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군 화두는 노동개혁이었다. 재계에서는 저성과
자를 대상으로 정리해고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법개정을 줄기차게 요구했고,
노동계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고 저성과자에 대한 일반해고를 허용하면
저성과자 뿐만 아니라 일반근로자들도 얼마든지 해고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
을 들어 격렬히 반대하고 있다. 일반해고 요건을 까다롭게 하는 것으로 한발
물러선 조정안을 내놓았지만 노동계는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기업들의 절박함도 십분 이해가 간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한국 기업들의
5년 생존율은 30.2%에 불과하다고 한다. 최근에는 기술개발 속도와 이를 결
합한 혁신적인 제품 등장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으로 빅뱅디스럽션(big bang disruption, 빅뱅 파괴) 시대 도래, 신흥국 부상, 밸류체인 변화(신흥
국 생산, 선진국 소비 구도가 신흥국 생산, 신흥국 소비 구도 확대) 등으로 상
품과 기업의 생애 주기가 급격히 짧아지고 있어 기업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저최근 타결을 앞두고 있는 FTA 타결도 국내 기업으로서는 위협이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긴박한 상황을 반영이라도 하듯 지난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사업군 재편
이 발빠르게 일어나며 자발적인 빅딜이 성사되기도 했다. 문어발식으로 확장
했던 사업을 핵심역량이 있는 사업으로 집중하기 위해 기업의 자발적인 M&A
가 일어났다. 여지껏 이런 큰 변화를 경험하지 못한 대기업 종업원들은 처음
에는 맨붕상태에 빠졌으나 서서히 적응해 가는 것 같다. 지금까지는 한번 대
기업에 입사를 하면 그 그룹이 망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 그룹이라는 이름하에서 안정적으로 보호를 받고 근무를 했으나 이제는 그룹이 해체되지 않아도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얼마든지 자신이 속한 그룹의 결정에 따라 회사의 그
룹과 회사 뱃지가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룹간 M&A가 일어났을 경우 문제는 연봉이나 기업복지제도 격차이다. 인수
하는 그룹이 연봉이나 기업복지제도가 잘 갖추어져 있을 때에는 그 기업에 동화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연봉이나 기업복지제도가 상향되는 편승효과를 누릴 수 있지만 그 반대인 경우는 끔직한 상황이다. 인수하는 그룹 입장에서는
그룹내 타 계열사들과의 형평성 때문에 임금인상도 자제되고 최악의 경우는
수년간 동결되는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지난해 이루어진 빅딜 결과가 전자
일지 후자에 해당될지는 피인수되는 기업의 종업원들 반응을 보면 알 수 있
다.
기업의 지속적인 존속과 발전을 위해서는 저성과자에 대한 구조조정은 반드
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일방적인 해고보다는 명확한 기준과 회사내
종업원 모두가 보아도 수긍할만한 공정한 평가, 저 성과자를 대상으로 업무능력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고 실제로 노력이 이루어졌는지도 살펴보아야
한다. 종업원들도 이제는 회사가 정년까지 자신을 책임져줄 것으로 믿고 자기계발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자신이 받는 보수보다 최소한 몇배의 성
과를 올려야 회사 내에서 당당히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기업에서 자신을 지키는 사람은 자기 자신 뿐이고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방법은 자기계발이 최선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존 챔버스 전 시스코(미국기업) 회장은 "디지털시대의 확산과 함께 10년 안
에 40%의 기업이 사라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사내근로복지기금연
구소에서 내가 실시하는 교육에서 자기계발에 힘쓰라고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어느 담당자는 2015년 상반기에 콧방귀를 뀌며 "우리 회사는 절대 그런 일 없을 거예요"하며 큰소리를 쳤는데 하반기 들어 손익이 악화되어 한바탕
인력구조조정 회오리가 휩쓸고 지나갔다.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내 말에 공감하고 경청하며 구체적인 방법을 질문하는 사람이 많이 늘었는데 이 역시 불안정한 기업내 고용환경을 반영한 결과라는 사실에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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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복지전문가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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