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3시, 서울대기초교육원 302동 대형 강의실에 국민배우 이순재(73)씨가
나타났다. '관악초청강연'의 연사로 나선 것이다. 학생들의 환호성과 휘파람이
쏟아졌다. 200여 좌석이 모자라 계단에 앉고 섰다.
이씨는 서울대 철학과 1954년 입학했다. 학생들은 '50년후배'들이었다.
" '대발이 아버지' 이미지 가지고 5~6년은 우려먹을 수 있더라고 하지만 한계가
있어요. 나이 먹으니까 재수 좋으면 '아버지 역', 재수 없으면 '할아버지 역'이야.
고정된 이미지에 함몰되면 배우는 끝이에요"
'함몰되지 않는 배우', 그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배우는 백지상태로 스탠바이하는 항상 창의적 여지를 남겨 주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그의 말은 최근 행보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이씨는 70년대 들어 더욱
다양한 빛깔을 내고 있다. 2006년 시트콤 '거침없는 하이킥'에서 모든 권위의
틀을 깨뜨렸다. 야동을 보고 들키는 할아버지 역할을 통해 '야동 순재'라는 별명을
얻었다. 곧바로 사극 '이산'에 출연해 '영조' 역을 소화했다. 이어서 '엄마가 뿔났다'
에서는 최고령 키스신을 통해 황혼의 로맨스를 연출했다. 지금은 '베토벤 바이러스'
에서 오보에 연주자를 맡고 있다. '고착되지 않는 자기 변신', 그 자체가 강한 충고였다.
이날 강연의 제목은 '이순재, 나는 왜 아직도 연기를 하는가 였다'(중략)
"어떤 젊은 후배가 '이 드라마 끝나면 CF가 들어오겠지'라고 말해, 가서 대본이나
제대로 외우라고 했다"라는 말도 했다.
진지함은 '기본의 강조'로 이어졌다. 그는 "한류는 지속되고 있지 않다. 재미 본
친구가 배용준밖에 더 있나. 그건 내용의 빈곤, 질의 빈곤이다. 상업성에 몰입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좋은 학교를 나온 여기 학생들은 나가서 구석구석에 가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제대로 해야겠죠. 제대로 하려면 기본을 단단하고 반듯하게 다질 필요가
있습니다. 52년 연기자의 긴 여정이 실은 '탄탄한 기본'에서 나왔다는 이야기였다.
- 중앙일보 2008년 10월 1일 -
이순재님의 52년 연기 비결은 '함몰되지 않는 배우'가 되지 않기위해 부단한 변신과
자기관리 노력이 있었고, 그 밑바탕은 '탄탄한 기본'이 뒷받침 되었다.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요인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삶'을
살았음을 알 수 있다. 변칙과 임기응변은 그저 잠시이고 당면한 위기를 넘기더라도
위기는 계속된다. 적당히 현실과 안락과 타협하지 않고 원칙을 지키는 삶을 살아야
한다.
요즘 우리를 둘러싼 환경의 변화가 너무 심하여 정신을 차리기도 힘들다. 어떤 이는
그저 조용히 납작 엎드려 있는 것이 상책이라고 하지만 조용히 있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힘들고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하고 기본을 탄탄하게 다지면서 다가오는
변화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받아들여야 한다. 이 힘든 시기, 나는 무엇을 준비하고
무엇에 집중하고 어디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는가를 냉철히 살펴보아야 한다.
힘든 때일수록 나의 핵심역량에 투자해야 하고 자기계발도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
2008.10.12.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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