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통근버스를 타고 출근하여 업무시작전 30분과 점심시간 후 40분이 나에게는
꿀맛같은 휴식시간이자 칼럼을 쓰는 시간이다. 아침에는 사내근로복지기금이야기를,
점심시간에는 일찍 식사를 하면 40분정도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나만의 소중한
개인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이 시간을 이용하여 열정과도전 칼럼을 쓴다.

오늘은 쌍둥이 녀석들 기말시험을 치르는 날이다.
며칠전부터 애들이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백마초등학교는 중간고사를 치르지
않는다고 중간고사를 치르는 정발초등학교로 전학을 시켜달라고 떼를 쓰던 막내
재윤이도 긴장이 되기는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학원에서는 선생님들이 더 난리이다. 학원수강생들이 학교에서 1등을 했다고
하면 학원 위상이 올라가므로 학생들을 늦게까지 보충을 시키며 정성을 쏟고
있다. 학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전교 1등이나 반에서 1등을 하면 학원비 1개월
분을 탕감해주는 당근책도 쓰고 있다. 자연히 쌍둥이들끼리 경쟁도 치열하다.

쌍둥이형제이고 지어미 뱃속에서 열달을 함께 있다 나왔는데도 녀석들 성격은
각자 다르다. 재명이는 성격이 나를 닮아 끈기가 있고 고지식하며 하지 말라고
해도 숙제며 준비물을 스스로 잘 챙기고 공부도 알아서 잘한다. 막내인 재윤이는
지 어미 성격을 그대로 쑥 빼닮았다. 리더십도 있고, 친화력이 좋아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한번 하겠다고 결심하면 열심히 한다. 애교도 만점이고 감정기복이 심하니
잘한 점은 칭찬을 해주면 더 열심히 한다. 한동안 나와 할머니 지갑에서 돈을
꺼내가 불량식품을 사먹고 다기기에 걱정을 했는데 6월부터 용돈을 주고나니
이제 지갑에는 손을 대지 않아 다행이다.

쌍둥이들은 경쟁심이 강하다. 서로 기말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보이지
않게 경쟁이 치열하다. 올 3월까지만 해도 재명이가 공부를 더 잘했는데 4월에는
비슷하더니 5월에는 재윤이 성적이 더 좋았다. 특히 지금껏 학원에서 1등을 하고
다른 초등학교에서 전교 1등을 하던 여학생을 앞지르고 나서는 자신감이 부풀어
있다. 반면 재명이가 위축되기 시작한다. 동생이 치고 올라가자 공부를 소홀히
하고, 숙제도 해가지 않고 게임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여 내 속을 태우고 있다.
어제 밤과 아침에는 기도를 해달라고 하여 시험을 잘 치르라고 특별기도를
해주었다.

쌍둥이들은 잘 다툰다. 오늘 아침에도 전과를 서로 가져가겠다고 아침 식사를
하는데 티격태격 밥도 먹지않고 두녀석이 싸웠다. 월요일부터 재명이가 전과를
학교에 두고 다니는 바람에 재윤이가 공부를 못하였다고 불평을 했는데 오늘은
사회와 국어, 과학 전과를 서로 학교에 가져가겠다고 다투는 것이었다. 전과가
한질에 25,000원인데 각자 사주면 좋겠지만 부담이 되고 똑같은 것을 두개씩이나
사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한권만 사주고 대신 사이좋게 공부하겠다고 다짐을
받았는데 소용이 없다. 기말시험을 앞두고 서로 꼭 가져가겠다는 오기와 자존심
으로 한치의 양보도 없이 다투고 있다. 장모님은 그러니까 지난 4월에 전과를
사줄 때 각자 사주라고 했는데 하나만 사니 이런 일이 생겼다며 "자네가 알아서
정리하게"하며 나에게 화살을 돌린다.

7시 10분까지 식사를 마치라고 했는데도 그때까지 식사를 하지 않고 고집을
부리고 있는 재명이의 밥상을 모두 치우고 재명이는 사회를, 재윤이는 국어와
과학 전과를 가져가라고 겨우 정리해주고 허겁지겁 통근버스를 타러 집을 나왔다.
통근버스를 타고나서도 두녀석들 기분을 돌려주어야겠다는 마음에 집으로
전화를 하여 재명이와 재윤이에게 시험을 잘 치르라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전화를 끊었다. 회사에서 일은 하고 있지만 녀석들이 시험을 잘 치렀나 걱정이
된다. 형편이 허락되면 팍팍 밀어주고 어려움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
마음은 자식을 둔 모든 부모들의 한결같은 마음이겠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지난 28일 기말고사를 치렀던 재명이와 재윤이 성적이 나왔다.
재명이는 97점으로 반에서 2등, 전교에서는 3등이라고 하고,
재윤이는 91점이라고 한다.

지난 1학기말 평균 점수가 89.5점이었는데 많이 올랐다.
특히 재명이는 꾸준히 혼자서도 예습복습을 잘 한 탓에 예상대로
성적이 잘 나왔다. 한개만 더 맞았으면 반에서 1등을 했을텐데 하며
아쉬워하는 재명이를 보며 희망을 가져본다.

남들처럼 여기저기 비싼 과외를 시킬 형편도 못된다.
집사람 유방암투병하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워 쌍둥이자식들 다니던 학원을
2년 6개월동안 끊었다. 그랬더니 작년 11월에 재명이와 재윤이가 나에게 와서
"아빠 학원을 보내주시면 안되요? 수업 따라가기가 힘들어요"

자식이 공부하겠다고 학원 보내달라는데
"안돼"하고 매정하게 뿌리칠 부모가 어디 있으랴?

부족한 가계부를 더 쥐어짜며 45만원씩을 학원비로 지출하고 있다.
그나마 형제가 다닌다고 10%인 5만원을 감액해 주어 보탬이 된다.

어제는 재윤이가 많이 속상해 있다.
재명이 성적이 좋다보니 재명이에게 칭찬이 집중되니
91점이면 잘했는데 "저는 왜 칭찬을 안해주세요?"
울먹울먹하며 서운해 한다.

"그래 우리  재윤이도 잘했다.
하늘에서 엄마도 재명이와 재윤이 지켜보고 있을거야!
이번 시험 잘 치렀다고 그리고 정말 잘했다고 칭찬해 주셨을거야.
아빠는 우리 재명이와 재윤이가 있어 정말 든든하다
아빠는 앞으로 재명 재윤이가 우리나라 큰 사람으로 커가는
모습을 쭈욱 지켜볼거야.
그리고 엄마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해줄꺼야!"

산자는 살아야 한다.
우리 가족은 서로의 상처를 감싸안으며 더 강하게 살려고 한다.
가족이, 자식이 나에게는 살아야 하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어제는 쌍둥이녀석들 기말시험이었다.
결과가 궁금하여 오후에 전화를 하여 확인은 하였지만 그래도 망치지는
않은 모양이다.

콘도사 직원들과 술을 하고 늦게 들어갔더니 장모님 성화가 여간이 아니시다.

"자네만 없으면 쌍둥이들끼리 악쓰고, 싸우고, 울고 불고 난리가 아니네"
"빨리 새 여자를 구하던가 하소. 나는 힘들어 더 이상 쌍둥이들 뒤를 못보겠네"

장모님 마음이야 진심이 아니겠지만, 힘드실 때마다 한마디씩 하신다.

쌍둥이들을 재워 놓고 가만히 얼굴을 들여다본다.
이제 초등학교 4학년,
지난 1년 6개월간 엄마가 유방암투병생활을 하고

지어미를 보낸지도 벌써 1년이 훌쩍 지나
한참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자랄 시기에

어미의 따뜻한 사랑의 손길도 제대로 받지 못했음에도
그래도 주름살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 주었다.

지난 97년 11월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신생아실에서 집사람과 손잡고
둘이 나란히 누워있던 모습을 본 것이 엊그제 같은데,
산고가 너무 길어 재명이는 낳자마자 인공호흡기를
끼어 잘못되지는 않을까 걱정을 했었는데...

잠버릇도 고약해서 밤에 이불을 덮어주어도
매번 차버리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지는 않을까
밤이면 은근히 신경도 쓰여 애비 잠도 설치게 한다.

생활이 힘들고 외로워도 이렇게 밝고 씩씩하게
커가는 자식이 내 곁에 든든하게 있고
가족이라는 버팀목이 나에게 있어서
나의 삶을 더 열심히 살게 되나 보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내일은 쌍둥이 재명이와 재윤이가 기말시험을 치른다.

다른 초등학교는 학기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두번씩 시험을 치르는데,
재명이와 재윤이가 다니는 백마초등학교는 6학년만 제외하고는 학기에 딱 한번
시험을 치른다.

그러다보니 시험 압박과 강도가 높아질 수 밖에...
학원선생님과 학부모들이 오히려 더 안달이 났다.
학원선생님이 오늘 전교에서 1등을 하면 학원비도 깎아주고, 사달라는 것도
다 사주겠다고 말했단다. 하긴 그 학원에서 수업을 들은 학생이 초등학교에서
전체 1등을 한다면 그보다 더한 학원 홍보 효과가 어디 있으랴~~

오늘 저녁에 퇴근하고 집에 와보니 밥상에 가래떡이 올려져 있다.
"왠 가래떡입니까?"하고 장모님에게 묻자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해 주신다.

오늘 학교를 가면서 막내인 재윤이가 하는 말이
"할머니! 오늘 가래떡을 꼭 사놓으세요"
"왠 가래떡?"
"내일 시험을 잘 치러야 하잖아요. 시험을 술술 잘 칠려면 가래떡을 먹어야죠?'
"아니, 그런 것을 어디서 알았어?"
"저번에 TV에 나왔잖아요?"

지난 대학입학을 위한 수능시험을 치를 때, TV에서 학부모나 친구 친척들이
엿을 사주느니, 답을 잘 찍으라고 포크 모양 합격기원 물건을 사주느니,
막히지 말고 술술 문제를 잘 풀라고 가래떡을 선물하는 장면을 보더니
쌍둥이들도 잊지 않고 그대로 따라 하며, 그대로 써먹는 것 같다.

장모님이 날씨가 추운데도 일부러 떡집에 들러 가래떡을 세 팩이나 사오셨다.

그래!
시험을 잘 보겠다는데 가래떡인들 못사주랴~~
시험 잘 치르거라!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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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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