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던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야권
단일후보인 박원순 후보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빙의 승부를 예상했지만 결과는
박원순 후보의 압승으로 끝났습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저는 당시 박원순씨가 왜 갑자기
정치를 하겠다고 나섰는지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하던 시민운동이나 잘 하면 될 텐데 무슨 영화를
얻겠다고 진흙탕 속 같은 정치판에 발을 들여 놓으려
하는지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과연 무명에 가까운 시민운동가가 여당의
얼굴이라 할 정도로 잘 포장되고 널리 알려진 후보를
과연 이길 수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이러한 생각이 부질없는 기우였음을 아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개표 전 방송3사 출구조사결과 발표에서부터 압도적인
표차가 모든 것을 말해 주었으니까요.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 무엇보다도 눈길을 끈 것은
지지층의 분포였습니다.
대충 감은 잡고 있었지만 지지층의 분포가 이 정도까지
심각할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나 다 보셔서 아시겠지만~
박원순 후보는 40대 이하 세대가 압도적으로 지지했고,
나경원 후보는 50대 이상 세대가 압도적으로 지지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야말로 세대차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이것이 의미
하는 현실을 생각해 보니 참으로 서글프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물론 다 아시는 얘기겠지만 요즘 30대 이하 세대들은
50대 이상 세대들이 가졌던 낭만은커녕 내일을 준비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대학을 졸업해도 학자금대출로 이미 빚쟁이 신세인데다
직장이라고 들어가 봐야 아르바이트나 비정규직 자리가
대부분이고, 그렇게 어렵게 직장을 잡아도 언제 잘릴지
몰라서 저축은커녕 결혼조차 늦추고 눈치를 보며 산다는
얘깁니다.
현실이 이러하니 공무원이나 국영기업체 등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직업군이 되었다고 합니다.
초급공무원에 합격만 해도 잔치를 한다니 말입니다.
그리고 직장을 겨우 잡았다 해도 고단하긴 마찬가지
라고 합니다.
침체된 경기에 월급은 정체되고 물가는 폭등하니 언제
저축해서 결혼하고 집을 장만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제발 월급이나 밀리지 않고 회사가 문이나 닫지 않는
직장이라면 그냥 만족해야 하는 형편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노후를 위해 돈을 모은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하고 사치로 생각할 정도라고 합니다.
30대 미만의 1차 목표는 일단 40대까지라도 회사에
다니는 것이라고 합니다. 40대까지 회사를 다닐 수만
있어도 능력을 인정받을 만큼 지금 우리사회의 고용이
불안하다는 것이죠.
40대들은 또 어떻습니까?
아파트에 물린 과도기 세대들입니다.
50~ 60대들처럼 아파트를 사면 큰돈을 벌줄 알았는데
최고가에 상투를 잡고 물려서 빼도 박도 못하는 하우스
푸어 신세가 된 사람이 많은 세대들입니다.
그렇다고 집 못 산 사람들이 행복한 것도 아닙니다.
폭등하는 전세자금 마련을 위해 발톱이 빠질 정도로
은행 문을 넘나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의 40대 미만 세대들은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현실이 이러하다보니 금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현재
나라를 운영하는 집권여당 후보가 잘나고 못나고를 떠나
현실을 비판하는 야권 후보에게 몰표를 주게 된 주된
이유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50대 이상 세대들은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재개발 등으로 부동산 값이 계속 오르기를 학수고대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변화를 두려워하는 쪽으로 투표결과가
쏠렸을 것이라 봅니다.
하지만 바꾸지 않는다고 해서 아파트 값이 계속 오를 수
있는 상황도 아닌데도 말입니다.
여하튼 50대 이상 세대들은 이제 현실 변화에 더 큰
관심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이제 부동산(특히 아파트) 가격은 더 오를 수도
없고 또 올라서도 안 된다는 점은 반드시 이해해야
여생을 고단하지 않게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왜냐고요? 답은 뻔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아파트 값이 더 오르면 이 30대 이하 세대들은
아파트를 살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갈등과 불만이 고조
되어 사회질서가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40대 이하 세대들은 현재 우리사회의 기둥입니다.
이제 여든 야든 어떤 정치세력이든 사는 게 너무
힘들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무엇이든지 바뀌기를
바라는 이 중심 세대들의 처절한 절규에 귀를 기우리지
않는다면 그 세력은 존재 가치를 잃고 결국 사라질
운명에 처할 수밖에 없으리라 보여집니다.
그래서 박원순 시장이 당선된 후 밝힌 첫 소감 중에~
"제일 먼저 서울시의 따뜻한 예산을 챙기겠습니다."
~라는 변화의 일성이 참으로 반가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하겠습니다.
그 말씀 속에 우리 사회의 중심세력인 40대 이하의
현실에 대한 이혜와 소외된 서민들까지 따뜻하게 덥힐
믿음이 함께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변화의 계절 10월을 보내며~
다가오는 올 겨울이 우리 모두에게 아주 따뜻한 계절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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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회사 조훈부장님이 보내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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