶어 하는구나... 엄마의 유방암투병생활과 사별을 지켜보며 녀석이 참 많이 힘들어했구나, 그리고 그동안의 꿈을 바꾸면서 나에게 말도 못하고 혼자서 속으로 얼마나 힘들어 했을까? 애비가 그동안 너무 무심했구나... 한참 동안 침묵이 흐른 뒤 내가 말했다.

나 : "음~ 재윤이 생각이 아주 기특하구나. 그래 그렇게 하려무나. 그리고 재명이도 엄마가 많이 기대했던 황우석 박사님이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님이셨단다.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암환자들을 위한 항암제나 인공장기 등을 연구하여 치료해줄 것으로 많이 기대를 했었지. 그래 이쁜 애완동물이 죽는다면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복제해서 만들 수 있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큰 기쁨을 주고 의학발전에도 활용하면 불치병도 고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겠구나"
재명 : "네"
나 : "그리고 이왕 하려면 세계에서 최고가 되려무나. 그리고 이왕이면 꿈은 크게 가지고.... 아빠에게도 소중한 꿈이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도 많은 어려움도 이겨내고 있잖니? 2004년에 엄마가 너무 힘들다고 이민을 가자고 아빠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었단다"
재명 : "이민을요?"
나 : "응~ 이민..."
재명 : "어디로요"
나 : 저기 유럽지역...사람들이 찿지 못하는 곳으로..."
재명 : "우즈베키스탄 같은데요?"
나 : "응 그런 지역~ 그런데 아빠가 반대했지. 살아도 우리나라에서 살고, 죽어도 우리나라에서 죽고 싶다고...우리나라를 떠나 잘 산다는 보장도 없잖니? 그리고 한번 나가면 다시는 우리나라에 돌아오기도 어렵고 또 남아있는 가족들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주겠니?"
(2부에 계속)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오늘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사내근로복지기금 운용실무' 8시간 종일 교육을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데 수강생이었던 해양도시가스 고평촌대리가 크레벤에서 내가 쓴 글을 잘 읽고 있다고 불쑥 말을 꺼낸다.

이전에도 내가 운영하던 다음카페 사내근로복지기금동아리, 기업복지연구회, 네이버카페 사내근로복지기금포럼 등 카페에 일상에 관한 글을 종종 써왔지만 본격적으로 글쓰기에 나선 것은 지난 2006년 6월 6일 크레벤에 '김승훈의 열정과 도전의 삶'이라는 커뮤니티를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당시는 아내가 말기유방암으로 힘겹게 투병하던 시기로서 내 인생의 동반자를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내 몸의 절반이 내 몸에서 서서히 떨어져 나가는 것과 같은 절망과 고통속에서 보내던 시기였다.

직장생활과 아내 간병생활, 자식들을 돌보는 일, 병원비 마련 등 경제적인 고충까지 이중 삼중으로 조여오는 심리적인 압박을 견디며 힘든 나날을 보내야했던 당시 글쓰기는 내 유일한 취미였고 스트레스 탈출구였다. 힘들다고 하소연도 해보고, 아내가 완쾌될 것이라는 희망을 적어보기도 했고, 아내를 보낸 뒤에는 생전에 더 잘 대해주지 못했던 일을 후회하며 미안함으로 아내에게 용서를 구하기도 했고, 싱글대디로 남겨진 쌍둥이자식들을 데리고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을 그대로 쓰기도 했다.

남겨진 빚을 매월 조금씩 갚아나가면서 줄어드는 액수에 희망을 발견하기도 했고, 5년이라는 개인회생기간이 끝나면 어느 정도는 생활이 추수려질 것으로 기대하며 지쳐가는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나갔다. 나와 우리 가족의 아픔과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 창피하기도 했지만 지금의 힘든 과정을 견디며 나가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나처럼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에게 삶을 포기하지 말고 다시 용기를 내서 도전하며 살자고 독려하고 싶었다.

크레벤 카페에 글을 쓰기 시작한지도 벌써 3년 4개월이 지나가고 쓴 글도 863개째가 쌓여간다. 이제는 내 글을 읽은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고 오히려 나를 응원해줌으로써 지쳐가는 내가 오히려 힘과 용기를 얻는다. "글 잘 읽고 있습니다", "크레벤에 자기계발 글을 쓰시는 분 맞죠?","글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글이 살아있는 듯 실감이 납니다"  부족한 글을 칭찬해주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부끄러워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다. 아직도 부족하고 엉성하고 투박한 글인데....'더 잘 쓰라는 채찍이구나' 로 받아들이며 오늘도 나를 독려해 나간다.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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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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