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쌍둥이중 형인 재명이가 팬티를 갈아입는데 여지껏 장모님 앞에서
잘 갈아입었는데 이제부터는 화장실에서 갈아입겠다고 슬쩍 방을 나선다.
장모님은 그러는 재명이 행동이 싫으신 모양이다. 나는 직감적으로 녀석에게
드디어 사춘기가 도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도 자라면서 그런 시기가 있었지... 식구 앞에서 옷을 갈아입는 것이 창피해
골방으로 들어가 갈아입고, 갈아입은 팬티도 누가 볼새라 세탁물 속 깊숙이
숨기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일기도 누가 볼까봐 나만이 아는 깊숙한 곳에
숨겨두고, 비밀이 많아졌고, 누구에게 간섭받지 않고 내 하고 싶은대로 해보고
싶은 그런 시기가 나도 있었지...

어제 저녁에 재명이에게 취침시간이 되었다고 인터넷을 그만하고 자라고 했더니
친구와 싸이월드를 해야 하는데 하지 못하게 한다고 서럽게 울며 30분간을 혼자
짜증부리다 겨우 잠이 들었다. 이제는 두 녀석들이 고집을 피우면 여간해서는
꺾지를 않는다. 장모님도 이제는 녀석들 고집을 어찌 해볼 재간이 없으신 듯 모든
것을 나에게 떠밀어 버린다. 내가 조금이라도 퇴근이 늦으면 녀석들과 입씨름을
하느라 스트레스를 받아 힘들어 하신다.

한참 어미에게 응석을 부리며 사랑을 받으며 자라야 할 시기인데 어미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하는 내 마음이 안타깝기만 하다.
나도 저만한 나이일 때 어머니 품이 참 그리웠지... 동생들이 새어머니 품에서
응석을 부리는 모습과 새어머니의 젖가슴을 만지며 젖을 먹는 동생들 모습이
너무도 부럽고 질투까지 느껴졌었지. 동생들이 잘못하여 아버지에게 회초리로
맞을 때는 어머니가 달려들어 온 몸으로 막으며 얼른 동생들을 감싸고 피신시키는
모습에서 "저런 것이 어머니의 사랑이고 그늘이구나!"하는 것을 느꼈다.

오늘 아침에도 재명이가 학교에 일찍 가야 하는데 6시에 깨워달라고 했는데 6시
30분에 너무 늦게 깨웠다고 장모님께 계속 짜증을 부리며 징징거리며 눈물을
짜기에 내가 버럭 화를 내며 야단쳤지만 왠지 마음이 편치 못하고 녀석이 쨘해
보인다. 이내 달래주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재명이와 재윤이를 불러놓고 어제
치른 시험결과를 놓고 칭찬을 해주었다.
"이번 기말고사에서 우리 재명, 재윤이가 수학에서 좋은 성적을 내서 아빠는 참 기쁘다.
수학과 영어는 지금 5학년 때가 중요하니 계속 기초를 잘 다져 놓도록 해라".

칭찬을 하니 금새 녀석들 기분이 좋아지며 얼굴이 밝게 펴진다. 어려서 받은 상처와
자라면서 받은 고통과 역경이 이렇게 나를 성숙시키고 상처를 보듬고 한단계 승화시킬
수 있는 지혜를 주었나 보다.
 
그래, 이 애비도 자라면서 속상한 때도 많았고 마음의 상처가 많이 받았지...
너희도 어미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야 하니 얼마나 힘들고 마음아프고 외롭겠니?
상처 많은 우리 가족 서로 아픈 상처 건드리지 말고 서로 부둥켜안고 감싸며 사랑으로
부족함과 외로움을 채워가며 살자꾸나~~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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