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귤북지(南橘北枳)와 껍데기 문화 

춘추시대 말기~
제나라에 유명한 안영이란 재상이 있었습니다.
공자도 그를 형님처럼 대했다는 이 안영은 지혜와
정략이 뛰어난데다가 구변과 담력 또한 대단했고,
특히 키가 작은 것으로 더욱 이름이 알려졌습니다.

어느 해 초나라 영왕이 이 안영을 자기 나라로
초청했습니다. 안영이 하도 유명하다니까 얼굴이나
한번 보았으면 하는 호기심과 그토록 나라마다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고 있는 안영을 한 번 보기
좋게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겠다는 타고난
심술통도 작동했기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안영을 초청한 영왕은 간단한 인사말이
끝나자마자 이런 말로 입을 엽니다.

"제나라에는 그렇게도 사람이 없는 모양이오.
경과 같은 사람을 사신으로 보내다니..."

키 작음을 비꼬는 영왕의 말에 안영은 태연하게
대응했습니다.

"제나라는 사신을 보낼 때 상대 나라에 맞게
사람을 고릅니다. 작은 나라에는 작은 사람을,
큰 나라에는 큰 사람을 골라 보내지요."

은근히 상대방을 놀려 주려다가 보기 좋게 반격의
기습을 당하게 된 영왕은 자기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첫 번째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자
영왕은 다시 두 번째 계획을 시도합니다.
왕이 바라보고 있는 뜰 아래로 포졸들이 한 죄인을
묶어 앞세우고 지나가도록 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영왕이 그 포졸을 불러 물었습니다.

"그 죄인은 어느 나라 사람이고 무슨 죄를 졌느냐?"
"예, 제나라 사람인데 남의 물건을 훔쳤습니다."

영왕은 입가에 미소를 띠며 안영에게 물었습니다.

"제나라 사람은 원래 도둑질을 잘 하나보오.”

이런 모욕적인 말에도 안영은 낯빛조차 변하지 않고
대답했습니다.

"강남의 귤(橘)을 강북으로 옮겨 심으면 탱자(枳)가
되는 것은 토질 때문입니다. 제나라 사람이 제나라에
있을 때는 도둑질이 무엇인지조차 몰랐는데 초나라에
와서 도둑이 된 것을 보니 이곳의 풍토 때문인 것
같습니다."

.....

영왕은 그만 할 말을 잃었습니다.
자신이 세운 계획이 이렇게 참담한 실패로 돌아가자,
그제야 안영의 뛰어난 기지와 대범함을 칭찬합니다.

"애당초 선생을 욕보일 생각이었는데 결과는 과인이
도리어 욕을 당하게 되었구려."하고는 크게 잔치를
벌여 안영을 환대하는 한편, 다시는 제나라를 넘볼
생각조차 안했다고 합니다.

공자가 형님처럼 대했다는 제나라 재상 안영!
참으로 대단하지요?!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남귤북지에
얽힌 이야기~
세상만사 관점과 인식에 따라 그 차이의 폭이 이렇게
아주 크게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화라
하겠습니다.

그래서 세상만사 만물을 관찰할 때 현제 눈에 보이는
것만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현상이나 외모를 넘어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훨씬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포장된 껍데기로 전체를 인식하고,
가격쏠림만을 쫓아 가치를 판단하는 외모, 외양 중시
현상이 만연한 시대입니다.
그래서 외모 중심의 사기가 판을 치는 것인데
그 안에는 현상만 보고 미래를 예측하려는 99%와
과거와 미래의 큰 흐름을 보고 현재를 바꾸려는 1%가
공존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99%는 1%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고
뒤늦게 따라가며 허둥대다가 1%가 처 놓은 덫에 걸려
큰 손해(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물론, 외모가 왜소하다고 습득한 지능(지식, 지혜)마저
부족할 리 없는 것이고,
南의 귤나무가 北에서 탱자나무일 리도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영왕이 들이댔던 왜소한 외모나 지역(나라)
색에 대한 편견이 안영의 원칙과 상식을 바탕으로
하는 기지의 역공을 받아 항복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 받는 것입니다.

사람을 판단하든, 뭔가를 선택하든 모든 결정에 앞서
외모나 현상의 껍데기만 보거나 짜가 언론들이
보여주는 왜곡 보도만으로 쉽게 결정하지 않도록
그 내면과 거시적 흐름을 보다 면밀히 통찰하실 것을
권해드리는 바입니다.

지금은 사기가 만연한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
.
.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회사 조훈부장님이 보내주신 글입니다. 늘 감사합니다.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자하(彌子瑕)와 민심(民心)  (0) 2012.06.13
조삼모사(朝三暮四)  (0) 2012.06.13
화이부동(和而不同), 동이불화(同而不和)  (2) 2012.05.11
반드시 밀물은 오리라  (0) 2012.04.26
애꾸눈 임금  (0) 2012.03.28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달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