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날이다. 어제 퇴근하면서 보니 지하철 9호선에 탄 중년 사람들 손에는 조그만 케잌 하나씩 들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집에 들어가 가족들과 행복하게 파티를 하며 크리스마스를 보내겠지.
콘도업무를 하다보면 일년 중에서 콘도신청이 가장 집중되는 시기가 딱 정해져 있다. 5월 5일, 7월말과 8월초 학원이 단체로 휴가를 가는 시기, 그리고 크리스마스 연휴와 연말연시이다. 그 중에서 크리스마스 휴가는 손에 꼽힌다. 회사에서 콘도담당자는 이 시기에는 콘도배정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 그런데 올해는 북한 김정일사망에 따른 비상근무와 어수선한 분위기로 콘도 연말 특수는 실종된 것 같다. 콘도는 대부분 경치가 좋고 교통이 좋은 곳에 위치해 있고, 콘도 내부에 다양한 편의시설이 구비되어 있어 직장인들이 부담없이 가족여행을 다녀오려면 콘도만큼 좋은 곳이 없다.
약 6년전, 모 기관에서 콘도를 구입하는데 외부 평가위원 2인 중 한 명으로 추천되어 콘도구입에 평가위원으로 참석한 적이 있었다. 내부 평가위원으로 구성하여 콘도구매를 추진하다가 공정성을 가지고 추진하되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추진하자는 내부 의견이 있어 외부 전문가를 추천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중도에 참여하여 사전에 구입하려고 예상했던 콘도는 대부분의 직원과 가족들이 수도권에 거주하고 었었음에도 멀리 지방에 소재한 이름없는 단일 체인의 콘도였다.
그때 내가 했던 말이 "직원들과 가족들은 대부분 수도권에 거주하는데 멀리 지방에 있는 콘도를 구입하면 직원들이나 가족들이 얼마나 자주 이용할 수 있겠습니까? 비록 회사 자금으로 구입을 한다지만 나와 내 가족이 이용하는 재산이라고 생각하고 구입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현장실사는 필수입니다. '이 정도 콘도사면 내 가족과 동료들의 가족들이 휴가를 가서도 불만이 없겠구나'할 정도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내가 콘도구입 평가기준(안)을 새로 만들어주고, 평가항목과 세부 평가기준, 배점, 가중치는 그 회사 내부 심사위원과 협의하여 그 회사 실정에 맞도록 설계해 주었다. 심사방법도 1차 서류심사, 2차 심사(PT실시) 및 3차 현장실사까지 하도록 하여 꼼꼼히 평가요인을 직접 눈으로 챙기도록 하여 6월말에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거액을 들여 콘도를 구입했다.
그 뒤 콘도담당자는 8월과 9월 두달간 자기 돈으로 점심식사를 사먹지를 않았다고 한다. 입사후 처음으로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여름휴가를 콘도로 다녀왔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고 한다. 콘도를 다녀온 직원들이 이구동성으로 "처음으로 가족들에 체면이 섰습니다". "가족들이 너무 좋아했습니다", "모처럼 집안에서 가장 노릇 했습니다" 하며 칭찬이 자자하여 자기가 이 회사에 들어와 처음으로 가장 잘한 일이 콘도구매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복지업무는 현장실사가 매우 중요하다. 우리 사내근로복지기금카페 정모나 카페 운영진 정모는 늘 부부동반 내지는 가족들을 동반시킨다. 부부나 가족을 동반하면 인원수가 늘어 비용이 늘어나는 부담이 있지만 그 효과는 만점이다. 또 한가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가화만사성이란 말처럼 가족여행을 통해 가족들간 벌어졌던 관계를 회복함으로써 일에 더 전념할 수 있다는 내 의지가 담겨있기도 하다.
카페지기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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