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 KBS TV 아침마당 화요초대석에 세계 최초 시청각 장애를 가진
남아공화국의 키릴 악셀로드 신부님이 출연하였다는 지인의 문자메시지
를 받고 끝나갈 무렵에야 TV를 켜고 잠시 시청을 하였습니다. 눈이 보이
지 않고 귀도 들리지 않는 장애인인 키릴 신부님은 상대방 장애 신부님이
촉수를 통해 질문을 전달받고 본인의 이야기를 말하면 통역이 우리말로
전달하는 형태로 이야기가 진행되었습니다.
진행자가 "희망"이란 단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희망이
란 자기보다 더 어려운 여건에 있는 사람에게 힘과 용기를 가지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마지막으로 요즘 자살자
들이 많다는 말에 "외로움과 고통, 절망을 느끼겠지만 삶도 중요하다.
삶은 가치있고 소중하다. 자신의 고통을 받아들이고 희망에 눈을 뜨십
시오"하는 말에 잠시 숙연해졌습니다.
잠시 20년 전을 뒤돌아보았습니다. 1993년 2월에 7년 8개월간 다니던 전
직장을 사직하고 현 직장으로 전직하여 사내근로복지기금업무를 처음
시작하는데 모든 것이 낯설었고 황량한 벌판에 홀로 서있는 그런 느낌
이었습니다. 회사에서 수행하던 주택구입자금 대출이자지원사업을 인
수받아 시작해야 된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 이외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했습니다. 사내근로복지기금법인이 1992년 12월에 설립되었으
니 당장 1992년도 결산을 실시하여 3월말까지 세무서에 신고하고 노동
부에 운영상황보고도 실시해야 했습니다.
당장 급여를 지급하기 위해 사내근로복지기금 운영규정부터 만들어야
했습니다. 1993년에 재해보장 실시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고 사내근로
복지기금 출연이 있었습니다. 1994년부터 사내구판장, 식당, 휴게실, 자
판기를 인수히여 수익사업을 개시하였습니다. 법인세법에 따른 완전한
형태의 수익사업과 비수익사업 구분경리를 경험하였습니다. 수익사업
에서 적자가 발생하자 위탁운영을 결정하게 됨에 따라 수익사업부분 종
업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였는데 사내근로복지기금 역사상 최초의 노
동조합이었습니다. 결국 사내근로복지기금법 개정에 따라 2000년 3월말
인수받은 법인으로 수익사업 일체를 양도하였습니다.
처음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설립할 때만 해도 목적사업은 무주택직원 주택
구입자금대출지원사업 하나였는데 재해보장사업, 장학금지원, 동호인회
사업, 콘도운영지원사업, 경조비지원, 장기근속자지원, 유치원교육비지
원, 육아휴직지원 등 지원사업도 늘고, 은행자금으로 이루어지던 주택구입
자금대출도 금리가 낮아짐에 따라 사내근로복지기금법인 자금에서 직접
대출로 바꾸고 생활안정자금대출도 시작했습니다. 한때는 모두 18개 사업
을 실시하기도 하였습니다. 금리가 떨어지면서 수익금이 줄게 되고 사내근
로복지기금에서 실시하던 목적사업도 하나 둘 통폐합되거나 회사로 이관
하면서 축소되고 있습니다.
지난 20년간 시간외수당도 받지 못하는 야근을 밥 먹듯이 많이도 했고 감사
원감사, 세무조사, 노동부감사, 국가인권위회감사 등등, 여러번 경험했습니
다. 2007년에는 사내근로복지기금 역사상 처음으로 민사소송에 피소된 적
이 있었는데 완전승소로 마무리지었었습니다. 아마도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은 모두 경험해 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
다. 이런 다양한 경험들이 사내근로복지기금에 대해 연구하게 만들었고 책을
집필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만약 20년전 일이 너무 많다고, 편한 길을 갔더라면 몸은 편할지 모르고 머리
숱이 좀 더 남아있었을지는 모르지만 지금의 사내근로복지기금 전문가는 되
지 못했을 것입니다. 제가 사내근로복지기금 실무자들에게 희망을 가지라고
말할 수 있게 된 것도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것도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관련된
숱하게 많은 복잡한 사례들을 경험했고 대과없이 처리해 왔기 때문인 것 같
습니다. 힘들어도 희망을 가지고 도전하십시오. 당장 일이 풀리지 않을 때는
고민되고 당장 다른 업무로 바꾸고도 싶고 최악의 경우는 회사를 그만두고도
싶은 마음이 싶겠지만 이런 과정을 잘 이겨내면 회사에서 인정도 받고 자신
이 이룬 성과에 보람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카페지기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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