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일어나자마자 2년간 길거리에서 구조하여
기르던 길냥이 둘리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갔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에게 가르던 반려동물의
사망은 극심한 상실감과 허탈감을 안겨준다.
아내는 고양이 화장을 시켜주었다.
나도 대상포진 치료약을 먹고 있는 상황 속에서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에서 기금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사내(공동)근로복지기금 운영실무> 2일차
교육을 진행 중이었는데 힘들었다.
오늘은 토요일, 둘리가 있었던 방에는 둘리의 마지막
모습 사진과 화장을 하여 가지고 온 납골함과 함께
그 앞에는 꽃송이가 놓여져 있다.
비록 사람은 아니었지만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 또한
있다는 것, 주어진 삶, 하루 하루를 후회없이 살아야
함을 일깨워준다.
시간이 약이고,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그래도 하루가 지나니 공허함이 덜하다.
아내가 오늘 베트남 여행을 출발했다.
어제 둘리의 마지막 모습이 아주 편하게 웃는 모습으로
우리 곁을 떠난 것을 보니 마치 둘리가 무지개다리를
건너기 전에 받을 집사의 충격과 상실감에서 자유롭게
해주기 위해 하루 전에 서둘러 떠난 것 같다.
오늘부터는 아내의 여행기간 동안 혼자서 살아가야
한다. 아내는 냉장고 안에 미리 밥과 음식, 간식거리를
충분히 준비해두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대학을
마칠 때까지(대학 3년은 입주아르바이트를 했지만)
자취생활을 하며 살았던 나에게 냉장고를 열어 음식을
찾아서 꺼내 먹는 일은 식은 죽 먹기이다.
서둘러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에 출근하여 4일 동안
읽을 책(동양인문학, 역사서, 재테크 도서) 여섯권을
선정해서 올려 놓고 차례대로 읽기 시작한다.
아내의 빈자리에도 나는 흔들리지 않고 평소대로 내
일상을 살아간다.
김승훈 사내근로복지기금연구소장(제1호 사내근로복지기금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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