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흔들어 놓은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바라보며 비영리법인인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자금운용자로써 고개가 갸우뚱거려지는 부분이 몇가지 있습니다. 바로 '학교법인 포항공대(포스텍재단)'와 '삼성꿈장학재단(삼성꿈재단)'의 투자의혹입니다. 두 재단은 공교롭게도 각 500억원씩 1000억원이라는 거액을 부산저축은행 투자하여 회수가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재단법인들은 투자시 안전성을 최고로 칩니다.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기금운용자문을 맡고 있다는 까다롭고 신중하기로 소문난 이들 재단에서 기본 원칙과는 거리가 먼 위험도가 높은 저축은행을 택하고 안전장치조차도 허술하게 처리를 했는지 이해가 되지를 않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는 '왜 저측은행이었나?' 하는 점입니다. 양 재단관계자 모두 "저축은행에 대한 투자는 부산저축은행이 처음이었다", "한 번에 500억원 이상의 돈이 들어간 투자는 이 건이 처음이었다"는 말에서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음을 느끼게 합니다. 기준과 원칙에 의한 결정이 아닌 모종의 압력에 의한 투자결정이 있지 않았나를 의심하게 됩니다. KTB자산운용에서 밝힌 투자방법 및 조건은 'KTB자산운용 사모펀드를 통해 부산저축은행의 제3자 배정 전환우선주를 인수했으며 5년 만기에 배당률은 연 12.1%'였습니다. 마련했던 안전장치는 겨우 '부산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7% 미만으로 내려갈 경우 경영권을 매각해 투자자금을 우선 회수할 수 있다'였는데 같은 시기에 맺은 다른 상품의 투자조건과 비교하면 나무도 허술했습니다.
둘째는 투자시점입니다. 부실은행으로 몰려 저축은행에 대해 금융감독원 조사가 6월 29일까지 진행되고 있었는데 양 재단은 공히 검사가 끝나는 6월 29일 당일에 서둘러 거액을 투자했습니다. 저측은행의 회계연도가 7월 1일부터임을 감안하면 BIS비율을 살펴본 후에 투자를 결정함이 기본인데 왜 서둘렀나 하는 점입니다.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되기 전에 BIS비율을 8%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유상증자를 서둘렀고 여기에 양 재단의 자금이 큰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셋째, 투자기관의 역할입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의 대표는 양 재단의 자금운용에서 기금위원(삼성꿈재단)과 기금운용자문위원(포스텍재단)으로 활동했으며 양 재단 모두 "장대표의 적극적인 투자 권유가 있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소수 한 두 사람의 주도에 따른 거액의 투자결정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이번 부산저축은행의 투자는 양 재단 모두 단 한 푼의 배당금도 받지 못한 채 원금까지 모두 잃게 되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습니다. 이번 투자실패 사례를 교훈삼아 우리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운용은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카페지기 김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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