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삶의 질이 향상되어 남자들의 패션은 이제 입고다나는 양복으로는 결정되지 않는다. 이제는 넥타이가 남자들의 패션을 결정한다."

며칠전 식사를 하면서 상사께서 하신 말씀이다. 생각해보니 맞는 말이네. 요즘은 다들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양복 가격도 불황으로 할인을 많이 해서 파는 바람에 어지간하면 양복은 다들 고급 제품으로 사 입으니 양복이 남자들의 멋과 패션을 결정하던 시대는 지난 것 같다. 그런데 넥타이는 아니다. 넥타이는 양복의 부속물으로 생각하다보니 대부분 크게 신경을 안쓰고 생활한다. 그러니 넥타이를 보면 그 사람의 패션감각과 수준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다.

아내 생전에는 매년 내 양복이며 넥타이를 아내가 챙겨주곤 했는데 아내가 내 곁을 떠난 이후 넥타이는 내 손으로 사 본 기억이 별로 없다. 집에 있는 넥타이들이 모두 유행이 지나고 색깔도 무거워 봄을 맞이하면서 넥타이를 몇개 구입해볼까 하고 한달전부터 뉴코아백화점을 열심히 가보지만 번번히 빈손으로 나온다. 곧 있게될 CFO아카데미 강의를 핑계삼아 넥타이를 딱 하나만 구입하리라 작심하고 뉴코아백화점을 갔지만 역시나 빈손으로 나오게 된다.

지난 월요일 저녁에도 비가와서 쌍둥이들에게 우산을 전해주고 세탁물도 찿을겸 걸어서 뉴코아백화점을 들렀다. 마음에 드는 양복이 있어 슬쩍 가격표를 보니 헉~~ 내 주머니 사정으로는 만만치 않아 도로 발걸음을 돌린다. 안사도 좋으니 제발 한번 입어만보라고 권하는 양복코너 종업원들의 권유조차 견물생심이라고 눈 딱 감고 그냥 저질러버릴 것만 같아 부담스러워 사양하며 도망치듯 빠져나온다. 넥타이를 사러 갔으면서도 정작 넥타이코너 앞에서는 주머니속에 있는 지갑만 만지작거리다 눈길을 외면해버리는 나를 발견하고 피식 웃는다. 넥타이를 보면 사게 될까봐 마음 문까지 닫고 사는 나! 그러면서도 미련을 버리지 못해 자꾸 넥타이매장을 둘러보고 싶은 이 마음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남에게 선물할 때는 하나에 14만원이 넘는 넥타이도 주저없이 사면서 막상 내가 쓸려고 하면 29,000원도 손이 나가지를 않으니.... 뉴코아백화점 5층 남자신사복 코너를 세바퀴를 돌다가 결국은 빈손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와 버린다. 당장 두달 앞으로 다가온 아파트 이사며, 쌍둥이자식들 학원비, 매주 먹고 살아야 하는 식료품 구입비를 생각하면 29,000원짜리 넥타이도 내겐 아직 사치처럼 느껴진다. 더 이상 남에게 손을 안 벌리고 세 자식들 뒷바라지 하고 살려면 이렇게라도 욕심을 절제하며 아끼고 살아야겠지.

싱글대디 김승훈
Posted by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경영학박사(대한민국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제1호) KBS사내근로복지기금 21년, 32년째 사내근로복지기금 한 우물을 판 최고 전문가! 고용노동부장관 표창 4회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를 통해 기금실무자교육, 도서집필, 사내근로복지기금컨설팅 및 연간자문을 수행하고 있다. 사내근로복지기금과 기업복지의 허브를 만들어간다!!! 기금설립 10만개, 기금박물관, 연구소 사옥마련, 기금제도 수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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