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지난 4월말부터 50일간 60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공기관 선진화 계획 이행 실태' 점검결과를 1일 공개하고 기획재정부와 합동으로 공공기관의 운영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감사원은 공공기관의 선진화 이행 계획과 관련, "공공기관들이 이미 완료된 사항을 선진화 계획에 포함해 선진화 계획 수립 실적을 과장하거나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하지 않는 등 막연히 관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일부 공공기관은 출자지분을 매각해 이미 출자회사가 아닌 회사를 선진화 계획 수립시 정리대상 출자회사에 포함하거나, 법 개정을 통해 기능 이관을 완료하고도 이를 선진화 계획에 포함해 발표하는 방법으로 실적을 과대 포장했다.
감사원은 또 일부 기관의 경우 지분매각을 통해 민영화하기로 선진화 계획을 수립한 후 금융위기를 이유로 추가 출자해 공공지분이 오히려 높아지는 등 선진화 계획을 실제 이행할 의지가 있는 지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감사원은 감정평가법인을 임의선정해 감정평가액을 높게 평가하도록 유도하거나 예정가격을 시세보다 높게 해 자산매각을 지연시키고 정원을 감축하면서 증원계획을 별도로 수립한 사례가 적발되는 등 공공기관의 인력감축 이행여부 의지 역시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공공기관의 노사관계와 관련 "규정을 어기고 노조간부에게 보수를 높여주는 등 인사·보수상 특혜를 부여하고 법에서 금지한 노조 운영비를 지원하는 등 노조활동을 지나치게 보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또 "공공기관들이 정부지침을 위배해 노조전임자의 과다 운용을 허용하면서 인건비를 예산으로 지원하고 외부에는 사실과 달리 전임자 수를 축소 공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경영개선 분야와 관련, "이면합의 등으로 복리후생규정에 지급근거가 없는 급여성 복리후생비를 지급하거나 타 예산비목에서 편법 집행해 인건비를 인상하고 있다"며 "노조에서 반대한다는 이유로 근로기준법령 등에 정해진 수당 산정 기준을 따르지 않고 각종 수당을 과다 지급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 외에 감사원은 공공기관의 대표적 문제점으로 ▲전직원 특별호봉 부여·선심성 특별상여금 지급 등을 통한 인건비 편법 인상 ▲대학생 자녀 학자금 무상지원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 및 집행 부적정 ▲과도한 휴가·휴일제도 유지 ▲연차휴가일수 연차조정수당으로 보전 ▲퇴직예정자 과도 지원 등을 들었다.
감사원은 이번 점검결과와 관련, "공공기관에 자체시정 기회를 부여한 후 차기 감사에서 유형별·기관별 문제점을 체크리스트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공공기관에 "점검결과 열거된 문제점이 해당되는지 자체 점검해 자율적으로 시정·개선하라"며 "향후 감사에서 이면합의 등에 의한 임금 등 부당 지급사항이 확인되면 관계자를 엄중 조치를 하겠다"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기획재정부에는 퇴직금 지급기준,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집행기준 등을 마련하고, 예산편성지침에 위법·부당 사항에 대한 개선방향을 반영할 것을 권고했다.
감사원은 또 기재부에 "각 기관의 감사(監事)가 독립적 지위에서 선진화 추진 등을 자체 점검할 수 있도록 감사의 평가방법 등을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박주연기자 pjy@newsis.com
뉴시스 200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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