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선생이 도시에서 시골 학교로 전근을 가게 되었다.
도시 학생들과는 달리 시골 학생들은 바쁜 집안일을 돕느라
조퇴를 하거나 결석을 하는 일이 많았는데...
토요일 오후 한가롭기만 한 들길을 따라 집으로 향하는데
앞에서 암소 한 마리를 몰고 가는 소녀가 있었다.
자세히 보니 요 며칠째 결석을 한 자기 반 학생이었다.
선생님은 소녀 앞으로 얼른 달려가
왜 학교에 오지 않았냐고 묻자,
소녀는 집안 일이 많이 바빠서 그랬단다.
결석은 둘째 치고
아직 어리기만한 소녀가 측은한 생각이 든 총각선생님,
"그런데 암소를 몰고 어디를 가는 거니?"
고개를 푹 숙인 체로 대답하는 소녀.
"만덕이 아저씨네 황소에게 접붙이러 가요"
그러니까 암소에게 새끼를 배게 하려고
만덕이 아저씨네 황소에게
자기집 암소를 데리고 간다는 말이었다.
어린 소녀가 집안일 돕는게 기특도 하고
시골의 가정사가 어렵기에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학생이 결석만은 하면 안된다는 마음에서 엄한 목소리로...
"그런 것은 네 아빠가 해도 되잖아!!"
그러자 소녀의 대답,
"선생님, 아빠가 하면 절대 안돼요.
꼭 황소가 해야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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