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생일은 세가지이다.
하나는 음력 생일.
둘, 양력 생일,
셋, 주민등록상 생일....
요즘은 태어난 양력 생일이 곧 주민등록상 생일이 대부분이지만
50년대와 60년대는 그렇지 못했다. 태어나서 죽는 경우가 많았고,
시골은 교통이 불편하여 면사무소까지 가서 출생신고를 하려면
번거로워서 아이를 낳으면 어느 정도 무사히 자라는 것을 지켜보고
한참 뒤에 출생 신고를 했다.
나도 할아버지께서 출생 신고를 무려 1년 6개월이나 늦게 하는 바람에
친구들보다 출생 연도는 2년이나 늦은 61년생이 되었. 그래서 같은
동갑내기 친구들이나 학교 친구들에게는 한참 늦은 후배라고 놀림도
많이 받았다.
그런데 주민등록이 늦은 것이 요즘 같은 시기에는 득이 더 많다.
정년 퇴직을 더 늦출 수가 있으니 이보다 더 큰 장점이 어디 있겠는가?
특히 공무원이나 공기업에 다니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그런데 나는 안정적인 KBS사내근로복지기금을 정년 연장이 되어
7년이나 더 다닐 수 있었는데도 2013년 11월 초에 제 발로 박차고 나와서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창업했으니....ㅎ
오늘 내 환갑이 되었다. 징그럽고 험한 지난 시절을 걍 두 눈 질끈 감고
참고 살아오다 보니 환갑이 되었네. 살아았으니 지금의 영광도 보고.....
옛날 같으면 환갑 잔치를 한다고 야단법석이었겠지만
인간 수명이 100세인 요즘은 그저 조용히 지내는 것이 상책이다.
자식들은 바쁘니 아내와 단 둘이 데이트하는 것으로 자축했다.
오전에 아내와 손 잡고 선정릉도 산책하고,
자식이 준 카드로 외식도 하고, 전통찻집에 가서 좋아하는 단팥죽도 먹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내 곁의 아내가 소중해진다.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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