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대디가 되고나서 학년초가 되면 가장 심란한 일이 바로 학교에서 보내온 가정실태조사서를 쓰는 일이다. 새로 담임을 맡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가족들부터 알아보는 것이 가장 기본이겠지만 매년 같은 서류를 반복적으로 써내야 하는 연중행사가 나같은 아픔이 있는 가정은 그리 달가운 편은 아니다. 가족들 이름과 나이, 관계, 학력, 동거여부를 쓰고 주민등록등본까지 떼서 함께 보내주어야 하는데 작성해야 하는 용지 중심에 '부모란'이 있다.

'부'란을 채우고 나서 '모'란을 쓰려니 왠지 모를 안타까움과 설움이 몰려온다. 불과 4년전만해도 자식들 가정실태조사서나 가정환경조사서에는 나와 아내 이름을 나란히 위 아래로 적었는데 이제는 '모' 란은 빈칸이다. 그래도 요즘은 친절하게도 부모가 안계시면 '안계심'이라고 적으란다. 요즘은 이혼하는 부모들이 많아서 나름대로 이렇게라도 배려를 해주나보다.

'애들에게 엄마없는 가정이라는 말 듣지 않게 건강하게 오래 살아주었더라면~'하는 야속한 마음이 들다가도 마지막에 '우리 쌍둥이들 손이 많이 가는데 딱 1년만 더 살았으면~~'하며 눈물보이던 아내의 생전 모습이 떠올라 하늘나라에 간 쌍둥이들의 어미 마음은 오죽했으랴 싶어 더 이상 아내 마음을 아프게하고 싶지 않아 그 마저도 슬그머니 놓아버린다.

그래도 초등학교 다닐 때는 선생님들이 나름대로 배려를 해준신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잘 보냈는데 중학교에 진학하니 어찌 해야 할지 망설여진다. 요즘 학교를 가기 전에는 매일 머리도 감고 거울 앞에서 한껏 멋을 부리는, 사춘기에 들어가는 증상을 보이는 녀석들인데 우리집 상황을 모르시는 선생님이라면 일단은 결손가정으로 색안경을 끼고 보지는 않을런지, 녀석들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하지 않아야 하는데 애비 맘은 노심초사, 이것저것 두루두루 걱정이 앞선다.

휴일인 오늘도 출근하여 일을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늘 자식들 장래에 대한 걱정이 있다. 토요일 오전수업을 마치고 학교에서 돌아온 재명이와 재윤이에게 넌즈시 물어보니 친구도 잘 사귀고, 학교 생활도 재미있다고 하니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아 일단은 마음이 놓인다. 담임선생님이 좋아 과학부장을 맡게 되었다는 막내 재윤이, 막내보다는 조금은 참착한 재명이 학교생활 잘 적응하고 어려움은 슬기롭게 극복하여 중학교 생활이 너희 미래의 꿈을 이루어가는 소중한 준비기간이 되길 바란다.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토요일에도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에서 주최하는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미나가 열려 강남 서울교대 앞에 있는 크레벤북카페를 갔다.

점심식사 중에 집에서 걸려오는 전화, 쌍둥이들이 머리를 깎으러 가라고 했더니 머리를 깎지 않겠다고 여지껏 고집을 부리다 방금전에야 출발을 했단다. 요즘 녀석들이 부쩍 외모에 신경을 쓰면서 머리를 기르겠다고 자주 고집을 피우곤 하는데 확실히 사춘기증상이다.

저녁에 돌아오니 막내가 무슨 큰 발견을 한듯 나에게 다가와 말한다

재윤 : "아빠 아빠~~ 오늘 이상한 일이 있었어요"

나 : "뭔데?"

재윤 : "낮에 미장원에 머리를 짜르기 위해 미리 예약을 하려고 전화를 했거든요. 처음에는 남자 두명 예약하겠다고 말했더니 한시간 반 뒤에 오라고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여기는 쌍둥이네집인데요' 라고했더니 바로 그럼 지금 시간이 된다고 빨리 오라고 하는 거예요"

나 : "그게 다 단골집의 힘이란다. 미장원이나 장사하는 사람들은 항상 단골들에게는 신경을 많이 써 주거든. 모르는 다른 사람들은 자기네 가게에 한번 오면 끝이지만 단골들은 계속 그 집으로만 가니 잘해줘야 계속 그 집으로 가지 않겠니? 그리고 우리집은 머리를 깎는 사람이 무려 네명이나 되니 미장원에서도 무시할 수 없었겠지"

재윤 : "그렇구나"

나 : "세상을 살면서 단골집을 정해놓고 다니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을 말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해주니 좋고, 이번처럼 바쁠 때 편의를 봐주고 포인트 적립도 해주니 서로가 좋지 않겠니?"

재윤 : "맞아요"

이렇게 하며 쌍둥이들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하나 둘씩 가르친다.

쌍둥이아빠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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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0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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