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촉촉히 내린다.
새벽잠결에 사부작~사부작 내리던 비.
어느덧 가을이 온게지.
덥다덥다 하며 언제 가을이 올꼬 고대하고 더위를
원망했더니 그새 세월이 가을에 스며들어 긴팔옷을 입고,
이제는 따끈한 차가 좋아진다.
다섯자식을 슬하에 두니 본의 아니게 곤두서는 신경.
이제 또 한해가 문을 닫기에 바쁜 날들이다.
봄일때는 언제나 희망으로 까닭모를 벅참이 가슴을
채우고.....
올해는 무엇으로 인생을 채워볼까 하던 분홍빛 희망으로
넘쳐나던 봄빛하늘......
벌써 가을이 여름을 밀쳐내고, 깊은 생각을 많이 하라며
차분하게 갈색으로 산천을 물들여가고 있다.
둥지를 떠날 때는 두 날개를 활짝 펴고 훨~ 훨~ 높고 멀리
날아서 너 닮은 좋은 새를 만나 새 둥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어느날엔가 아이들에게 얘기한 적이 있었다.
어린 시절 둥지 속에서 보호를 받으며 사는 날만큼 스스로를
갈고 닦으며 한번에 날아오를 만반에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고개를 꺾고 뒤를 돌아보는 새는 이미 죽은새다.
라는 말이 생각나는 가을비 오는 아침이다.
비가 변하여 눈이 되기도 한다.
가을은 또 겨울에게 밀려서 잿빛으로 산천을 물들여 앙상한 가지만
덩그러니 남을 시간이 오겠지.
그 겨울은 앙상함만을 보이지만 그 속엔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지.
그래서 다시 봄이 오는 것이지.
나는 인생을 생각할때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이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그 영화에 나오는 내용과 영상을 생각하노라면 가슴이 시려온다.
맑은 영혼으로 나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만드는 내 머리속에 남아있는
장면......
가을비가 오는 날이면 모든 상념을 내려놓고 내 속으로 나는 걸어가고
있다.
성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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