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잠시 시간을 내어 넷플릭스 삼국지를 보았다.
조조가 적벽대전에서 주유에게 대패하여 겨우 빠져나와 도망가는데
군대의 생명과도 같은 군기를 땅에 떨어뜨리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병사들을 질책하며 조조가 한 말이다.
"싸움에 질 수도 있어. 실패는 두렵지 않아, 절망이 두려운거지."
어제 오전에 연구소에 출근해서 일산푸른솔공원과 자유로청아공원에
가기 전까지 잠시 밀린 업무를 처리하다가 서랍 속에 있던 로또용지를
발견하고 혹시나 하는 설레임으로 맞춰보았다. 결과는 모두가 꽝!이었다.
지난 10개월 동안 출근길에 로또가게가 보이면 들러 더도 덜도 아닌
딱 2000원어치씩 구입하곤 했는데 이것이 쌓여 3만원어치가 쌓여있었다.
역시 확률 게임에서 로또는 당첨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실감한다.
내가 로또를 사게 된 것은 지난 2005년부터였다. 아내의 암투병과
사별, 남겨진 빚으로 정말 힘든 시기를 보낼 때, 절망감으로
하루에도 몇번씩이나 삶을 정리하고 싶은 생각이 나를 유혹할
때 마다 나를 버텨주게 한 것이 어린 자식들이었다.
나 마저 죽으면 세 자식은 고아가 된다는 것. 그런 비겁한 애비는
되기 싫어서 눈 질끈 감고 다시 일어섰다.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는데 오래도록 계속된 불행 속에서 언젠가는 나에게 갑자기
행운이 찾아올지 모른다는 한 줄기 희망 속에 돈이 아까워 자주 그리고
많이도 사지 못하고 한 달에 쌍둥이를 생각해서 딱 두 장을 사곤 했다.
매번 꽝이었음에도 절망하지 않고 다음 달을 기다렸다. 다음 달에는
행운이 올려나? 다다음 달에는? 1년 후에는? 이렇게 버틴 사이에
17년이 훌쩍 흐르고 경영학박사 학위도 따고, 좋은 사람 만났고,
쎄니핑과 셀트리온,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헬스케어, 삼바, 천보,
에코프로비엠 같은 주식에서 큰 투자수익이라는 행운이 이어졌다.
정말 무서운 것은 절망이다. 요즘 쎄니팡 주주 중에 올해 초 고점에
매입한 주주들은 큰 하락에 매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속절 없이 떨어지는 주가에 답답하기는 나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래도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 희망을 포기하면 모든 게 끝이다. 나도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왔기에 지금에 이르렀다. 절망 속에서도 나는
'급여와 재산은 압류해도 내 머릿속에 든 지식은 압류하지 못한다.'
는 마음으로 학자금대출을 받아 대학원에 진학해 경영학석사와
경영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자기계발을 하며 칼럼을 쓰고 컨텐츠를
만들며 후일을 기약했다. 그 모든 노력이 지금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
운영의 기반이 되었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쎄니팡의 스리랑카 계약이 파기되지 않았고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다. 모든 서류는 상하수도부로 넘어갔다고 하니
종착역 또한 멀지 않았음을 확신하며 다른 사람들은 뭐라고 해도
나는 기다림을 택하고 있다. 갖가지 추측과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이 모든 추측과 억측은 스리랑카 입찰공고와 계약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눈 녹듯 자연스럽게 사그러질 것이다.
내 지난 삶도 그랬고, 셀트리온 투자 때도 그랬고 그 오랜 기간의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언젠가는 나에게 행운이
찾아오고, 부자가 되고, 주가도 회복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견디어
내니 몇 배, 몇십 배의 행운으로 보답받았다.
힘들어도 절망하지 말자. 희망을 품고 견디어 내자.
쎄니팡은 머지 않아 스리랑카와 태국 계약을 반드시 해낼 것이다.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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