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나라에 저(狙)공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원숭이를 뜻하는 저(狙)라는 이름이 말해주듯 그는 많은
원숭이를 길렀다고 합니다.

하지만 원숭이가 워낙 많다 보니 먹이를 사는 경비조차
구하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저공은 원숭이에게 줄 먹이를 줄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먹이를 줄이면 원숭이들이 반발할 것이 뻔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앞으로 너희들에게 줄 먹이는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씩 주도록 하겠다."

하지만 이 말을 들은 원숭이들이 화를 내며 말했습니다.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로는 배고파서 안 됩니다."

이에 저공이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를 주마."

그러자 원숭이들이 모두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고 합니다.


원숭이들은 저녁보다 아침을 더 많이 먹는 걸 좋아하나
봅니다.~ㅎㅎㅎ
어리석은 원숭이들이죠. 하지만 원숭이들만 어리석은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우리 인간들도 조금만 복잡하게
비틀어 놓으면 금방 속아버리니까요.

FTA(자유무역협정)!
관세가 낮아지거나 철폐되고 무역이 말 그대로 자유화
되면서 시장이 국가 간에 하나가 됨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되면 잘 나가는 것은 더 잘 나가게 됩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로 힘이 부친 종목은 게임 자체가 되질
못하고 고사해 버리게 되지요.

예를 들어 초등학생하고 대학생하고 체급 가림없이
어떤 게임을 시킨다면... 누가 승자가 될지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는 것이죠.
만약 30년 전에 미국과 FTA를 했다면 지금의 현대자동차가
존재할 수 있을까요? '포니'가 국내산업 보호없이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살아 남을 수 있었겠냐는 의미입니다.

오늘날 남유럽의 PIIGS국가들이 흔들리는 것도 화폐통합
이라는 어떻게 보면 역내 자유무역의 효과도 한 몫 하고
있다고 말 할 수 있겠습니다.
독일의 수출시장만 그 만큼 커지면서 유로존의 자본이
한 쪽으로 쏠려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또 하나~
FTA를 하면 수입물건 값을 싸게 하기 때문에 필요상품을
그만큼 싸게 살 수 있다는 논리...
그렇습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조삼모사의 이치가 숨겨져 있음도
이해 해야겠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과 FTA가 체결되기 전에 미국에서 1000원
하던 오렌지가 수입관세 20%에 들어와서 한국시장에서
1200원에 팔렸었는데 FTA가 체결되면서 관세가 면제되면
1000원에 판매 할 수 있는 것이고, 그래서 소비자는
그 오렌지를 전에 보다 200원 싸게 구입할 수 있는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오렌지 수출업자는 FTA와 관계없이
1000원에 팔던 오렌지를 1000원에 팔았을 뿐입니다.
다만, 가격이 싸진 느낌을 갖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20%
쯤 더 많아 오렌지를 더 팔 수는 있을 것이라 봅니다.

문제는 FTA 체결 전에 존재했던 200원의 행방입니다.
수출업자는 1000원 하던 것을 1000원에 팔았을 뿐이고
다만, 소비자는 200원 싸게 샀을 뿐입니다.
하지만 관세청으로 들어가야 할 200원이 연기처럼
사라진 결과만 남게 된 것입니다.

관세 200원!
정부의 세입예산이 되어야할 200원이 사라진 것입니다.
그러면 정부는 이렇게 사라진 200원 만큼을 세출예산에서
삭감해야 하는 것일까요?

아마 그런 정부는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PIIGS국가들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긴축에 대한
시위에서 볼 수 있듯 긴축은 복지, 연금, 공무원급여 등
모든 국가 재정비용을 줄이는 눈물이기 때문에 엄청난
고통이 따르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부족해진 200원 만큼의 새로운 세금이 우리들이
잘 모르는 소득에 달라붙게 되는 것입니다.
감귤을 사 먹는 사람이 내야할 200원을 또는 수입차를 사는
사람들이 내야할 세금을 엉뚱한 우리 다수가 우리도 잘
모르는 곳에서 조금씩 갹출 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FTA로 물건 값 싸졌다고요? 그래서 좋다고요?
수입산 어렌지(?)나 먹는 사람이나, 외제차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좋아해야 할 일인 것입니다.

조삼모사는 원숭이들에만 통하는 것이 아닌 것이죠.

(회사 조훈부장님이 보내주신 글입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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