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5일의 긴 2016년 설명절 연휴가 지나갔다. 이전에 직장생활을 할 때는
명절이면 늘 회사에서 주는 명절기념품과 거래처에서 들어오는 기념품, 상사가 선물을 한두개 손에 들려주어 서운치 않게 명절을 보냈다. 내가 1985년
7월부터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개소하기 직전인 2013년 11월까지 직장
생활을 계속했으니 직장생활을 한 기간이 햇수로는 무려 29년이다. 선물은 주는 것 보다는 받는 맛이다. 늘 명절을 앞두고 올해는 무슨 선물을 주려나 은근 기대도 되지만 반대로 시간이 흐를수록 매년 똑같은 선물이 반복되다보니 귀
찮고 아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차라리 저 금액으로 돈으로 주었으면......" 내지는 "직원 각자가 원하고 필요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해주면 안될까?"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런 바램은 나 뿐이 아닌 모양이다. 수년전에 모 서베이 회사에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회사에서 주는 선물 중) 가장 싫은 선물'을 설문조사한 결과는 1위가 '로고가 크게 박힌 회사 기념품(40%), 2위는 '매년 똑같은 선물(26.9%), 3
위는 '회사가 어렵다고 보너스 대신 주는 선물(13.1%), 4위는 '사장님만 좋아
하시는 와인 같은 기호식품(9.5%), 5위는 '금방 상하는 생선같은 신선식품'(9.1%) 순이었다. 아무래도 회사에서 주는 기념품은 임금의 대체품 성격이 강하니 다른 사람에게 다시 선물을 하거나 다른 용도로 활용하고자 하는데 회사 로고가 직혀 있다면 받는 측에서도 선물받은 것을 주는구나 하는 마음이
들면 선물효과는 떨어질 것이다.
반면에 개인적으로 주고받는 선물 중에서 받는 측과 주는 측의 기온차가 큰
것이 해외여행을 다녀왔을때 주는 선물이다. 회외에 나가본 사람이라면 귀국
하기 전에 회사 상사나 동료, 가족들에게 줄 선물을 고민하지 않은 경우는 거
의 없을 것이다. 이렇게 고민하여 구입해서 선물했는데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사용하지 않는다면 참 속상하다. 어느 해외여행 가격비고사이트에서
해외여행 경험이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해외여행 기념품 선호도 조사'를 실
시하여 발표한 자료를 보면 가족 또는 지인으로부터 받은 선물이 싫다고 하
는 응답이 무려 91.2%였다고 한다. '가장 싫어하는 선물'을 순위별로 살펴보면 1위는 보양식으로 불리는 혐오식품(해구신, 뱀, 전갈, 지네 등)으로 53.7%
를 차지했다. 2위는 전통의상이나 국내 정서에 맞지 않는 과다노출 의상 등
일상생활에서 입을 수 없는 의류(51.5%, 여성응답자는 54.9%), 3위는 여행
지에서 구매하는 욕설 또는 외설문구가 적힌 티셔츠(48.4%), 욕설 혹은 외설
문구가 적힌 모자(46.7%) 등이었다.
개인적으로 구매하여 선물하는 해외기념품은 제외하고 회사 비용에서 지급
하는 기념품은 가급적 주는 측과 받는 측의 선호도가 일치했으면 좋겠다. 창
립기념품을 선정하는 경우에는 회사에 노동조합이 있으면 기념품 선정과정
에 노동조합이 개입하여 의견을 개진하는 경우도 있다. 회사에서 지급하는
기념품을 선정하는 과정에 직원들의 선호도를 반영하지 않거나 활용도가 낮은 특정 회사의 상품을 결정하여 눈쌀을 찌푸리기도 하고 의혹이 커져 잡음
이 발생하기도 한다. 기념품을 투명하게 관리하려면 직원돌의 선호도를 조사
하여 결정하거나 지급액수 규모가 크다면 '기념품선정위원회'를 구성하여 상
품 선정단계부터 결정, 지급까지 일체 과정을 공개하는 것이다. 어느 회사는
기념품을 선정하는데 직원들의 의견이 너무도 다양하여 아예 상품권으로 지
급하기도 하고, 회사 자체내에 유통망을 가지고 있는 회사는 포인트로 지급
하여 직원들이 자율로 원하는 상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기업복지의 궁극적인 목표는 직원만족이다. 기념품을 주어서 직원들이 기쁘
고 감사함을 느끼기보다는 오히려 불편함을 준다면 주지 않는 것이 좋고, 이
왕 주려면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과 전략을 마련해서 실행해야 한다. 다른 분야에서는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시간과 큰 비용를 들여 과감히 설
문조사나 서베이를 실시하면서 정작 중요한 직원들의 복지, 기업복지에는 그 흔한 설문조사나 서베이, 컨설팅에 인색한지 이해할 수 없다. 비용을 들이기
아깝다면 회사 자체 부서에서 직원들이 하면 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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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복지전문가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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